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종 교수(오른쪽 세 번째)는 27일 논문발표를 통해 ‘여성목사 안수 반대’의 허구성을 논했다. ⓒ 김지혜 기자

최근 기성총회에 여성 목회자가 탄생하는 등 여성 목회자 안수 논란이 보수적 교단내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천안대학교 부설 현대목회리더십연구소(소장 김덕수)에서는 '여성의 성직 안수, 목사 안수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논문 발표를 맡은 최갑종 교수(천안대 신약학 교수, 부총장)는 "여성목사 안수에 반대하는 이들이 그 근거구절로 사용하는 고린도전서 11장 2~16절, 고린도전서14장 35~35절 말씀은 그 당시 초대교회의 특수상황을 고려하여 제대로 해석되고 주석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초기 교회에서의 여성들의 역할과 위치'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성경해석은 일관성과 특수성의 측면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성경이 본래 전하려는 진리가 왜곡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여성목사 안수반대'의 허구성을 논했다.

최 교수는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자로 판단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마땅히 복종해야 했던' 로마사회와 헬라사회의 분위기를 소개하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남녀평등'을 강조했던 예수님의 가르침이 매우 혁신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여성목사 안수를 반대 사람들의 근거구절인 고린도전서 11장 2~16절과 고린도전서 14장 35~35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남자가 여자의 머리됨'을 말하고 있는 고린도전서 11장 2~16절 말씀을 들어 "바울은 이 구절에서 예배 참여 그 자체에 있어서는 남녀의 차별을 결코 말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바울은 그리스도와 성령안에서 주어진 새 창조 시대에서는 옛 시대와는 달리 여자도 남자의 경우와 같이 공예배시 기도와 예언을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말씀을 담고 있는 고린도 전서 14장 34~35절 내용 역시 "바울이 '여자들은 잠잠하라'라고 말하고 있는 이유는 당시 고린도교회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여성도들, 특히 가정을 가진 여자들이 교회에서 일으킨 분쟁과 공적 예배시의 무질서를 경계하고 예방하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의 논리는 이 구절이 '여성도 전체'에게 속한 보편적인 명령이 아니라, 교회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기혼 여성 몇몇에게 내리는 '특수한 명령'이기에, 본 구절을 여성목사 안수를 줄 수 없다는 결정적인 근거구절로 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최갑종 교수의 발표를 참석자들이 경청하고 있다. ⓒ 김지혜 기자
또한 최 교수는 '일절 여자는 만일 무엇을 배우려거든 집에서 자기 남편에게 물을찌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내용에 대해 "복음을 통해 자유를 얻은 여자들이 이 자유를 남자들을 주관하고 가르치는 데 쓰려했던 것을 바울이 지적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혼여성이 다른 남자와 함께 있을 시 '창녀'로 간주될 수 있었던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규범에 비춰볼 때, 교회의 여성도들이 교회 안에서 다른 남자에게 무엇인가를 물을 때 교회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비춰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 자유의 사용을 일부 제한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 당시 바울 당대의 여성들이 대체적으로 남자들보다 교육을 받지 못한 탓으로 남자들보다 이해력과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점을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여성목사에 대한 신학적 해석논란은 계속적인 해결과제로 남아있다"면서 "여성목사 안수의 결정여부는 각 교단마다 선택의 문제이기에 여성문제는 '이미'와 '아직'사이에 있다"라고 표현했다.

최 교수는 또 "여성의 인권확대의 주도적인 활동이 사회보다 교회가 덜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한국교회는 여성성직 안수에 있어 점점 열린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추세임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한국교회 여성 성직안수를 포함하여 교회 안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역할을 제한하는 모든 제도와 법을 과감하게 개선하여 오히려 사회를 선도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교회는 이 땅에서 인종과 신분과 성의 차별이 없는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진정한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경진 교수(천안대 기독신대원, 신약학)는 "여성목사안수 문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고조되고 있고, 이런 맥락에서 다른 보수적 성향의 교단들 역시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표된 것이어서 매우 시의적절하다. 또한, 여성 안수를 비성경적이고 자유주의적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의 주장의 허구성을 성경에 대한 심층적 분석을 통해 여지없이 드러낸 것은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논평했다.

홍인규 교수(천안대 기독신대원, 신약학)는 "교회안에서의 여자의 역할과 지위를 '이미'와 '아직' 사이 즉 종말론적인 이원론의 관점에서 설명한 것은 대단히 성숙한 신학적 통찰력으로서 찬사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위치 그리고 여성 안수의 문제에 대한 논의 시 최 교수 논문의 논지는 반드시 심각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