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시련의 눈과 비가 없이 이루어지는 기쁨과 감격은 없습니다. 기쁨이란 고통을 통과하여 얻는 감사의 결정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더 커졌다는 것은, 아픔과 눈물 그리고 갈등을 지나오며 그것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더 깊어졌다는 것은, 묵상의 깊은 밤 후에 지금이 아닌 그 뒤의 일을 바라보며 감정과 표현이 더 그윽해진 것입니다.

삶이란 가져야 할 생각과, 해야 할 말과, 이루어야 할 행동과 결정들, 그리고 곁에 두어야 할 사람과, 있어야 할 곳, 하고 싶은 것, 가진 것, 무엇인가 스치고 남긴 자국, 이러한 모든 것들이 이루어낸 무늬진 형상입니다.

지나간 삶을 가슴 아파하지 않고 그리워하며, 지나친 사람들을 원한이 아니라 애틋함으로 추억하고, 이루어진 일을 후회가 아니라 감사와 고마움으로 여길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올 한 해도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였습니다. 감사한 일을 50가지씩 적어 보았고, 가슴 아팠던 일을 또 그만큼 적어 보았습니다.

삶이란 결국 가슴 아팠던 일이 감사한 일이 되고, 그 감사함으로 또 다른 가슴 아픔을 추슬러 더 큰 기쁨으로 나아가는 흐르는 강입니다. 

묵상의 거울 앞에 우리를 비추어 봅니다. 주장했던 것이 부끄럽고,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 가엽게 여겨지며, 남보다 내가 낫다 생각했던 그 유치함이 얼굴 화끈거림으로 느껴지니, 우리의 삶이 한 걸음 나아가기는 했나 봅니다.

삶이란 흘러가고 또 흘러가 내게 자랑스럽던 것이 슬픔 되고, 내게 아팠던 것이 잊지 못할 추억과 소중한 자산이 되곤 합니다.

고정되지 않은 삶의 흐름 속에, 우리는 내일을 준비하나 내일을 기약하지 않고, 오늘의 사람과 오늘의 관계, 그리고 오늘의 일과 오늘의 이룸에 우리의 힘을 다합니다. 그러한 순간의 행복과 기쁨을 쌓아 삶이 기댈 벽을 쌓고, 우리는 그 벽에 기대 잠을 청합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감사는 결국 삶의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이뤄지는 은총입니다. 오늘의 시련을 내일의 기쁨으로 감격할 수 있고, 내일을 바라봄만으로도 감격하는 삶을 이루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