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그림의 김정석, 조영준. 그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듣는 이들의 삶이 변화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시와그림’ 4집 앨범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참 시와그림 답다’는 것이었다. 자켓에 그려진 그림도,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의 제목도 하나같이 이 앨범이 시와그림의 것임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4장의 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단 한번도 자켓에 그들의 얼굴이 들어간 적이 없다. 항상 뭔지 모르게 따뜻함을 주는 그림 뿐이다. 그래서 만나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들이 궁금했고, 왜 이토록 자신들을 드러내기 싫어하는지도 알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 인사를 나눌 때도 그들은 자신들 사진 대신 앨범 자켓을 기사에 넣어 달라고 부탁했다.(결국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긴 인터뷰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두 분, 축하드립니다. 벌써 네번째 앨범이에요.

(조영준) 네 그렇네요. 무엇보다 이번 앨범이 지난번보다 더 잘 만들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참 꾸준히 활동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앨범도 정기적으로 잘 나오는 것 같고…. CCM 그룹으로 쉽지 않은 일인데 뭐, 비결이라도 있나요.

(조영준) 비결이랄 것까진 없구요. 사람들을 참 잘 만난 것 같아요. 제 파트너인 김정석 전도사님도 그렇고, 편곡자나 프로듀서, 기획사 사람들 등 모두 1집 때부터 마음을 맞춰온 사람들인데, 정말 호흡이 잘 맞습니다. 이젠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은 알죠.

-이번 앨범의 느낌이 3집 때와 비슷한 것 같아요.

(조영준) 맞아요. 음악의 느낌은 3집 때와 거의 달라진 것이 없어요. 누구나 들으면 ‘아, 시와그림’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오죠. 가끔 주변에서 ‘이젠 좀 변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도 하시는데…. 모든 것이 다 변하는 이 세상, 변치 않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정석) 네 그래요. 그리고 저희는 음악보다 그 음악이 주는 메시지에 더 중점을 두기 때문에 그렇기도 해요. 음악이 드러나기보다는 그 음악이 주는 메시지, 그게 더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죠.

-항상 가사가 참 인상적이에요. ‘항해자’ ‘바람 속의 음성’…,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런 가사가 나올 수 없을텐데요.

(조영준) 지금까지 노래의 90%, 아니 99%는 모두 저희들의 경험을 노래한 것들이에요.

-그런데 이번 4집의 타이틀 곡 ‘산 위의 가르침’은 경험이 아닌 것 같은데요.

(조영준) 네, 예수님의 말씀을 노래한 것이죠. 그동안 우리들의 이야기를 노래했으니 이제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노래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최근 5집 준비를 시작했는데, 5집은 모두 예수님의 말씀으로 채워보려구요. 앨범 제목도 ‘하늘의 언어’나 ‘천국의 언어’로 정할 작정이에요.

(김정석) 지금까지 저희들의 노래가 어떻게 하면 예수님 때처럼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해 왔는데, 결론은 예수님의 말씀만이 그걸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알았죠.

-요즘 CCM이 많이 침체잖아요. 혹시 워십을 해볼 생각은 없나요.

(조영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에요. 가끔 사역이 힘들 때면 워십도 해볼까 하고 생각하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CCM을 위해 부르셨으니 그만두라고 하실 때까지는 어려워도 끝까지 해보려구요. 제 이런 갈등이 이번 앨범에 있는 ‘사명선’이라는 곡에 담겨 있죠.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랍니다.

-사람 사이에는 작은 것이라도 갈등이 있게 마련인데, 두 분은 어떤가요.

(조영준) 김 전도사님, 혹시 있나요?

(김정석) 하하하.

(조영준) 아, 아마 제가 시간을 잘 못 지켜서 김 전도사님이 그것 때문에 마음 고생을 좀 했을 것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이나 글 쓰는 사람에겐 그런 것이 좀 있죠. 약속시간이 되면 나가야 하는데도 피아노 앞에만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는데, 이젠 김 전도사님도 그러려니 하고 아예 이삼십분 씩 늦게 나오더라구요. 하하.

(김정석) 참 감사한 것은 함께 활동한지 7년쯤 됐는데 크게 싸워본 적이 없다는 것이에요.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으면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거든요.

-앨범 자켓에는 왜 항상 그림만 넣나요.

(김정석) 한 번은 영준 형제님과 ‘우리가 언제까지 노래할 수 있을까’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서로 생각하는 게 같더라구요. ‘시와그림 이라는 이름보다, 그리고 하나님보다 조영준, 김정석이 더 드러났을 때 우리 그만두자’는 거였죠.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요.

(조영준) 이제 4집을 발표했으니 열심히 사역할 것이고, 5집을 위해 작곡에도 최선을 다할겁니다.

(김정석) 교회에서 예배인도자로 섬기고 있거든요. 4집 활동과 함께 예배인도도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시와그림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정석) 시와그림의 노래가 하나님을 더 드러냈으면 좋겠고,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삶에 작은 변화가 생긴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