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기윤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김은애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홍정길 이사장)이 11월 27일(금) 오후 서울 삼각지역 인근 노워리대강당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성서적 실천’을 주제로 2015 기윤실 포럼을 개최했다. 

기윤실 관계자는 이번 포럼에 대해 “우리 사회 주요 갈등 현상이자 원인으로서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 그리스도인과 교회의 책임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 기획하게 되었다”며 “종교개혁 500주년, 기윤실 창립 30주년을 맞는 2017년까지 경제·주거·교육·기회·보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약에서 나오는 평화 개념과 실천’을 주제로 발표한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는 초기 이방인 교회와 예루살렘의 유대인 교회 사이에 진행됐던 모금 캠페인을 사례로 들어 양극화 해소를 모색했다. 차 교수는 “예루살렘의 유대인 교회가 이방인 교회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상부상조하는 호혜적 코이노니아의 관계를 창출했다”며 “이는 양극화 해법의 중요한 암시를 던진다”고 말했다.

그는 “바울은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호 나눔을 통한 ‘균등’의 원리를 강조했다”며 “이방인 교회의 넉넉한 것이 물질적 여유를 가리킨다면, 예루살렘의 유대인 교회의 넉넉한 것은 신앙적·영적 유산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 간의 결핍을 충족시켜 주는 호혜적 나눔의 관계는, 아무리 풍족한 자들에게도 결핍이 있으며 아무리 부족한 자들에게도 나눠 줄 것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한다”며 “그리하여 물질의 양극화를 지양하고 서로의 존재가 불가피하다는 ‘빚진 자로서의 신앙고백’을 나눌 때, 자만할 수도 비굴해질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에게 사랑의 이름으로 한없는 후원의 의무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양극화의 현실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방치하는 우리들에게 심각한 도전의 메시지를 던져 준다”며 “어느새 교회 안에 들어온 세속의 잣대로 인한 각종 차별들이 가난한 영혼들을 멍들게 하는 현실을 드물게 찾아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이러한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가 앞장서서 빚진 자 의식을 가지고 나눔을 통한 균등의 체제를 이룰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평화가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이념의 수단으로 휘둘려 사람들의 일상적 삶의 현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 △21세기 평화신학은 평화가 호혜적이고 관계적 개념임을 명심해 상호 간의 소통을 통해 타자성을 존중하고 용납할 것 △훼손된 그 생명을 회복시키고, 분열되고 불화하는 제반 관계를 치유할 것 등을 꼽았다.

끝으로 그는 예수의 삶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며 “일용할 양식 이상의 물질적 탐욕에 빠진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양극화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벗어나 샬롬의 공동체를 이루기 바란다”며 “예수의 종말론적 희망을 회복, 바울이 제시한 호혜적 코이노니아와 균등의 원리를 실천해 우리 사회의 상생을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