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한헌수 총장, 한국기독교박물관 권영국 관장(왼쪽 두 번째와 세 번째) 등이 개막식에서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김진영 기자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권영국)이 ‘한국 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근대의 기억, 신앙의 기록 -예수교서회의 문서운동> 특별전을 7일부터 30일까지 교내 한국기독교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박물관 권영국 관장을 비롯해 숭실대 한헌수 총장 등이 참석한 개막식은 7일 오전 전시실 입구에서 진행됐다. 권 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특별전은 한국기독교 선교 130주년을 기념해, 복음으로 사회를 계몽하고 민족적 자각을 촉구했던 조선예수교서회의 문서출판활동의 면모를 살피는 데 있다”며 “선교와 계몽이라는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헌신했던 예수교서회의 출판활동과 그 의미를 조명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축사한 한헌수 총장은 “예수교서회의 공헌 중 하나를 들자면, 바로 우리나라가 출판문화를 통한 지식의 전달 체계를 제대로 갖추도록 도운 일일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발전에 있어 기독교가 문서출판을 통해 어떤 공헌을 했는지 살필 수 있는 귀한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1890년 문서선교를 목적으로 창립된 예수교서회(현 대한기독교서회)가 발행한 기독교 문서를, 유형별로 분류해 총 21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예수교서회가 발행한 최초의 신앙서적 「성교촬리」(1894) 등을 통해, 기독교 문서의 사회 계몽적 역할과 근대 이행기 선교 역사에 대해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또 관람객들은 이승만·이상재 등 종로감옥에 갇혀 있던 개화 지식인의 개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옥중전도문고’(The Prison Library)를 통해, 기독교가 초기 개화 지식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수교서회가 발행한 문서들이 전시돼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한명근 박사(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예수교서회의 기독교문서 출판에 대해 “서회의 출판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급속도로 증가했다. 전도지까지 포함한 통계를 보면 1900년에 9만 743부, 1905년에 25만부, 1912년에 60만부를 넘어섰다고 한다”며 “서회의 서적 발행은 당시 한국에서 출판된 문서의 절반을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그는 “서회 발행물은 복음 전도에 큰 비중이 있었지만, 근대계몽적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면서 “한글 보급과 서양 사상의 적극적 유입, 새로운 세계관 형성, 현대문학 태동, 출판문화 발전 등에 기여한 공로가 그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서회의 문서운동 가운데 빛나는 성과가 바로 옥중문서를 통해 전도계몽활동을 전개했다는 점”이라며 “당시 대부분의 정치범들이 수용된 종로감옥에서 ‘옥중전도문고’를 운영하고 수많은 개종자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한 박사는 “서회의 기독교문서 간행은 기독교 선교 뿐만 아니라 한국 전체 출판계를 선도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근대 계몽과 민족문화 창달 등의 성과를 낳았다”며 “서회의 문서운동은 종교문화적·사회계몽적인 영역에서 한국을 근대사회로 이끈 것으로 평가받아 마땅한, 위대한 여정이었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