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 故 김영삼 대통령 서거 국회 추모예배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예배는 추모예배 준비위원회와 한국교계-국회 평신도5단체협의회(한평협), 4·19선교회 등이 주최했다.

예배에서는 감경철 장로(CTS기독교TV 회장) 사회로 박해용 장로(4·19선교회장)의 기도와 노경남 교장(굿뉴스사관학교)의 성경봉독, 새에덴교회 성가대의 찬양 후 장상 목사(전 국무총리 서리)가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시 18: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장상 목사는 “김영삼 대통령은 평소 ‘민주화’라는 가나안에 어떻게 들어갈지 노심초사하셨던 신앙의 사람”이라며 “과격한 성격에 행동파여서 가끔 실수도 있었지만 주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고 수제자로 삼으신 베드로를 떠올리게 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장상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장 목사는 “1979년 대통령은 의원직을 제명당했을 때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기가 막힌 말씀을 하셨다”며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말 같기도 하지만 역사에 대한 확신을 고백하는 말씀으로, 그러한 확신에 근거한 투쟁에 의해 마침내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새 시대를 허락하셨다”고 전했다.

또 “그럼에도 김 대통령은 ‘내가 예수 믿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는 티를 내지 않고, 신앙의 길을 조용하고도 굳건하게 가셨다”며 “그랬기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신앙의 길을 갈 수 있으셨다. 오늘 본문 말씀도 즐겨 읽으시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가 헌시를 낭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따뜻한 눈동자, 인자한 미소로 조국의 미래를 지켜봐 주소서’라는 추모 헌시를 낭독했다. 소 목사는 “한국 민주주의의 거산 고 김영삼 대통령님 / 어쩌면 우린 님이 떠나신 다음에야 / 님의 소중함을 더 애달프게 알았습니다 / 님이 한국 근현대사 속에 남기신 / 자유 민주주의의 족적이/ 얼마나 위대하고 큰 것인가를 / 님이 떠나신 후에야 더 사무치게 느끼고 있습니다 / 그토록 원하셨던 민주주의는 / 문민정부를 통하여 한 송이 꽃으로 피었는데 / 남북통일을 보지 못하고 가신 님을 생각하면 / 더 가슴이 아립니다”라고 읊었다.

인사말을 전한 김영진 장로(한평협 상임대표)는 “김영삼 대통령은 평생 자유와 민주주의, 정의와 평화를 일구는 일을 하셨다”며 “살아남은 우리들은 미완의 과제인 남북통일을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겠다”고 말했다. 추모사도 이어졌다. 김영주 목사(NCCK 총무)는 “당신의 삶은 우리에게 여전히 용기와 지혜가 되고 있기에, 벌써 당신이 그립다”며 “요즘 젊은이들은 ‘7포 세대’라 불리는데, 꿈이 있는 젊은이었던 당신께서 그들에게 다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이종걸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은 “김영삼 대통령은 기록의 정치인이자 정치 9단, 민주화 투사, 의회주의자, 개혁의 전도사이자 신념의 정치인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파란만장하고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사셨던 분”이라며 “그러나 어떤 수식어보다 중심이 된 것은 ‘독실한 신앙인이자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라고 했다.

국가조찬기도회장 홍문종 의원(새누리당)은 “어르신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솔선수범하셨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리더십과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까지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후대에 큰 모범이 되셨다”며 “많은 후배들이 어르신을 따라 정치의 길에 들어서기도 했다. 이제 천국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했다.

▲순서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 4·19 묘역이 위치한 강북구청 박겸수 청장은 감사인사를, 박주옥 목사(백석문화예술대)는 추모의 노래를, 채의숭 목사(대의그룹 회장)는 축도를 각각 맡았고, 헌화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는 국회의사당 마당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