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 씨. 그는 재즈 뮤지션들의 꿈인 명문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와의 계약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월간객석 제공

재즈 연주자들의 가장 큰 소망이 있다면, 재즈의 본고장 미국에서 전통의 명문 재즈 레이블 ‘블루노트(Blue Note)’와 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낙타가 바늘 귀를 지나가는 것 보다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그런데 재즈 피아니스트 곽윤찬 씨가 세번째 앨범 ‘누마스(Noomas)’로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 일을 해냈다. “정말 꿈만 같다”는 그는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만 했다. ‘그래도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니겠냐’며 주위에서 말해도 그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재즈를 접했던 그는 정형화된 연주 대신 변주하는 즐거움을 터득했고, 그 즐거움은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그런 그의 음악 경력은 화려하다. 일본 도쿄 뮤즈 음악원과, 세계 최고의 재즈 뮤지션의 산실인 버클리음대를 졸업했다. 이후 척 맨지니오, 데일 필드 등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그의 이름을 알렸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거장 키스 자렛의 스승이었던 레이 산티시는 곽윤찬 씨에게 ‘버클리 이후 최고의 피아니스트’라는 찬사를 보냈다.

1집 앨범을 발표했던 지난 2001년 이후 그는 4년 만에 꿈을 이루었지만, 사실 1집 때부터 그는 탄탄 대로를 달렸다. 세계적인 세션들이 참여한 1집 ‘써니 데이즈(Sunny Days)’는 미국의 전설적인 레이블 ‘엠아시(Emarcy)’를 통해 소개됐으며, 이로 인해 그는 한국 재즈계의 새로운 획을 그으며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리고 2집 앨범 ‘데이지(Daisy)’에 이어 지난 11월에 발표된 ‘누마스’가 ‘블루노트’를 통해 발매되면서 재즈 피아니스트로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꿈만 같아요. 1집을 녹음할 때 미국에서 만난 재즈 대가들에게 블루노트에 데모테이프를 보내겠다는 말을 꺼냈어요. 그 때 모두 블루노트에서 인정받는 일은 정말 힘들다고 입을 모았죠. 그런데 3집으로 이뤄냈으니 정말 하나님께 감사드려요”

‘누마스’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을 재즈로 연주한 ‘Beethovenesque’를 시작으로 시작된다. 총 아홉 곡으로 그 중 ‘There Will Never Be Another You’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수록되기도 한 유명한 곡. 그 외에도 ‘Someday My Prince Will Come’ ‘When You Wish Upon A Star’ 등 곽윤찬의 손끝을 거쳐 새로운 감동을 주는 곡들로 알차게 짜여있다.

곽윤찬 씨가 3집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애프터 크리스마스(After Christmas)’라는 제목으로 재즈 콘서트를 연다. 한국인 최초로 ‘블루노트’라는 꿈을 이뤄낸 그의 연주가 어떨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