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바실리데스

▲바실리데스
“영지주의의 창시자이며 최초의 영지주의 조직신학자인 바실리데스(Basilides, 140년 사망)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입니다.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이시도레라는 아들이 있었다는 것을 사료들을 통해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의 아들은 바실리데스의 교리를 발전시켜 제자들을 이끌어 나갔습니다. 바실리데스는 베드로의 해설자로 알려진 글라우키아스의 제자라고 자청하면서 자신의 가르침들은 그에게서 배웠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바실리데스가 바르카바스와 바르코프라 불리는 선지자들을 세우고 사도 맛디아의 구두적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모두 거짓이지만 말입니다. 그는 사투르니누스와 함께 안디옥의 메난더의 제자로서 알렉산드리아에서 로마제국 황제 하드리안(Hadrian, 117~138)과 황제 피우스(Antonius Pius, 138~161) 시대에 가르쳤습니다.”


“바실리데스의 저서들이 현존하지 않지만 복음서에 관해 24권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아 있는 사료를 통해서만 그의 사상을 우리는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의 사상의 핵심은 모든 것이 순수한 무의 상태 또는 ‘무존재’(nonentity)라는 것입니다. 바실리데스는 태어나지 않은 아버지로부터 ‘이성’(nous)이 처음 나오고, ‘이성’으로부터 ‘로고스’가, 로고스로부터 ‘신중’(phronesis)이, ‘신중’으로부터 ‘지혜’(sophia)와 ‘힘’(dynamis)이, ‘지혜’와 ‘힘’으로부터 능력들, 본질들, 그리고 천사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아브라삭스
“이런 천사적 존재들로 인해 가장 높은 하늘, 즉 첫번째 하늘이 만들어졌고, 이들의 발산으로 인해 형성된 다른 능력들은 첫번째 하늘과 유사한 또 다른 하늘을 창조했습니다. 첫번째와 거의 유사한 모양입니다. 또 다시 세번째 하늘, 네번째 하늘, 등등으로 만들어져서 마침내 365개의 하늘까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제일 마지막 하늘을 붙잡고 있는 천사들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의 주인은 유대인의 하나님이라고 합니다. 이제 천사들 중 가장 높은 아버지는 유대인들이 자신의 뜻에 순종하기를 원했으나 모든 군주들이 그에게 항거하고 반대했습니다. 그래서 태어나지 않는 아버지는 이러한 불운을 보시고 처음 태어난 이성, 즉 그리스도를 세상으로 보내어 세상을 지었던 천사적 존재들의 능력을 받아 자신을 믿게 하셨고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는 사람으로 보이고, 이적을 행했지만 고통을 당한 것이 아니고 구레네 시몬이 대신 십자가에 못박혔으며 예수님은 단순히 하늘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시몬은 예수님의 형상을 가진 자입니다. 그리스도의 ‘영지’를 통해 사람들의 영들은 구원을 받지만 육체는 멸망을 당한다고 합니다.”

“또 가장 높으신 하나님, 즉 태어나지 않은 아버지는 신비한 존재인 ‘아브라삭스’(Abrasax)를 가졌다고 합니다. 아브라삭스는 365개의 하늘을 낳았는데 1년 365일의 수와 같은 것입니다. 또 십자가에 못 박힌 자를 고백하고 순교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구레네 시몬이 대신하여 죽은 것이기 때문에 그를 위한 것이지 그리스도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실리데스는 이렇게 가현설을 주장합니다.”

“히폴리투스가 바실리데스의 원리에 관하여 말했던 곳은 『모든 이단들에 대한 반박들』(Refutation of all heresies)입니다. 히폴리투스에 따르면, 그의 체제는 범신론적 일원론이며, 모든 것은 태어나지 않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시공을 초월하는 모든 것의 순수한 형태이며, 그는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범주를 뛰어 넘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하나님은 비존재이시라고 하며 모든 것의 태아로부터 낳으시는데 그 태아에는 3중아들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 안에 있는 우주적 ‘영’(pneuma)으로서 비존재의 근원입니다.
둘째는 하나님 아래에 있는 우주적 아들로서 비존재의 기반이 됩니다. 영과는 구분되지만 능력 자체를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셋째는 세상의 혼란에 떨어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물질과 영혼의 혼합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퍼져 있는 영혼의 분자들은 부분적으로만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런 귀환은 영이 물질의 짐을 잊어버리는 개인적 정결의 과정입니다. 신적인 우주적 씨앗, 영혼, 빛의 혼란, 물질, 그리고 어두움으로 결합하게 되면 빛과 어두움의 전쟁이 일어나며, 이 전쟁으로 영혼의 분자들을 물질의 혼란으로부터 석방시키고 영혼을 기원적 근원으로 귀환하게 된다고 합니다.”

1.1.1.2. 카르포크라테스

▲카르포크라테스
“바실리데스와 동시대 인물인 카르포크라테스(Carpocrates)는 영지주의에 분명히 속하는 자입니다. 그는 시몬 마구스의 후계자들인 바실리데스와 사투리누스와 같은 자이며 영지주의자들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합니다. 카르포크라테스는 세상과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태어나지 않은 아버지보다 못한 천사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예수님은 요셉의 아들로서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강하고 순수한 영을 가지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우수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또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그가 모든 사람들과 동등하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빈부나 귀천, 어리석은 자나 총명한 자, 남자나 여자, 주인이나 종, 그리고 백성들이나 통치자 간에 아무런 구별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유방임하는 운명주의를 지향합니다. 율법의 신비들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율법을 업신여기고 있는 어떤 자들은 기원전 40년에 이르러 자유사상(libertinism)이 알렉산드리아 유대주의 내에서 지성적으로 존경받기 시작하다가 1세기 후 그 사상은 카르포크라테스 운동을 통해 알렉산드리아에서 영지주의의 원리들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카르포크라테스에게는 에피파니우스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17세에 죽고 맙니다. 그러자 사모사라는 섬에 그의 제자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전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발견된 ‘마가의 비밀복음서’(Secret Gospel of Mark)에 대한 클레멘트의 서신에서는 카르포크라테스가 알렉산드리아 교회의 어느 장로로부터 비밀복음서의 복사본을 받았는데 그것을 그는 참람하고 육욕적인 교리에 따라 해석할 뿐만 아니라 흠도 없고 거룩한 말씀들을 오염시키고 혼합시켰다고 되어있습니다.”

국제신대 역사신학 라은성 교수(eunr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