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웅 장로 ⓒ 신유정

오세아니아 아버지 학교 운동본부가 주관한 ‘제1회 결혼예비학교’를 마친 박수웅 장로는 “몇 년 전부터 호주 코스타를 통해 청년들에게 ‘배우자를 선택하는 법, 성 문제를 얘기한 적은 있지만 이번 기회를 빌어 종합적인 정리를 할 수 있어 시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혼에 관한 한 우리 모두가 ‘준비된 프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박수웅 장로는 여전히 10대 20대 청년들과 어울리는 ‘청년’이다. '우리 사랑할까요'(두란노)의 저자이기도한 그는 되려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박수웅 장로를 만나 영원한 청년이 되는 비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는 비법을 들었다. - 편집자주


결혼예비학교를 미국에서만 18년간 진행하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나는 결혼 한 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미혼의 청년들 대부분이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 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만난 배우자와 어떻게 대화하고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가는 미처 예비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혼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한국의 50% 이혼률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이혼하는 사람도 있는 지경인데 이 모든 원인이 결혼예비학교를 공부 하지 않아서 그렇다. 결혼예비학교는 남녀 차이를 알고 성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하는 것까지 구체적으로 가르쳐 줘야 한다.

미국 마취과 전문의로서 활동하시다 올해 초 사역으로 전환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역에만 전념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갑자기 일어난 변화가 아니라 나와 아내는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사역과 직업을 병행한지가 오래됐는데 차츰 차츰 사역이 차지하는 부분이 늘어났고 의사로서의 활동은 생계를 위해 그만두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가 집중하는 것이 청년 사역인데 최소한의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년에 두 달 전문의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사역을 하기에 힘에 부치는 것을 느꼈다. 이에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사역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전문직 평신도 사역이 활발한 시대인데 의사로서 사역을 시작하게 된 남다른 계기를 말해달라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인격적으로 예수님을 만나게 됐다. 모태신앙이었지만 나의 하나님을 만난 이후 의과대학에서 80명 중 40명을 자신이 활동하던 한국대학생선교회(CCC)로 전도할 정도로 열성파가 됐다.

전문직 종사자로서 선교에 헌신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직업과 신앙의 갈등은 없었나?

의대 재학시절 술, 담배 등 세상의 문화를 거부하니 당연히 ‘왕따’가 됐다. 타협하지 않으니 핍박도 많았지만 곧 핍박하던 이들이 나를 존경하게 됐다. ‘예수’를 믿는다면 확실히 믿어야 한다. 세상과 타협하고 어울리면 함께 어울리면서도 ‘저게 크리스천이냐?’고 욕하는 것이 세상이다.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이든 그 분야를 복음화 시키고 변화시켜내야 한다.

세미나 중 전문직 종사자로서 사역에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먼저는 전문직 종에서 인정받으면 메시지의 영향력이 커진다. 나의 경우 미국에서 전문의라고 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자기 분야에서 ‘탁월성’을 드러내야 사역의 길도 순탄하게 갈 수 있다. 아무리 신앙이 좋아도 오진으로 환자들을 죽이는 의사가 되면 누가 그의 설교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의 분야에서는 ‘탁월성’을 드러내고 신앙으로 사람들에게 감동 감화를 줄 수 있을 때 한층 영향력 있는 전도자가 되는 것이다. 단, 의사라는 직업도, 변호사라는 직업도 모두 ‘도구’일 뿐이다. 그 직업 자체가 목적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회나 저서를 통해 목회자들이 말할 수 없는 성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도 제시하고 계신데 호주를 비롯한 해외 유학생,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동거 문제가 심각한 수위라는 지적이 높다. 동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한 마디로 동거 역시 ‘무지’에서 비롯된다. 동거의 결과를 처음부터 안다면 섣불리 동거 생활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대개 청년들이 처음 동거를 결정하게 되는 동기가 생활비의 절감, 외로움의 해소, 성 욕구의 해소 등 생활의 ‘편리함’에 있다. 그러나 동거는 성에 대한 무지의 소치로 ‘낙태’의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여성에게 있어 낙태는 평생에 씻을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상흔을 남긴다.

또 동거 생활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는 경우 결국 두 사람의 관계도 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낙태 이후의 ‘이별’은 남, 녀 쌍방에게 치명적인 충격을 준다. 그 다음 문제는 결혼 할 때 발생한다. 대부분 동거생활을 한 이들은 동거 상대가 아닌 다른 배우자를 찾게 된다. 이제 한 평생을 함께 하기로 한 남편, 혹은 아내에게 자신의 과거를 숨겨야 하는 지, 고백해야 하는지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다.

단기적으로 편리해 보일지 모르지만 ‘성’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고 자신의 가치에 대해 충분히 깨닫게 되면 혼전 동거생활이 ‘백해무익’한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미 동거 생활에 들어간 경우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신앙으로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돌아올 수 있게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한데 부모들이 이를 감당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주위의 친구들이 판단하는 것을 옳다고 따라가는 아이들이므로 가정에서부터 가치관에 대한 훈련, 성에 대한 교육이 사전에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결혼예비학교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계획을 밝혀 달라

올해 12월 호주 코스타 강사로 다시 호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또 기회가 닿는 대로 결혼예비학교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싶다. 이미 내년까지 일정이 모두 잡힌 상태다. 하나님 앞에 다 닳아서 못 쓰게 될 때까지 나를 사용해달라고 서원했는데 그 기도가 끝나자마자 오대양 육대주를 돌며 사역하게 하시는 것 같다. 앞으로 사명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섬길 것이다.

호주 = 신유정 기자 yjshin@ch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