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서공회 창립 120주년 기념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대한성서공회(이사장 이정익 목사) 창립 120주년 기념예배가 24일 오후 서울 정동제일교회(담임 송기성 목사)에서 열렸다.

이사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가 인도한 예배는 김현배 목사(이사, 이리제일교회 원로)의 기도, 이선균 목사(이사, 아현중앙교회)의 성경봉독, 손인웅 목사(부이사장, 덕수교회 원로)의 설교, 김호용 상임이사의 사업보고, 축사, 김동권 목사(이사, 진주교회 원로)의 축도로 드렸다.

‘아름답도다, 복음 반포 120년!’(사 52:7~10)을 제목으로 설교한 손인웅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한 성경의 반포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이라며 “또한 인간을 가장 복되게 하고 인간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성경에 ‘아름다운 발걸음’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대한성서공회가 걸어온 길”이라고 했다.

손 목사는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12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 성경을 번역하고 반포해 왔다.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라며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말씀을 따라 모든 종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달려온 아름다운 역사였다”고 전했다.

이정익 목사는 기념사를 통해 “성경의 번역과 보급은 한말 개화기 새로운 한국 역사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며 “성서공회의 역사는 성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성경을 보급한 것이 아니라, 성경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 심지어는 한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성경을 보급해 온 역사”라고 했다.

이어 “지나온 120년 동안 모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계속해 더 많은 성경을 보급함으로써 이 민족의 복음화와 한국교회의 부흥에 대한성서공회가 기여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한국교회 성도들과 외국 성서공회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의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축사한 엘레인 던컨 스코틀랜드성서공회 총무(왼쪽)가 대한성서공회 권의현 사장(오른쪽)에게 기념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김호용 상임이사는 사업보고에서 “한국의 성서사업은 지난 1895년 영국성서공회 한국지부가 서울에 설립되면서 시작됐다”며 “한국교회가 1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성서공회를 통해 성서가 널리 보급돼 많은 이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축사는 일레인 던컨 총무(스코틀랜드성서공회), 므쿵가 므팅겔레 총무(탄자니아성서공회), 마코토 와타베 총무(일본성서공회), 송기성 목사(정동제일교회 담임)가 전했고, 유진 하베커 총장(세계성서공회연합회 이사회 전 의장, 테일러대학교)과 마이클 페로 총무(세계성서공회연합회)는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했다.

이들 중 유진 하베커 총장은 “대한성서공회가 감당하는 사역과 섬김에 항상 깊은 인상을 받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수행한 모든 위대한 일들에 대해 약간의 부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120년은 정말 긴 시간이다. 주님의 은총으로 대한성서공회가 이러한 섬김을 머나먼 미래에까지 이어나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송기성 목사는 “성서공회의 역사야말로, 작디작은 겨자씨 한 알이 변해 새들이 깃들고 길벗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풍성한 나무가 된다는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며 “성서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는 성서를 전파하게 한다. 성서가 성령의 감동으로 쓰였듯, 성서가 전파되는 과정도 역시 성령의 역사인 것이다. 창립 120주년을 맞은 성서공회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대한성서공회는 이날 정동제일교회에 전시장을 마련, 그동안 보급해 온 다양한 한글 성서를 전시했다. 권의현 사장은 “전시된 성경들 중에는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희귀본 성경들이 많이 있다”며 “우리가 믿음의 유산인 성경을 돌아보는 자리가 될 뿐만 아니라, 성경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한성서공회가 창립 120주년을 기념해 정동제일교회에서 한글 성서 전시회를 열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