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앵커. ⓒTV조선 홈페이지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앙인이자 정치인으로서 민주화운동, 금융실명제, 지방자치제, 역사 바로 세우기 등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세운 공이 많았지만, 임기 말 터진 IMF 사태로 인해 이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그의 업적들에 대해서도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TV조선이 26일 방송한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서 앵커 장성민 씨가 남긴 말들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장성민 씨는 “오늘 한국 정치의 큰 산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국회에 등원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그의 전광석화 같은 개혁의 리더십도, 그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밝은 웃음도, 그리고 새벽을 향해 뛰는 그의 모습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민주화를 향한 그의 포효하는 모습, 투쟁하는 몸부림, 카랑카랑한 외침은 역사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장 씨는 “그는 누가 뭐라 해도 우리 시대의 민주투사였고 개혁전사였다. 그는 야당정치를 할 때는 민주투사로서 역사의 전면에 섰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개혁의 전사로서 활화산 같은 열정을 뿜어냈다”며 “그가 이룩한 민주화와 개혁은 이 나라의 오늘을 있게 한 밑거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그는 평생 동안 군부독재정치 청산이란 숙제를 가슴에 품고 살았다. 그래서인지,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아니 심지어 걷고 뛰면서까지도 오직 이 땅의 민주화만을 생각했다”며 “그는 한 마디로 민주화의 상징이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그에게는 모든 것이 민주화로 통했다”고 했다.

이어 “민주화를 향한 두려움 없는 그의 용기는 군부독재의 폭압에 신음하며 떨고 있던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었다”며 “군사정권의 그 어떤 정치적 탄압과 유혹도, 그 어떤 위협과 협박도, 그의 민주화에 대한 신념을 꺾지는 못했다. 민주화를 향한 그의 펄펄 끓는 열정을 식히지는 못했다. 그에 대한 탄압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의 민주화 의지는 더 강해졌고, 투쟁 강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에 대한 탄압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는 마치 그의 민주화 불씨에 기름을 퍼부은 격이 되고, 민주화투쟁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났고, 일어나 다시 맞섰다. 그리고 민주행진을 계속했다”고 했다.

장 씨는 고인이 남긴 선물이자 과제로 ‘화합’과 ‘통합’을 꼽았다. 그는 “이제 민주 대 독재라는 이분법적 증오와 분열의 정치, 대결과 감정의 정치는 역사의 강물에 흘려보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긴 분노의 상처들도 역사의 강물에 씻어 보내고 새로운 통합과 화해의 시대로 나가라는 것이, 그가 오늘 우리에게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다”며 “우리는 이를 정치의 새로운 화두로 삼아, 이 땅의 정치가 화합과 통합의 정치로 나가는 역사적 모멘텀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분단 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통일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님,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는 이렇게 자유로운 나라에서, 이렇게 민주화된 나라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고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참 고마웠다”며 “오늘 당신을 떠나 보내는 우리 국민의 마음은 허탈함과 허망함으로 가득하지만, 우리 역사는 당신이 살아 있을 때보다 당신을 더 아름답고, 더 강하고, 더 훌륭한 정치인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