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회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7회 개혁주의설교학회(회장 정우홍 교수) 설교학 학술대회가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How can we Preach the book of Revelation)?’라는 주제로 11월 30일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담임 박노철 목사)에서 개최됐다.

학회에서는 개회예배를 겸해 정우홍 교수(명성교회)가 ‘속히 오리라(계 22:20)’는 제목으로 기조발표했다. 그는 “요한계시록을 통해 우리는 어제도 함께하셨고 오늘도 함께하시며 내일도 함께하실 예수님을 바라봐야 한다”며 “비록 현재 한국교회에 문제가 있고 교인들이 고난 가운데 있지만, 결국 이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재림의 날 온전한 천국으로 완성될 것이기에 우리도 부정적 사고에서 벗어나 낙관적으로 희망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역사 속에는 요한계시록의 해석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이 존재해 왔고, 현대 주석가들의 해석은 과거주의와 이상주의, 역사주의와 미래주의 등 4개 학파가 있으며, 여기에 천년왕국에 대한 견해에 따라 후천년설·무천년설·전천년설 등으로 구분된다”며 “이처럼 해석이 다양한 것은 해석의 난해함과 상징 때문이고, 이로 인해 많은 이단들이 오늘날까지 많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도 요한계시록에 대한 바른 이해 없이 현실 속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요한계시록 속 사건들과 연계시켜 해석함으로, 성도를 혼란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요한계시록에 대한 바른 이해와 해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깊이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정우홍 교수는 “요한계시록을 읽다 보면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중 하나가 많은 숫자들로, 그 대표적인 숫자가 일곱(7)과 넷(4)과 열둘(12), 그리고 육백육십육(666)”이라며 “이러한 숫자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겠지만, 숫자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함에도 그 숫자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해 계시록을 왜곡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시록에는 많은 동물들도 등장하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다양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러한 노력들은 오히려 성경의 해석을 왜곡시키는 경우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정우홍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 교수는 “요한계시록 해석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바로 ‘문학 장르’로, 그 장르 속에서 본문을 이해해야 한다”며 “계시록 전체를 딱히 한 장르로 분석하는 데는 물론 어려움이 있지만, 전체 흐름 속에서는 묵시문학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묵시문학의 특징 중 하나가 의로운 자와 악한 자를 구분하여, 의로운 자들은 하나님의 신원과 보상을 받지만 악인들은 진노를 받을 수밖에 없음을 언급하는 것이고, 계시록도 크게 이러한 양식이라는 것.

그는 “이러한 구분이 일어나는 것은 성도가 고난을 당하고 있기 때문으로, 그래서 묵시문학은 일반적으로 성도가 환란을 당할 때 나타난다”며 “요한계시록은 전체적으로 고난당하는 성도를 위로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심을 강하게 드러내고, 무한한 능력으로 역사를 이끌어 가심을 강조한다.

또 “계시록은 그 역사를 이끄시는 예수님이 멀리 계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고난을 당하는 교회들을 돌아보시고 교회와 함께하심을 강하게 나타낸다”며 “현재 성도가 고난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그분은 ‘속히 오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이 ‘속히’ 오신다는 개념을 일반적으로 종말, 즉 예수님의 재림과 연계해 해석하는 경향이 있지만, 마가복음 1장 15절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라는 말씀과 연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곧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능력을 행하셔서 사탄의 세력을 물리치시고 하나님나라를 세우심을 의미하고, 높아지신 예수님께서 권능을 갖고 그들과 이 위기 상황 속에 함께하실 것임을 드러내신다”고 했다.

그는 “그러므로 믿는 자들은 인내를 통해 능력의 주님을 배반하지 않고 붙들 때 승리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며 “물론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이미 이뤄졌지만 그 완성의 때가 미래적임을 언급하심과 같이, ‘속히’라는 개념 속에 미래 종말론적으로 재림의 때를 의미하는 것은 당연히 부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세상으로 말미암아 고난을 당하고 내부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비록 주님의 책망을 받을 만한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이 일곱 교회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하심으로 인해 이상적 천국을 향하여 나아갈 것이고 더 나아가 종말에 이뤄질 천국의 모습으로 변화될 것임을 강하게 드러낸다”고 했다.

기조발제 후에는 세 편의 발제가 이어졌다. ‘삶을 변화시키는 요한계시록 설교를 위한 고찰: 목회자, 신학자, 시인으로서 설교자의 정체성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이우제 교수(백석대)는 “성경이 신자들의 ‘삶의 변화’를 위한 책이라면, 마지막 66번째 책인 요한계시록 역시 삶의 변화를 위해 기록됐다고 봐야 한다”며 “설교자들은 요한계시록을 특별한 신학자나 목회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일반 성도가 수시로 입산할 수 있는 책이 되도록 설교하고 가르치고 적용하는 일에 전력해야 한다”고 했다.

‘새 하늘과 새 땅: 요한계시록 21-22장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상웅 교수(총신대 신대원)는 “교회 밖에서 준동하는 신천지 같은 이단들의 위협 뿐 아니라 교회 내적 혼란도 적지 않다는 판단으로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해 신학적 관점과 설교자 관점으로 고찰했다”며 “새 하늘과 새 땅은 첫 창조를 무력화시키고 재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첫 창조를 전적으로 갱신한 것이라는 이해는 성경 본문을 이해하고 설교하는 일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에 대해 발표한 송영목 교수(고신대)는 “한 본문만 설교하고 중단하면 청중의 호기심과 오해만 불러 일으키고 그치기 십상이어서, 계시록이야말로 하나의 해석 방법을 택하여 반드시 연속 강해설교를 해야 할 성경”이라며 “계시록은 다른 성경처럼 구원(위로)과 심판(책망)과 윤리(세상 변혁적 제자도)를 설교하기에 적절한 성경으로, 비록 두꺼운 상징이 설교자에게 해석의 어려움을 주지만,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속히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은 동전의 양면이고 그분의 통치 방식이라는 사실이 분명하다”고 했다.

오후에는 ‘설교의 실제’를 주제로 한 발표 3편과 논문발표 두 편이 이어졌다. 설교는 한근수 교수(주왕교회)가 ‘금향로로 드리는 기도의 삶(계 8:3-5)’, 문연철 교수(대한신학교)가 ‘인간의 사주(四柱·계 9:13-21)’, 김만경 박사(방주교회)가 ‘멈추면 썩는다(계 3:14-22)!’를 각각 발제했으며, 논문은 박성원 박사(남아공 선교사)가 ‘예화로써 설교자의 자기 이야기에 대한 효과적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