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 총장(한일장신대학교)

1)강해설교


강해설교는 주해설교라고도 이름하는 설교로서 그 정의가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한국교회에 이미 소개된 바 있는 프레드릭 마이어는 그가 1910년에 펴낸 책에서 강해설교의 정의를 ‘성경 가운데 한 권이나 또는 어느 일정한 부분을 본문으로 하여 그것을 연속적으로 주석해 나가는 설교’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를 따를 때 그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화와 국민들이 지키고 있는 특별한 절기를 비롯해 교회력과 같은 교회의 중요한 목회 방향과 무관한 설교를 지속해야 하는데 문제점들이 적지 않다.

다음으로 좀더 광의적인 차원에서 강해설교를 설명한 복음주의 설교학자로 잘 알려진 해돈 로빈슨의 견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는 설교란 하나님과 설교자와 회중이 다 함께 연관되어 있는 살아있는 과정이기에 설교의 어떤 정의도 그 역동성을 그대로 나타낼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해설교의 정의를 조심스럽게 내리고 있다.

“강해설교는 어떤 본문의 문맥에 맞는 역사적, 문법적, 문학적 연구를 통해 얻어지고 전달되는 성경적 개념을 전달하는 설교이다. 성령님은 그것을 먼저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시키고 그 다음에 그를 통하여 그의 회중에게 적용시킨다.”

강해설교의 특징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강해설교란 다른 유형의 설교보다 많은 분량의 성경 구절을 설교의 본문으로 하고 구절을 따라 강해적 형태를 취한다.
둘째, 본문의 석의적 접근보다는 주해적 접근을 더 강조하여 진리의 현재성을 밝히고 발견되어진 진리를 회중의 삶에 조명해 준다.
셋째, 하나의 단일한 목적과 주제로 통일성을 갖추며 설교의 전개가 본문에서 발생되어야 한다.
넷째, 설교자가 본문에 완전히 심취되어 본문에서 나오는 진리와의 만남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다섯째, 설교자가 본문의 지배자가 아니라 완전한 봉사자로서 진리의 전달에만 집중해야 한다.

강해설교의 장점으로는 첫째, 설교자가 강해설교를 계속하는동안 자연적으로 성경과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경 연구생으로의 기본 자세를 갖게 된다. 둘째, 설교자가 자신이 말씀의 운반자 또는 말씀의 메신저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셋째, 설교를 듣는 회중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장을 하면서 삶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넷째, 설교자의 주관적인 사상이나 경험 또는 지식을 설교에서 나열하지 않게 되고 순수한 성경의 말씀에만 설교를 의존하게 된다.

그러나 어떤 유형의 설교도 완벽한 장점만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 설교자는 깊이 주의해야 한다. 강해설교가 최상의 설교 유형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거기에 따른 문제도 적지 않다. 성경 중 한 권을 선택하여 한 장씩 주해를 해나가는 설교의 현장에서 설교자가 빠지기 쉬운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무엇보다도 설교자의 태만함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강해설교는 어떤 설교보다 더 많은 석의 작업을 이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문을 읽고 자신이 이해하는 바탕에서 설교를 끝내 버리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둘째, 설교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살고 있는 회중이 경험하는 삶의 현장과 연관을 맺어야 하는데 말씀의 강해에 치중하다 보면 이러한 부분을 뚜렷하게 상관짓지 못하는 제한성을 갖게 된다.
셋째, 강해설교가 성경의 한 책을 지정하여 연속적으로 강해를 계속하는 형태가 된다면 교회의 중요한 교회력 뿐만 아니라 민족적인 절기나 긴급하게 다루어야 할 회중의 삶과 무관한 설교를 해야 하는 모순을 갖게 된다.
넷째, 변천하는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가 필요로 하는 말씀을 적재적소에 선포하는 사역을 이행할 수 없다.
다섯째, 주제의 선정을 본문에만 의존하는 관계로 다양한 설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없다는 제한성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