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아부 티나 소재 아시리아 기독교 공동체의 모습.

시리아의 가톨릭교회 지도자가 최근 미국의 외교정책과 서방 언론들의 보도가 기독교인들의 박해를 무시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내 분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1월 29일(현지시각)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이그네이스 조셉 3세 유난 가톨릭 대주교는 이집트 가톨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고한 자들, 특히 크리스천들은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서방은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의 민주주의는 시리아를 속여 왔고, 국가의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집과 마을,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장소들이 파괴됐다. 이는 어리석은 정치와 음모의 결과”라고 했다.

유난 대주교는 이어 “기독교인들은 표적이 되고 있으며, 군인들, 무장한 반군들, 테러단체들, 이슬람 정당들이 만들어 낸 혼돈 속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규모 공습을 하고 있다. 이 지역의 반테러작전은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후 계속 진행돼 왔다. 시리아 내전은 약 4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 IS, 정부군과 IS 모두에 반대하는 다양한 반군들 간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다.

유난 대주교는 “서방 지도자들은 이 지역의 복잡성을 무시해 왔다. 나를 포함한 모든 정교회 주교들은 아주 처음부터 ‘시리아의 상황은 이집트, 튀니지, 리비아와 다르니 조심하라. 시리아는 훨씬 복잡하며, 이 지역의 분쟁은 혼돈 및 내전만 낳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해 왔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내전과 관련해 서방 지도자들 사이에는 커다란 견해차가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아사드 대통령에게 자리에서 물어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과 강력한 동맹을 이어가고 있다.

유난 대주교는 “시리아의 기독교인들이 ‘ISIS라 불리는 범죄자들’과 다른 테러단체들, 또한 ‘이슬람은 이러한 테러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무슬림 학자들 사이에 끼여서 끔찍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도 했다.

서방의 정책에 대해 주로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던 유난 대주교는, 지난 10월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의 난민 위기가 성경적 한계점에 달했다”면서 “우리는 서방이 모든 이라크와 시리아인들의 권리를 대변해 주기를 간절히 청한다. 상황은 매우 끔찍하고 비극적이다.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게는 어떠한 희망도 없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와 같은 복음주의 지도자들 역시 이 같은 대량 학살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침묵을 비판하며, 특히 기독교인과 다른 소수종교인들을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인권 학대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그는 “이는 대량 학살이다. 전 세계는 이에 대해 대부분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기독교인들, 야지디족들, 다른 종교적 소수인들을 상대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그들의 방식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끔찍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