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비의 가족들과 의료진. ⓒ고신대복음병원 제공

고신대복음병원(병원장 임학)은 최근 나눔의료의 일환으로 카자흐스탄 5세 소녀 쥬비(Zubi Sofia)를 초청해 심방중격결손폐쇄술을 진행했다.

심방중격결손(Artial Septal Defect: ASD)이란 좌우 양 심방 사이의 중격(중간 벽)에 구멍(결손)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선천성 심장 질환으로 소아기에는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성인이 되면 피로, 운동 시 호흡 곤란, 빠른 맥박, 심방 부정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천성 심장병은 수술로 치료 가능하다. 쥬비와 같은 선천적 심방 중격 결손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 구멍이 크지 않으면 성장하면서 저절로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구멍이 큰 경우 일찍 수술하지 않으면 심부전으로 아이의 성장이 늦어질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 구멍을 막지 않은 환자의 경우 뇌졸중을 앓게 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어릴 때 구멍을 막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지난 10월 말 카자흐스탄에 부산시 의료기관 최초로 해외 거점센터를 설립하면서 쥬비의 딱한 사정을 접하게 됐다.

고신대복음병원은 부산시·부산관광공사 의료기관 해외 진출 지원 계획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게 됐다. 카자흐스탄은 경제 수준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쥬비의 외할머니는 카자흐스탄에서 간단한 수술을 받다 세상을 떠났다. 이런 경험 때문에 쥬비의 부모는 딸을 현지 의료진에게 맡기기 더욱 어려웠다고 한다.

쥬비의 수술은 흉부외과 조성호 교수가 맡았다. 조 교수는 현지의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선천성 심장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견디는 쥬비의 사정을 듣고 흔쾌히 수술을 허락했다.

쥬비는 부모와 함께 지난 11월 16일 입국하여 19일 수술을 받았다. 수술·입원비용은 고신대복음병원이 전액, 쥬비와 보호자,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의 취재진 항공료는 부산관광공사가 부담했다.

병원의 정성에 감동한 쥬비 부모는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료로 치료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참 많은 사랑을 받고 간다”고 했다.

수술을 집도한 조성호 교수는 “수술이 잘되어 기쁘다”며 “몇 주만 지나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고, 이후에 재발할 확률도 낮아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학 병원장과 조 교수는 23일 월요일 회진 때 쥬비의 병실을 방문, 쥬비에게 겨울왕국 인형과 케이크, 러시아어로 쓴 편지와 화환을 전달하며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선물을 받은 쥬비는 어린아이답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쥬비는 30일 퇴원한 후 본국으로 돌아가 계속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쥬비의 엄마는 “병원에서 받은 사랑에 무척 감사하다. 쥬비도 고신대복음병원 선생님들과 정이 많이 든 것 같아 떠날 일이 벌써 걱정”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임학 병원장님과 조성호 교수님을 카자흐스탄에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