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특별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7일 열린 ‘한국교회,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동성애 특별포럼에서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동성애 관련 발표가 진행됐다.

먼저 전 합동신대 교수인 송인규 대표(한국교회탐구센터)는 ‘기독교 윤리적으로 접근하는 동성애 현상’을 제목으로 동성애에 대한 성경적·신학적 입장에 따라 주요 이슈를 바라보는 차이점에 대해 논했다. 그는 “사회적·법적으로는 금지와 허용, 성경적·신학적으로는 죄 유무, 학문적·실증적으로는 선천성 여부, 문화·미디어 측면에선 합당한가 등 동성애 현상이 나타내는 다양한 측면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렇듯 다각적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전해 오기 때문에, 분별력 있는 대처가 쉽지 않다”고 했다.

송 대표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관점을 성경적·신학적 입장에 따라 세 가지로 분류했다. “성경은 동성애를 하나님의 법도에 어긋난 죄적 현상”으로 설명하고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배치된다”는 ‘죄악설’, “동성애가 창조주의 의도와 맞지 않다고 보지만 이를 죄라고 명시하지도 않는” ‘불운설’, “한 대상과 정절(monogamus infidelity)을 지키는 관계로서 이성애가 그렇듯 동성애도 하나님 앞에 합당한 것”이라는 ‘결백설’ 등이다.

그는 “동성애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행동 방침은 그 성경적 이해와 맥을 같이하고,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취하는 여러 행동 방안은 그렇게 보지 않은 이들과 차이가 많을 것”이라며 각 입장에 따른 ‘동성애의 치유·변화 가능성’, ‘동성애자에 대한 조치·처방’, ‘동성애 소재의 대중문화에 대한 태도’, ‘동성애의 합법적 승인에 대한 요구’ 등의 차이점에 대해 살폈다.

▲송인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러면서 “그리스도인들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정적 마음 상태(homophobia)로 일관하는 것을 능사로 삼아선 안 되고, 동성애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연민의 태도와 감정이입의 능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들 중 누구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동성애자가 된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들의 울부짖음에 마음을 쏟고 이들의 하소연을 들어 줄 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 점에 있어 미국 교회와 사회가 주는 타산지석의 교훈은 자못 의미심장하다”며 “아무리 잡아도 5%조차 되지 않는 미국의 동성애자들이 오늘날 어떻게 미국 사회 전체에 대해 그토록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됐는가 하는 것으로, 사실 부분적으로 그것은 미국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저지른 잘못에 연유한다. 그들은 동성애자들에 대해 정죄와 비난, 심판만을 퍼부었지, 복음의 메시지와 동정 어린 눈과 편 팔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송인규 대표는 “그러므로 우리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들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시설·모임·사역을 마련해 상시적으로 운영하고, HIV 보균자와 가족들을 장기에 걸쳐 돌보며 상담하고, 필요한 재정적·심리적·신앙적 도움을 아낌 없이 베풀며, 적지 않은 규모가 필요한 에이즈(AIDS) 치유센터 건립과 유지에 기꺼이 참여하는 등, 동성애자들을 실제로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김종훈(자캐오) 신부(성공회 길찾는교회)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목회적 관점: 우리는 동일한 악마와 싸우는 존재들이다 -길찾는교회 사례를 중심으로’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동성애자들을 ‘성소수자’로 표현하면서, 그들에 대해 “사회적 소수자의 맥락에서 대면하며 환대해야 할, 하나님의 식구들”이라고 전했다.

3년째 길찾는교회에서 “성소수자들과 동행하고 있다”는 민 신부는 “누구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들을 끌어안는 방식으로 우리가 세워져 가고 ‘하나의 퀼트’로 만들어져 가는 것이 우리가 따르는 길”이라며 “우리는 ‘만물 안에 깃드신 하나님’을 고백하고 ‘창조’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므로, 차별과 소외, 배제를 통해 신앙과 교회 공동체를 세우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에서 문자적으로 열 번이 안 되게 언급되는 ‘동성애’라는 단어를 앞장세워, 성경과 그리스도교 전통 대부분이 주목하는 ‘다양한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의롭지 못한 구조와 관계의 문제’에 저항하여 바로잡으라고 증언하며 전하는 신학적 성찰과 신앙고백을 외면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라고 하기도 했다.

▲민김종훈 신부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민 신부는 “성소수자를 사회적 소수자의 맥락에서 받아들이고 그들을 ‘편드는 신앙’을 강조하는 제 목회적 입장은, 성경을 역사적·은유적으로 이해하고 성경이 가르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강조하는 성경적 입장에 가깝다”며 “저처럼 세계 성공회 공동체의 많은 이들이 그런 이해 가운데 성소수자 차별의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면서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길원평 교수(부산대 자연대학)는 ‘의료과학 측면에서 동성애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그는 “동성애는 인체 구조에 어긋난 비정상적 성행위로, 남성 동성애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행하는 항문 성관계는 신체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동성애가 유전이고 선천적이라는 주장도 과학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녀는 다른 성(性) 기관을 갖고, 인체 구조상 남녀의 성기관이 결합하여 성행위를 하도록 돼 있고, 항문 성관계는 항문 파열과 출혈, 다양한 성병 감염, 점액 과잉 분배와 여러 합병증 유발, 고통스러운 배변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며 “항문 성관계를 할 경우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정상 성관계보다 18배 높고, 국내 에이즈 환자들 중 43%가 동성 간 성 접촉에 의해 감염됐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보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선천적 영향을 동일하게 받는데, 2000년 대규모 조사 결과 그들의 동성애 일치 비율은 남성 11.1%, 여성 13.6%에 불과해 선천성 주장이 무색해졌다”며 “이 10% 내외의 일치 비율도 모두 선천적 영향이라 말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길 교수는 “동성애 옹호자들은 동성애 치유가 불가능하므로 그대로 용납하고 받아 줘야 한다는데, 알코올중독을 끊기 어렵다 해서 알코올중독자들에게 계속 술을 먹으라고 권장하느냐”며 “동성애는 중독 상태가 되면 끊기 어렵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끊겠다는 자신의 강한 의지가 있으면 치유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적·법적 접근’을, 정원희 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동성애 현상에 대한 한국 개신교의 반응과 태도’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