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목사회 총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근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남가주교협)가 2년 연속 수석부회장 공석이라는 사태를 맞은 데 이어, 이번에는 남가주한인목사회(남가주목사회)도 2년 연속 출마자가 없어 수석부회장을 뽑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남가주 교계의 인물 부재 위기가 양대 단체의 발목을 제대로 잡은 셈이다.

먼저 남가주교협의 경우 현 45대 최혁 회장은 44대 박효우 회장의 임기 중에 공천위원회에 의해 수석부회장에 공천·선출·임명돼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수석부회장 임기를 보내고 회장이 됐으며, 현 수석부회장인 강신권 목사는 최혁 회장에 의해 4개월 전 수석부회장에 지명됐으나 현재 공천위의 벽에 가로막혀 회장에 출마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남가주교협은 자칫하면 회장 공석 사태까지 맞을 수 있다.

▲남가주목사회 엄규서 신임회장.

남가주목사회도 지난 48회 총회에서 수석부회장 출마자가 없었고, 총회는 “공천위가 후보를 추천하고 회장이 결정”하기로 결의했다. 48대 백지영 회장은 다행히 2014년 11월 17일(이하 현지시각) 총회를 마친 후 한 달 만인 12월 14일 취임식 전에 엄규서 목사를 수석부회장으로 발탁했다. 덕분에 2015년 11월 16일 윌셔크리스천교회에서 열린 49회 총회에서는 엄규서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무사히 승계하게 됐지만, 그 역시 수석부회장을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짐을 안게 됐다.

남가주목사회 정기총회에서 공천위는 수석부회장 선출 문제에 관해 “신임회장과 임원진에 위임하고 공천위의 심의를 받기로 한다”고 보고했으며, 총회원들은 그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총회에서는 교계의 인물 부재 현상에 대한 위기감을 강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남가주교협의 경우 2년 연속 “총회에서 수석부회장을 뽑지 못하는 사태”가 결국 회장 선출에까지 막대한 지장을 미쳤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총회에서 설교한 이운영 목사는 “우리 형제 단체가 회장 후보를 공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고, 회무처리 시간에 서요한 목사는 “회장·수석부회장 후보의 발전기금을 줄여 많은 사람들이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회원들 중에는 “발전기금의 많고 적음이 회원들의 참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총회는 발전기금과 관련된 정관을 수정하기 위한 위원회를 조직하기로 했다. 현재는 회장 후보가 5천 달러, 수석부회장 후보가 3천 달러를 기탁하게 되어 있다.

엄규서 신임회장은 취임사에서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실추되고 있다. 주님이 사용하시는 일에 최선을 다해 쓰임받고 교계 정상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는 25명 목사 회원과 이사장인 김재권 장로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