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하고 있는 로렌스 우드 교수. ⓒ이대웅 기자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와 OMS선교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가 주관한 제13회 카우만 기념강좌가 2일 오후 진행됐다.

이번 기념강좌에는 애즈베리신학대(Asbury Theological Seminary) 로렌스 우드 교수(Laurence W. Wood, 조직신학)가 초청돼, ‘성령세례와 성결운동(The Baptism of the Holy Spirit and Holiness Movement)’을 주제로 이날에 이어 오는 6일 오전에도 강연한다.

2일 로렌스 우드 교수는 ‘존 웨슬리와 존 플레처의 오순절적 성결 개념의 발전 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서 그는 감리교의 창시자로 잘 알려져 있는 존 웨슬리(John Wesley)와, 그의 후세대 감리교 주요 지도자로 성결운동과 오순절운동의 뿌리가 된 존 플레처(John Fletcher)가 모두 성령세례를 강조했음을 논증했다.

이러한 내용은 성결운동과 오순절운동 모두 그 뿌리가 웨슬리에게 있음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그는 “감리교를 창시한 웨슬리와 성결운동과 오순절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플레처 사이에는 별 관련이 없다는 학설이 오늘날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우드 교수는 “존 웨슬리가 ‘오순절적 성결’이라는 플레처의 생각을 승인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마지막 설교들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1781년 출판된 ‘갈라디아서 4장 18절에 관한 설교’에서 웨슬리는 오순절적 성결과 성령세례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므로 19세기 미국 웨슬리언-성결 전통(과 이어진 20세기 성결운동), 현재의 오순절운동 등은 신자들의 삶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현존의 충만함을 만끽하기 위해 그들이 성령으로 충만해야 할 필요에 관한 존 웨슬리와 존 플레처의 설교에 자신들의 기원을 갖는다”고 종합했다.

이러한 성령세례를 오늘날 체험하기 위해서는 “성령 충만의 순간성만을 강조하면 이를 체험하지 못한 이들이 죄책감을 가질 수 있으므로,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며 “성결도 은사로만 생각해선 안 되고,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완전함과 역동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성결은 상태가 아니라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결단을 위해 성도들을 강단으로 초청하고 촉구하여 성령세례를 기다리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고, 결국은 간절한 기도가 관건이라고 본다”며 “여기에 웨슬리는 성령 충만과 성결을 사모하기 위한 장치로 ‘성찬’을 애용했다”고 했다.

▲로렌스 우드 교수가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로렌스 우드 교수는 강연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애즈베리신학교와 미국 교계 이슈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976년부터 40년째 애즈베리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그는 “애즈베리는 초교파 신학교이자 신앙고백적 학교로, 성서신학이든 실천신학이든 모든 교수가 웨슬리부터 강의를 시작한다”며 “지금 학교에는 자유감리교회나 C&MA, 나사렛 교단과 심지어 로마가톨릭 배경을 가진 학생들도 입학하지만, 철저히 복음주의적 학풍 아래 정통 신학을 배워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신학계의 문제점으로 우드 교수는 ‘열린 신학(Open Theism)’과 화이트헤드로 대표되는 ‘과정 신학(Process Theology)’을 꼽으면서 “이들의 시공간적 이해는 웨슬리와 복음주의, 성경에 맞지 않다”고 했다.

그는 “소위 열린 신학은 복음주의권에서 많이 회자되지만, 그들은 하나님께서 장소(공간)는 초월하시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시간)에 대해선 초월하지 못한다며 하나님의 진정한 초월성을 부인한다”며 “여기에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경험이 형성되고 발전된다는 과정 신학자들은 시간 뿐 아니라 장소에 있어서도 초월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애즈베리 신학교는 지난해 한 교수가 동성애에 찬성하는 책을 썼다가 해임당한 일이 있었다. 우드 교수는 “저희 학교는 동성애를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구약에서 동성애에 대해 예전적이나 의례적으로 반대하는 것과 신약에서 윤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제게는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동성애가 죄라는 것은 성경의 명백한 진술”이라고 했다.

그는 “동성애를 실제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문제이지, 마음속으로 갈망만 하거나 생각만 하는 것을 죄라고 보긴 힘들 것 같다”며 “이는 이성애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성(性)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사람들을 위해 있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지정하신 결혼관계를 파기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덧붙였다.

또 “동성애자들을 교회로 초청하는 일은 계속해야겠지만, 그들을 지도자로 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누구나 찾아오는 교회에서 동성애자들이 성경을 가르치고 목회자가 되면서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 정권은 ‘교육 균등’이라는 이슈로, 동성애자들의 입학을 반대할 경우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끊는 방식으로 여러 교육기관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대법원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 이후 미국도 힘든 상황으로, 보수적 신학교들의 동성애 반대가 위축되고 탄압받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어 쉽지 않은 문제”라고 전했다.

카우만 강좌는 서울신대와 OMS 후원 아래 초기 한국성결교회의 정신을 발굴·계승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3년부터 매년 가을 열리고 있다. 찰스 카우만(Charles E. Cowman, 1868-1924)은 1905년 동양선교회(Oriental Missionary Society)를 조직하고 한국선교에 나선, 20세기 초 성결운동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