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셔뮤직 유지연대표는 '아베스의 기도'를 들고 나왔다.

대한민국 CCM을 이끌어 온 음반사 휫셔뮤직대표 유지연 장로의 첫 앨범이 출시됐다. 새로운 모습으로 CCM계에 새 발을 들여 놓은 유 장로의 앨범 '야베스의 기도'는 그가 걸어 온 사역의 발자취가 잔잔히 묻어 난다.


앨범 기획에 뚜렷한 계획도 없었다. 아니, 앨범을 발매할 생각조차 없었다. 그는 레코딩 프로듀서이자 편곡자였으며 한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경영인이었다.

80년대 이선희, 정태춘, 박은옥 등 팝과 포크 뮤직 앨범 편곡과 기타 연주 부문에 유지연이란 이름 세 글자가 빠진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 났다.

'하나님 마음 100% + 나의 마음 100%'

대중 음악계에서 많은 명성과 실력을 인정받아 가던 중 하나님께선 그에게 주신 달란트를 하나님의 일에 쓰이는 것을 원하셨다. 유 장로는 "일을 하면서 계속해서 신앙을 드러내 주셨다"며 "하나님께선 모든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길 원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뜻을 유 장로는 목자를 따르는 순한 양(?)처럼 순종하며 따랐다. 하나님의 원하심에 나의 마음이 합해져 움직이면 역사가 바로 선다고 했던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주저없이 따랐던 유 장로의 믿음이 지금의 휫셔뮤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된 계기도 언제나 하나님 뜻에 함께 하고자 하는 그의 굳은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해 3월, 우연히 성경 구절을 묵상하던 중 말씀을 가사로 해 곡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계속해서 생겨 났고 지금까지 거의 30곡이 넘는 곡들이 만들어 졌다.

유 장로는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기도로 그 비전에 확신을 더했다.

특별히 야베스의 기도 부분에 은혜를 받았다하여 앨범의 타이틀 또한 그렇게 이름 짓게 됐다고 한다. 유 장로는 야베스의 기도 중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의 구절에서 특히 '지경'이란 단어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지경'과 '비전'은 같다며 성경을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통찰력과 시각, 관점, 가치관, 신앙 철학 등이 대상인데 그 대상을 사람의 눈으로 보면 지경을 넓힐 수 없다는 것이다. 오직 하나님의 지혜만이 영적 지경을 넓힐 수 있는 통로라며 이런 점에서 솔로몬이 지혜를 구한 것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즉, 솔로몬의 지혜는 영적인 안목과 통찰력이라는 것이다.

앨범에서 전하는 메세지 또한 야베스의 기도에 초첨이 있다. 전곡 가사 모두가 성경 구절로 되어 있는 스크립쳐 송으로 돼 있으며 '야베스의 기도', '키리에 일레이손', '시편 18편', '항상 기뻐하라' 등 그가 직접 창작하고 노래한 6곡과 '축복송', '비전', '부흥' 등의 연주곡이 앨범에 수록돼 있다.

앨범은 부담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곡의 어느 순간 순간마다 어쿠스틱 기타만의 따뜻함이 잘 묻어나며 유지연의 실력있는 기타 연주가 앨범의 수준을 한층 높인다. 또한 유지연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중간 중간 들리는 어린 아이들의 백그라운드 보컬이 어울어져 신선함이 돋보인다.

'CCM 문제점, 외적인 것은 두 번째, 문제는 사역자들의 마음가짐?!'

경영인으로서 CCM의 현실에 대한 조언을 구했을 때 그는 사역자들의 내적인 면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장로는 외적인 면에서 스트리밍 문제, 경기침체, 대중의 무관심을 꼬집었지만 외적인 면 이전에 사역자들의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크리스천 뮤직계가 세상 연예계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며 "사역의 개념이 오염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IMF가 오면 사역활동이 좀 줄어들고, 경기가 풀리면 늘어나는 것이 사역입니까?"

줄어들고 늘어나는 것은 사역의 개념이 아니다. 그는 "그런 개념이 사역이라면 세상 것과 다를 것이 뭐가 있느냐"며 사역은 언제나 변함없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사역의 개념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어떤 메세지를 가지고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가'로 정의하고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말씀이라고 말했다. 유 장로는 사역자라면 말씀의 수준이 목사급 정도는 돼야 한다며 사역자는 어느 시점에라도 말씀과 기도를 놓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적인 질과 음악적 질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고 언제나 비전과 열정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장로는 비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비전이란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지명해 주신 사명을 발견하고 그 것을 따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것을 발견하기 위해선 말씀이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야베스의 기도를 듣는 청자들에게도 유 장로는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님 나라 임하시옵소서' 이전에 '내가 주님 나라에 가게 하옵소서'가 먼저라는 말을 전한 유 장로의 모습에서 말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 주고 싶다는 뜻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야베스의 기도는 앞으로 계속해서 후속 음반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장로는 내년 2월 2집 앨범 작업에 들어 갈 예정이며 5월쯤 발매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