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루터교세계연맹(LWF) 무닙 A. 유난(Dr. Munib A. Younan) 의장의 방한을 환영하는 ‘교계 지도자 초청 조찬기도회’가 2일 아침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유난 의장은 지난 2010년 독일에서 열린 LWF 제11차 총회에서 의장으로 선출돼,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오는 2017년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역시 난민 신분으로 기독교인이 돼 특별히 중동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98개국, 145개 교단, 약 8천만 명의 교인이 소속된 루터교는, 세계 개신교 교단 중 최대 규모다. 독일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에선 국교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지난 1947년 조직된 LWF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7년마다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1일 방한한 유난 의장은 이날 조찬기도회를 시작으로 기자회견과 판문점 방문, 기독교한국루터회(루터회) 제45차 정기총회 개회예배 설교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6일 출국할 예정이다.

▲유난 의장이 기도회에 참석한 교계 지도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테이블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전용재 감독회장(기감), 채영남 총회장, 황용대 목사, 이영훈 대표회장, 유난 의장, 김철환 총회장. ⓒ김진영 기자

이날 기도회는 김철환 목사(루터회 총회장)의 사회, 한영복 목사(루터회 부총회장)의 성경봉독, 채영남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의 기도, 김철환 목사의 환영사, 김영주(NCCK 총무)·이영훈(한기총 대표회장) 목사 등의 인사, 유난 의장의 답사 및 특강, 황용대 목사(NCCK 회장)의 축도 등으로 진행됐다.

김철환 총회장은 “분단의 아픔이 서린 이 백성을 위로하기 위해 오신 유난 의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난민으로 태어나 자랐고 지금도 난민들을 위해 활동하며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있는 그가, 한반도 분단의 아픔 역시 위로해 주길 바란다.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도 더욱 기도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주 총무는 “기독교의 역사를 새롭게 쓴 마틴 루터의 후예인 유난 의장의 방한을 환영한다”면서 “그의 방한을 통해 한국교회가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꿈을 꿀 수 있었으면 한다. 특히 팔레스타인 고난의 역사를 짊어지고 있는 그의 메시지가, 여전히 고난 가운데 있는 한민족에게 격려와 용기가 되길 원한다”고 했다.

▲특강하고 있는 유난 의장. ⓒ김진영 기자

유난 의장은 답사 및 특강을 통해 “한국은 오랜 세월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다. 무력과 전쟁은 절대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직 통합과 화해, 화합이 평화를 구축할 것”이라며 “따라서 절대 전쟁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가 진심을 다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는 곧 세계의 평화를 의미한다. 이것이 제 기도이자 희망”이라면서 “살아 계신 주님께서 각 지도자들의 마음에 평화를 향한 의지와 믿음을 심어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자유는 오직 기도로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늘 이 자리를 갖는 것이고, 또한 제가 여러분들을 만나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난 의장은 기도회 후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 한 번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그 어떤 정치적 이슈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은 과거 정치·경제적 많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경험이 있다. 앞으로도 통일 문제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아시아에 큰 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LWF는 오는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세계교회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유난 의장은 이 같은 준비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교회의 연합과 개혁을 지향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유난 의장은 김철환 총회장에게 ‘청년희망펀드’ 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기도회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은 세계 루터교 선교의 핵심”이라며 “LWF 역시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동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영훈 대표회장, 유난 의장, 김철환 총회장이 기도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