▲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강변교회 담임)

칼빈이 바젤에 머무는 2년 동안 즉 1536년에 「기독교 강요」(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를 써서 출판했다. 칼빈이 27세 되던 해였다. 그런데 그 책은 16세기 개신교 신학에서 가장 위대한 신학 저서가 되었다.


「기독교 강요」(3)
제 1권의 주제는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고, 제 2권의 주제는 구속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다. 제 3권의 주제는 그리스도의 은혜를 받는 방식이다.

제 4권의 주제는 은혜의 방편인 교회와 성례이다. 칼빈의 교회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마치 키프리안의 글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가진다. 키프리안은 “교회를 떠나서는 구원이 없다” (There is no salvation outside the church. Salus extra ecclesiam non est.) “교회는 어머니이다” “교회를 어머니로 받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받을 수 없다”고 말하며 교회를 높였다. 칼빈도 교회를 이렇게 높였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 제 4권 1장 1절에서 교회를 어머니에 비교하며 교회가 구원과 양육과 연합의 수단이 됨을 강조했다.

“하나님은 교회의 가슴 속으로 그의 아들들을 불러 모으시고 어머니와 같은 교회의 지도를 받아 그의 아들들이 양육되고 성장되어 신앙의 목표에 도달하게 되기를 기뻐하신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자들에게 교회는 어머니와 같다고 하겠다.” (4권 1장 1절).

칼빈은 가견적 교회(visible church)와 아울러 하나님의 모든 선택자들로 구성된 불가견적 교회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가견적 교회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가견적 교회인 이 어머니가 우리를 잉태하고 출산하고 그의 젖으로 양육하고 그리고 끝으로 우리가 육체를 벗어버리고 천사와 같이 되기까지 우리를 보살피고 인도하지 않는 한 우리는 영생에 속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를 떠나서는 사죄도 구원도 있을 수 없다. 교회를 떠나는 것은 항상 재난에 빠지는 것과 같다.” (4권 1장 4절).

“광신자들은 교만과 미움과 경쟁심에 끌려 공적 모임(교회)을 멸시하고 개인적 성경 읽기와 명상에 끌려가다 결국 죽음의 함정에 빠지고 만다.” (4권 1장 5절).

“우리는 하나님의 눈에만 알려진, 현재 지상에 살고 있는 성도들뿐 아닌 태초부터 선택된 모든 성도들을 포함하는, 불가견적 교회를 믿어야 하지만, 동시에 신앙을 고백하고 세례와 성찬을 받은 모든 신자들을 포함하는 그래서 거짓 신자들도 포함하는 가견적 교회도 존경해야 하고 가견적 교회와의 교제도 증진시켜야 한다.” (4권 1장 7절).

“어디서든지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그리고 성례가 주님이 제정하신 대로 시행되면 바로 그곳에 하나님의 교회가 존재하고 있음을 의심하면 안 된다. (4권 1장 9절).

“따라서 교회에서 말씀이 바로 선포되고 성례가 바로 시행되면 아무도 그 권위를 일축하거나 그 경고를 조소하거나 그 권면을 반항하거나 그 징계를 경히 여릴 수 없으며 더군다나 교회의 통일에서 분리하여 교회를 떠날 수는 더욱 더 없다. 교회에서 분리하는 것은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것과 같다.” (4권 1장 10절).

“교회 안에 많은 잘못이 있거나 또는 비본질적인 교회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교회가 말씀을 순수하게 선포되고 성례가 순수하게 시행된다면 그와 같은 교회로부터의 분리는 용납되지 않는다. 삼위일체 같은 본질적인 교리가 아닌 다른 교리들이나 성례에 대한 잘못된 시행이 있더라도 그것이 교회로부터의 분리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4권 1장 12절).

“교회가 삶의 불완전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교회 떠남을 타당하게 하지는 못한다. 카타리파나 도나티스트파나 재침례파들은 마치 자신들은 이미 공중의 뜬 영들이 된 것처럼 착각하고 스스로 완전하고 거룩하다는 거짓 확신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들과의 교제를 거부했다. 그들은 교회가 거룩하다고 주장하는데 그들은 교회가 선인과 악인으로 섞여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그들은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비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즉 교회는 모든 종류의 고기들을 잡은 그물과 같고 알곡과 가라지를 심은 밭과 같다고 말씀했다” (4권 1장 13절).

“고린도 교회를 생각해 보면 그 교회의 몇몇 사람만이 잘못을 범한 것이 아니고 그 교회의 거의 전부가 오류에 사로 잡혀 있었다. 한 종류의 죄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여러 종류의 죄가 있었다. 가벼운 오류들만 아니고 놀라운 비행들이 있었다. 도덕적인 부패뿐 아니라 교리적 부패도 있었다. 그런데 하늘의 영의 도구로 쓰임을 받았던 거룩한 사도가 고린도 교회에 대해 어떻게 했는가? 그들로부터 분리하려고 했는가? 그들을 그리스도의 왕국에서 쫓아내었는가? 그들 위에 최종적 저주를 선언했는가? 사도는 이와 같은 일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들을 그리스도의 교회로 인정하고 선언했으며 그들과의 성도의 교제를 인정하고 선언했다” (4권 1장 14절).

칼빈은 또한 완전주의의 오류를 비판하며 완전주의는 교만과 거짓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지나치게 철저한 완전주의는 자만과 교만과 거룩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하며 참된 거룩과 거룩을 사모하는 참된 열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This overscrupulousness is born of pride and arrogance and false opinion of holiness than of true zeal for it.) (4권 1장 16절).

“교회는 날마다 발전하지만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거룩한 것이다. 교회는 날마다 전진하지만 아직 거룩의 목적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4권 1장 17절).

“우리가 완전을 격려하면서 느리거나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 땅 위에 살면서도 완전하게 될 수 있다고 지나치게 확신하는 것은 마귀가 만들어 낸 생각이라고 하겠다.” (However, I say it is a devilish invention for our minds, while as yet we are in the earthly race, to be cocksure about our perfection.) (4권 1장 20절).

우리는 여기서 다음과 같은 성경 말씀의 깊은 의미를 묵상해 본다. “지나치게 의인이 되지 말며 지나치게 지혜자도 되지 말라 어찌하여 스스로 패망하겠느냐”(전7:16).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마9:13).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치게 하셨느니라”(행20:28). “내가 이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1:24). “네 본 것은 내 오른 손의 일곱 별의 비밀과 일곱 금 촛대라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요 일곱 촛대는 일곱 교회라”(계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