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충만하시길 간구합니다. 우크라이나에도 봄이 찾아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샘하듯 눈발이 날리고 찬바람이 떠나질 않더니, 며칠 간격을 두고 봄볕도 따사로워졌습니다. 화단에서 새싹들이 앞을 다투어 올라오고 있고 벚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짧은 봄을 최대한 즐기려는 마음은 나무와 꽃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오랜만에 즐겨보는 화사한 날씨입니다.


가족들은 이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사역을 시작한 지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흘렀습니다. 예은, 예성, 예찬이는 비교적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멀기에 아침 7시20분에 집을 나서고, 3시에 수업이 끝나면 50분 정도 차를 타고서야 집에 돌아옵니다. 홈스쿨링(home schooling)을 하던 것을 규모를 넓혀 세운 키에브 크리스천 아카데미(KCA)는 한 반에 겨우 10명 남짓인 각국의 선교사 자녀(MK) 학교입니다. 공부하는 언어와 집에서 사용하는 두 개의 언어 사이에 혼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집에서는 반드시 우리말을 사용하라는 규범을 정해주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려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문화 속에서 자라지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지켜가며 그리스도의 성품을 지닌 예수님의 제자들로 자라가길 소망합니다.

저희 부부는 계속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일 언어공부에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며 이 일에 우선을 두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은 금년 3월 재우크라이나 한인선교사협의회(재우한선협, KOMAUA) 총회를 통해 김태한 선교사가 협의회 임원(총무)으로 선출되어 전국에 흩어져 사역하는 선교사님들과 원활한 교제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현지 교회와 다른 선교사님들의 사역들을 탐방하며 교제하고 배움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폭넓은 배움의 기회를 가지며 이 일을 통해 모든 선교사들을 잘 섬길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우크라이나 복음주의 신학교 소식들
신학교를 키에브(수도)로 이전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절차가 까다롭고 건축비용도 많이 필요한 프로젝트이지만 신학교가 수도에 위치하고 있어야 효과적인 성경, 신학교육을 할 수 있고 탁월한 인재들도 입학시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워갈 수 있기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학교 운영을 위한 협력자들이 필요합니다. 교수를 담당할 협력선교사, 통역자, 그리고 신학교의 사무를 담당할 현지인 사역자도 필요합니다.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 동역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유라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학생들 중 유라(대학부 남학생)는 군대생활 중 다리를 심하게 다쳤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제대한 형제입니다. 그 동안 다섯 번의 수술을 받고도 제대로 걷지 못해 항상 목발을 짚고 공부하던 차에 이번에 좋은 의사를 소개받아 다시 한 번 수술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술비는 신학교 예산을 통해 마련했는데 이번 수술이 잘 되어 목발 없이 걸을 수 있기를 간구하고 있습니다.

여름 방학까지의 신학교의 강의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5월 : 크리스천 카운슬링(BCM), 교회사(MCM)
6월 : 종교철학(BCM), 성서헬라어(MCM)
7-8월 : 여름방학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상황들
지난 3월 26일 선거를 치룬 뒤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한 여당(유셍코 대통령)은 연정을 통해 정권의 안정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서쪽으로는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친서방의 민족주의자들, 동쪽으로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친러시아 계열, 그리고 그 중에 소수 민족들이 서로 힘을 모아 나라의 발전을 이루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나라가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간구해 주십시오.

우크라이나 내 고려인들을 위한 사역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국토 전역이 비옥한 토지로 이루어져 있고 기후도 적합해서 구소련 지역에서 농사를 짓기에 가장 좋은 땅입니다. 이곳에 고려인들이 이주하기 시작해서 현재는 5만여 명 이상이 정착해 있습니다. 가난한 고려인들은 농사를 짓고 살아가기에 힘쓸 뿐, 자신들의 여권이나 서류를 정부기관에 제대로 등록하고 갱신하지 못해 호적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권리 행사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도 없는 형편에 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너무 가난해서 벌판에 땅굴을 파고 그 속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릅니다.

고려인들의 호적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과 해결 의지를 갖고 있는 신임 허승철(전 고려대 교수) 대사와 함께 선교사협의회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고려인들 중에 고령으로 별세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분들 중 대다수는 한국을 그리워하며 심지어는 한국에서 오는 분들에게 부탁해서 흙을 한 줌만 가져다가 당신들의 무덤에 뿌려달라고 간청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그 분들 중 몇 분씩을 선발해서 정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일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이 문제들은 두 나라 정부 간에 협의되어야 할 외교적인 사안도 포함되어 있고 많은 준비와 협력, 그리고 기도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고려인들의 생활개선과 복음화에 큰 진전을 가져올 중요한 사업입니다. 재우크라이나의 모든 선교사들이 힘을 모아 이 일을 해결해 갈 수 있도록 기도와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아래의 기도제목들을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가정을 위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기도에 힘쓰는 가족이 되도록
가족 모두 건강하며 성령의 충만함을 입도록
예은, 예성, 예찬이가 바른 신앙과 그리스도의 성품을 지닌 아이들로 자라가도록
김 선교사와 윤 선교사에게 언어의 진보와 지혜가 충만하도록

2. 우크라이나 복음주의 신학교를 위해
학생들이 바른 사역자로 준비되어 갈 수 있도록
이 일을 담당한 김태한 선교사에게 지혜와 능력을 주시도록
교수 선교사의 확충, 통역자, 간사 등 협력자들이 충원되도록
신학교 사역과 키에브 이전 준비에 필요한 제반사항들, 재정들이 공급되도록

3. 우크라이나를 위해 / 고려인 사역을 위해
정치적인 안정과 경제적인 발전을 이루어 가도록
그리스도의 복음이 충만한 나라가 되도록
고려인들 호적갱신과 고령자들 고국방문 계획들이 주님의 인도하심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그리고 이 일을 통해 고려인들의 생활개선과 복음의 결실이 있도록(특히 신임 허승철 대사님과 이 일을 준비하는 선교사들을 위해)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

2006년 4월 24일
우크라이나 키에브에서 김태한, 윤수정, 예은, 예성, 예찬 선교사 가족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