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과 고난주간을 맞아 그리스도인의 영원한 주제인 '십자가' 관련 최근 도서들을 소개한다.


사순절 2016 거듭남과 십자가

거듭남과 십자가

박순용 | 생명의말씀사 | 280쪽 | 14,000원

예수님은 요한복음 3장에서 니고데모에게 '거듭남과 십자가 복음' 두 가지를 말씀하셨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 안에서 '거듭남과 십자가'가 사라져 가고 있다. 대신 번영과 심리 치유, 다양한 체험 등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그것을 '진짜 기독교'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에 저자는 호주 한인교회에서부터 한국에서 교회를 개척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의 근간을 이루는 그 두 진리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진정한 거듭남'에 대해 "이전의 모든 것이 없어지고 거기에 새롭게 짓는 것"이라며 "다시 태어나 새로운 생명을 가진 새로운 사람이 되지 않으면, 이전의 본성 그대로는 하나님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거듭난 자는 새로운 삶의 원리와 성향으로, 즉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 하나님만을 향해 살게 된다. 지금까지 예수님을 믿어 온 세월이 얼마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거듭나야 한다.

'십자가'에 관해선 "주님은 십자가에서 다름 아닌 우리의 죄를 지셨고, 우리가 받아야 할 진노와 사망의 형벌을 대신 받으셨다. 십자가 상에서 주님의 부르짖음은 우리의 죄 때문인 동시에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며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는 그 중심에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써 형벌을 면하게 된 은혜에 대한 진실하고 절절한 감사와 감격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전한다.

이 '새로울 것 없지만 하나님나라에 들어가려면 누구든 알고 소유해야 할 기독교의 중심이자 기본'인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저자는 별도로 전했던 설교들 중 몇 편을 뽑아 압축해 책으로 구성했다. '참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 모임(참·교·추)'의 계속된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십자가는 변함없이 우리를 구원하여 생명을 얻게 하는 복음의 중심 메시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순절 2016 루터의 십자가 신학

루터의 십자가 신학
알리스터 맥그래스 | 컨콜디아사 | 359쪽 | 17,000원

종교개혁자 루터를 대표하는 '십자가 신학'이 형성된 사상적 배경을 살피고 있다. 저자는 톰 라이트와 함께 '다작의 아이콘'이면서 기독교 변증가나 C. S. 루이스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칭의론'과 '종교개혁' 관련 저술도 여러 권 집필했다. 이 책은 특히 저자의 첫 저서이며, 기독교한국루터회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루터총서' 중 한 권으로서 작년 말 컨콜디아사에서 발간됐다.

저자는 '루터의 십자가 신학'에 대해 "하나님에 관한 추상적 교리가 아니라, 겸손과 믿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창조하는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의 본을 따라 만든 그리스도교적 삶에 대한 실천신학"이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그리스도교적 삶을 이끌어 가는 '규범적 중심 두기(normative centering)'를 수반하는 그리스도교적 삶을 구상하고 형성하는 방법이요, 근본적으로 반(反)사변적·반(反)이론적 방법"이라고 총평한다.

특히 1509년부터 1519년까지 루터가 '의롭게 됨'이라는 가르침에 접근하는 견해 변화, 즉 '루터의 신학적 돌파(breakthrough)'를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한다. 저자는 루터를 "중세 후기 대표적 신학자에서 새로운 종교개혁 신학의 선구자가 된 사람"이라며 "그의 이러한 변화는 역사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고, 그것이 내재적으로 가진 매력은 그것을 구성하는 복잡성보다 훨씬 더 크다"고 소개하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루터의 '신학적 돌파'는 일련의 분리되고 단편적인 삽화적 사건들이라기보다 연속적 과정이었고, 그 발전의 한 측면인 '하나님의 의'에 대한 그의 발견은 이 과정 전반에 걸쳐 본질적으로 중요했다. 저자는 이를 증언하기 위해 루터에게 영향을 미친 어거스틴과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인문주의, 루터의 시편 강해 등을 꼼꼼하게 살핀다.


사순절 2016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팀 켈러 | 두란노 | 336쪽 | 15,000원

'21세기의 C. S. 루이스'라 불리는 저자는 이 책에서 가장 높은 신분의 '왕'께서 가장 낮은 자리에 처해 결국 '십자가'를 지셨다는 '아이러니'를 강조하고 있다. 시작부터 '해리포터' 시리즈의 기차역 이름 '킹스 크로스(King' Cross)' 등 이 시대에 꼭 맞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마가복음을 중심으로 '왕'과 '십자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1부에서는 '예수, 가장 위대하신 왕'을 제목으로 예수님께서 실존하셨는지와 왜 왕이신지 등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그 클라이맥스는 마가복음 8장의 '베드로의 고백'이다. 그때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왕이다. 하지만 너희가 상상하는 왕은 아니다. 나는 죽어야만 하는 왕이다. 나는 십자가의 왕이니, 나를 따르려면 너희도 십자가로 가야 한다."

십자가를 설명하는 2부 제목은 '가장 고귀한 선택'이다. 저자는 예수님의 '변화산 체험'은 영광의 죽음을 이겨낼 힘을 얻는 것으로, '부자 청년'과의 대화는 우리를 구하기 위해 전부를 내어 주신 당신께서 진정한 '부자 청년'이심을, '성전 정화' 사건은 하나님께로 가는 길을 만인에게 여신 것으로, '마지막 만찬'은 당신과 함께할 미래를 미리 보여주시는 것으로 각각 설명하면서 십자가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 마지막에는 대역전을 소망하게 하는 '부활'이 있다.

저자는 "복음은 패배에서 나오는 승리, 약함에서 나오는 강함, 죽음에서 나오는 생명, 버림에서 나오는 구원을 보여 주는 궁극의 이야기"라며 "그분이 당신을 되찾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어둠을 감내하신 덕분에, 언젠가 당신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진짜 모습을 되찾고 그분의 영원한 잔치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사순절 2016 사순절 묵상과 힐링

사순절 묵상과 힐링
장보철 | CLC | 256쪽 | 12,000원

목회신학과 목회상담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저자는 사순절 기간 크리스천들이 꼭 묵상해야 하는 주제들을 선정한 후, 목회 돌봄과 상담학적 관점에서 하나하나 풀어냈다. '힐링에 초점을 맞춘 실천신학적 사순절 묵상집'으로서, 40일간 성화(聖畵) 감상과 본문 읽기, 묵상하기, 묵상 포인트 나누기, 나의 내면 살피기, 기도 적기, 힐링을 위한 포인트 등으로 이어진다.

'고난에서 부활까지' 이어지는 묵상을 통해 저자는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은 엄밀히 말해 우리가 기념하거나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하는 대상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그것은 아주 오래 전에 벌어졌던 일이지만, 바로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기독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사색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피조물의 세계에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영원토록 미칠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이며 믿고 고백하며 인정하여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사순절은 예수님의 찢기신 살과 흘리신 피가 우리 고단한 삶의 현장에, 예배드리는 그 자리에 살아 움직인다는 역동성을 인정하고 결단하는 실천적 사색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순절 2016 부활절 메시지

부활절 메시지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 | R&R | 336쪽 | 12,000원

제임스 몽고메리 보이스 목사(James Montgomery Boice)가 30년 이상 재직한 美 필라델피아 제10장로교회에서 14년간(1969-1982) 선포한 부활절 설교 16편을 '도래하는 새날', '첫 번째 주일', '그분이 살아나셨다', '우리의 새날' 등 4부로 나눠 엮었다. 원제는 'The Christ of the Empty Tomb'.

저자는 이를 엮으면서 두 가지에 새삼 놀랐다고 한다. 첫째는 당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 만난 이들이 부활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제자들이 영광스러운 부활의 예수님을 목격한 후 완전한 확신으로 가득 찼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부활은 다음을 증명한다. "하나님은 존재하시며 성경의 하나님이야말로 진정한 하나님이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이시며 완전한 신성을 가진 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은 모든 죄에서 의롭게 되었다.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이생에서 죄에 대해 초자연적 승리를 누릴 수 있다. 우리도 역시 부활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