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장 진유철 목사(왼쪽)가 신임 부원장 이태준 목사(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여기가 이렇게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기적이야.”

나성순복음교회 국제금식기도원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예배에서, 제일 뒷자리에 앉아 있던 이주석 목사(순복음제자교회 원로)가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이 기도원 건축 당시 나성순복음교회 평신도였던 그는, 회계를 담당하며 눈으로 그 역사를 지켜봤다고 간증했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도 응답의 성산(聖山)이 되어온 이 기도원이, 남가주 교계의 영적 지형 변화의 중심을 자처하고 나선다. 마치 예수께서 30세를 기점으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사역을 시작하신 것처럼, 10월 4일(이하 현지시각) 창립 30주년 예배를 드린 이 기도원도 30년간의 “성실한” 준비 끝에 “위대한” 사역의 발을 내디딘다.

일단 눈에 보이는 변화는 리더십 교체다. 1985년 10월 11일 故 최자실 목사에 의해 이 기도원이 설립될 당시부터 30년간 부원장으로 섬겨온 고헬렌 목사가 은퇴하고, 40대의 젊은 이태준 목사가 취임한다. 원장직은 故 최 목사 이후 나성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대대로 맡아 왔지만 기도원의 운영과 실무는 부원장에게 위임되어 왔기에, 이번에 부원장이 바뀌는 것은 기도원 사역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밖에 없다.

▲고헬렌 목사(왼쪽)와 이태준 목사(오른쪽).

독신으로 40대에 기도원 사역을 시작한 고 목사는, 30년 동안 돌과 바위밖에 없던 150에이커 허허벌판에 3개의 성전, 10개의 숙소, 개인기도실과 부엌을 건축하며 말 그대로 물리적 지형 자체를 트랜스폼(Transform) 했다. 4일 이취임예배에서 기도원장인 진유철 목사(나성순복음교회 담임)는 “고 목사님의 눈물의 기도와 헌신적 사역이 있었기에, 황무지에 꽃을 피우듯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해 오늘과 같은 기도원이 됐다”고 치하했다.

고 목사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던 제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이곳에서 사역한 지 30년이 지났다”면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여러분의 격려와 기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목사는 “교포사회 초기에는 한 달에 두 번씩 성도들이 기도원에 올라와 3일씩 금식하며 기도했는데, 교포사회가 정착되면서 기도가 뜸해졌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기도원이 청년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교포사회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그들에게 ‘우리 기도원’이 되어 주길 바란다. 성도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는, 교포사회에 도움을 주는 기도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유철 목사도 리더십 교체와 이번 30주년을 기해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원’으로 개방하고자 하는 비전을 세웠다. 이 개방이란 단어 안에는 ‘적극성’과 ‘연합성’이 포함된다. 나성순복음교회와 기도원이 100% 후원·헌신해 초교파 연합 기도회, 미자립 교회 청소년 연합 집회와 연합 VBS 등을 이 기도원에서 연다. 찾아오는 사람만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찾아내 기도하도록 영적 운동을 일으키는 것. 진 목사는 과거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당시에도 교계 연합 미스바대성회를 처음으로 시작하는 등, 연합과 기도 운동에 각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진 목사의 이 비전에 대해 이태준 목사는 “오는 사람을 위한 기도원이면서 동시에 오게 하는 기도원이 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연합’과 ‘기도’란 단어가 어색해져 버린 남가주 교계의 영적 지형을 트랜스폼하고 리폼(reform)하려는 움직임이다.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컨폼(conform)이다. 트랜스폼, 리폼 다 좋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고된 작업 없이는 모두 무용하다. 이태준 목사는 “기도원이 분명히 변화되는 시점에 와 있지만, 정작 제게는 대단한 계획보다는 다만 주님께서 시키시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각오가 있을 뿐이다. 진유철 목사님의 영적 리더십 아래에서 고헬렌 목사님의 영적 유산을 이어받아, 하나님의 뜻을 찾고 행하는 기도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베드로가 말씀을 전하는데 성령이 임했다는 사도행전 10장 44절처럼, 말씀이 세워지면 성령도 임하시고 치유도 되고 기적도 일어난다. 하나님의 말씀이 세워지는 기도원이 되길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성순복음교회 교구장 출신인 이태준 목사는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신학석사(Th.M.) 과정 중 도미했다. 베데스다대학교에서 목회학석사(M.Div.)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풀러신학교 목회학박사(D.Min.) 과정 중이다.

기도원 주소: 30250 Gunther Rd. Romoland, CA92585
전화번호: 951-928-4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