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대학교 김명용 조직신학 교수

Ⅲ. 성령론의 바른 길

1. 성령과 개인의 구원
2. 성령과 하나님의 나라
5)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감사로 가득 찬 세계와 성령

성령은 여호와를 경외하게 하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의 영이다(사11:2), 사11:1~5에 따르면 성령은 정의를 세우고 악을 없애고 가난한 자를 돕고 하나님의 의가 가득 찬 세계를 만든다. 그러나 의로 가득 찬 세계가 성령의 사역의 끝이 아니다. 성령은 세계가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으로 가득차기를”(사11:9) 바라는 영이다. 하나님의 의의 세계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깊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 이 둘은 독립적으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성령은 하나님의 의와 평화와 생명의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그 위에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빛나는 세계를 만드는 영이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결여된 세계는 하나님 나라와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다. 성령은 만백성이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만드는 영이다.

신약성경은 성령의 활동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놀랄만큼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진리의 영이… 내게 대하여 증거하실 것이라”(요15:26). “누구든지 성령이 아니고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고백할 수 없느니라”(고전12:3).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영이다. 요한복음이 강조하는 거듭남은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에서 시작되는 삶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는 성령의 활동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는 사역이 깊게 뿌리박고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의 모든 것들은 예수 그리스도에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고 성령이 임하면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된다”.(행1:8)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칼 바르트(K. Barth)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 알게 되는 모든 지식은 이교적이고 일종의 우상에 대한 지식이다. 하나님의 의와 사랑과 자비와 평화와 생명에 대한 지식은 모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과 깊이 결부되어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 얻게 된 하나님에 대한 의는 참 하나님의 의가 아니다.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며 이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인 참 하나님을 알게 하는 영이다. 이런 의미에서 성령은 하나님의 영(롬8:9)이자 그리스도의 영(롬8:9)이다.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알게 하고,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을 아는 공동체를 만들고 이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영이다.

성령은 온 세계에 그리스도의 이름이 높아지고 하나님의 영광이 찬란하게 빛나기를 원한다. 성령의 사역의 종국적 목표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게 하는 데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에 대한 지식과 감사로 가득 찬 나라이다. 인간 개개인의 구원이 성령의 사역의 종국이 아니다. 또한 피조물이 구원과 세계의 평화가 성령의 사역의 종국이 아니다. 성령의 사역의 종국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에 관한 지식을 근거로 영원토록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는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