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김명용 조직신학 교수

Ⅰ. 개혁교회의 성령론

1. 개혁교회 성령론의 개요

2. 개혁교회 성령론의 장점

1) 개혁교회의 성령론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에 의해 시작되고 계속된다. 성령이 우리를 중생시키고, 의롭게 하고 성화시킨다. 이러한 개혁교회 성령론의 가르침은 성경적이고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성령에 의해 거듭난다.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요3:5~6)

그리스도인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근거는 성령이 내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의 몸은 성령의 전이고, 그리스도인의 전 생애는 성령에 의해 주도되는 생애이다. 개혁교회의 성령론이 그리스도인의 전체 구원의 여정을 성령의 역사라는 빛에서 본 것은 훌륭한 점이다.

2)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과의 깊은 연관성을 개혁교회 성령론이 강조했다는 점은 또 하나의 개혁교회 성령론의 강점이다. 개혁주의 전통은 성령은 성경의 말씀을 수단으로 해서 성도를 인도하신다는 점을 언제나 강조했다. 성령의 역사와 하나님의 말씀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바르트에 의하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의 객관적 현실성이라면 성령은 계시의 주관적 현실성이다.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성령과 역사적 예수 사이와, 성령과 문자로서의 성경 말씀 사이와, 성령과 제도적 교회 사이의 연계성의 매듭을 풀거나 느슨하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직통계시나 열광주의적인 교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런 까닭에 개혁교회에서는 오순절 교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예언 같은 것은 쉽게 찾기 어렵다.

3)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과 비교해 볼 때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상대적으로 성령의 사역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갖고 있다. 헤셀링크(I.J.Hesselink)에 의하면 “개혁신학은 오순절주의를 비롯한 그 어떤 전통보다도 성령의 능력과 사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평가가 있고, 폭넓고 균형잡힌 성령의 능력과 사역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갖고 있다.”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에는 성령세례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지만 성만찬은 거의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성령의 초자연적인 은사들은 중요하게 취급되지만 성령의 자연적 은사들은 거의 제외되고 있다.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을 포함해서 수많은 성령론들이 성령의 우주적 사역을 거의 알지 못하지만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이를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인간과 피조세계와 우주를 보존하고 인도하는 성령의 사역을 언제나 가르쳐 왔다.

또한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교회와 성례에 대한 대단히 중요한 성령론적 이해를 발전시켰다. 우리는 개혁교회의 성령론 속에서 세례(유아세례 포함)와 성찬과 성경과 설교와 교회의 직제들에 대한 풍부한 해석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이 성령의 초자연적 은사에 집중했는데 반해 개혁교회의 성령론은 오랫동안 성령의 사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다.

헤셀링크는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과 개혁교회의 성령론을 비교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그에 의하면 오순절 교회의 성령론은 “성령의 사역에 대해 너무 많이 얘기한 것이 아니고 너무나 적게 얘기했다. 오순절주의 성령에 대한 이해는 너무 좁고 편협하다….” 그러므로 은사운동의 학자들은 폭넓게는 개혁교회의 전통으로부터, 좁게는 칼빈으로부터 성령과 피조세계와의 관계, 성령과 성경과의 관계, 성령과 교회 및 성례와의 관계, 성령과 전통과의 관계, 성령과 그리스도인의 삶과의 관계에 대해 많이 배워야 할 것이다.

비록 개혁교회의 성령론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뜨겁고 역동적인 측면의 강조에 다소 약점이 있다 할지라도 성령의 사역에 대해 성경이 가르쳐 주고 있는 폭넓은 측면을 많이 밝히고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장신대 김명용 조직신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