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9장 강박증의 치료와 사례(4)

청소년의 강박증 치료는 강박증의 치료원리에 기초하여 진행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이라는 특성이 고려돼야 하지만, 치료원리에서는 강박증이라는 병리적인 특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치료에서는 청소년이라는 심리적인 특성이 더 많이 참작되어야 한다.

1. 강박증 치료의 과정과 단계

강박증의 치료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다만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정신역동치료의 방법에 따르기로 한다. 정신역동치료는 강박증을 가장 먼저 연구하여 치료해 온 역사를 갖기 때문이다.

정신역동치료는 청소년 강박증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치료하게 될까? 물론 드러난 의식의 현상이나 증상보다도 무의식에서 내재해 있는 원인을 파악하고 그것을 드러내어 해소하는 것을 위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환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의식화시키고 그것을 해소하여 진정한 원인이나 요인을 말끔히 해소하는데 중점을 두려는 것이다.

이런 것은 환자가 반드시 인식해야만 하는 무의식의 특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발전적으로 정리해 나가는 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청소년 강박증 과정에서 작용하는 기제를 적절히 드러내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해소할 것은 해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내부 심리세계에 대한 묘사와 출현하는 자기(Self)에 대한 환자의 경험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고 보아야 한다.

1) 투사의 파악과 해소

심리학에서 투사(projection)는 자신이 무의식에 품고 있는 공격적인 계획과 충동을 남의 것이라고 떠넘겨 버리는 정신기제라고 했다. 이 투사는 자신의 실패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으로, 이것이 무의식에 존재하면서 자신에게 불안을 주는 충동이나 욕구들이다. 다만 투사가 사고의 형태로 투사되면 망상이 되고, 지각의 형태로 투사되면 환각이 된다는 점에서 투사의 내용은 내사적인 조직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투사의 어떤 요소가 자기 표상으로부터 대상 표상으로 전이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서술될 수 있다면, 그 원천은 자기 체계로 남아서기에 투사에 포함된 외재화는 심리 내적인 과정이 된다.

청소년 강박증 환자는 때로 중요한 대상에 대한 실망 및 그 대상에 대한 분노와 직면할 때 강한 위협을 느낀다. 그들은 이런 관계에서 오는 양가감정을 견디지 못하며, 대상에 대한 분노를 직면하지 못한다. 이는 자아가 중요한 대상의 상실로 인해 고통을 당했거나 고통을 당하게 될 상황 및 환경과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되기 때문에 자아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오는 부적절감과 취약감에 직면한다. 그리하여 투사는 자기 존중감 및 그와 관련된 자기애를 지지하는 내적 요소를 보존하기 위하여 작용한다.

이런 것을 보면 투사는 일종의 자기방어임이 틀림없다. 실제로 청소년 강박증 환자는 자기를 방어하는 기능으로서 투사를 사용하지만 그 방어의 투쟁은 고통스럽고 자기(Self)의 부분을 거부하고, 자신의 자기감과 주변의 대상 세계와의 관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관계의 파편을 자신에게 귀속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때 투사는 어떤 대상과의 왜곡된 관계를 보존하지만 거기에는 투사된 자기의 부분을 상실하고 자기의 성장과 통합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관계를 맺는 역량이 손상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투사의 원천을 생각한다면 일단 초자아의 투사를 생각할 수 있다. 초자아 투사는 빈번하게 투사적 왜곡의 기초로서 작용한다. 초자아 투사는 자율성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이들의 자율성의 감소는 초자아 공격성의 다른 효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투사로 인해 환자는 부적절한 느낌, 낮은 자존감, 무가치감, 수치심, 죄책감과 같은 감정을 유발한다.

청소년 강박증에서의 투사는 자율성에 대한 내적 위협과 연관된 내적 상실감 및 허망감에 대한 방어로서 사용될 수 있다. 만약 자율성에 대한 위협이 외부로부터 온다면, 적어도 내적인 공허감은 감소될 수 있고, 그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다. 그러나 내적인 위협에 직면해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초자아 투사는 실로 청소년 강박증에서 나타나는 투사와 더불어 내사라는 전체적인 문제 가운데에 매우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 치료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환자가 자신의 문제는 자신의 것임을 이해시키고, 그것을 인정하고 수용하여 다시는 그것이 내면에서 작용하지 못하도록 도와야 한다.

2) 내사의 파악과 해소

청소년 강박증의 치료에서 내사(introjection)는 자신의 것이 아닌 상대방의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가 자신의 것이 되어버린 현상이다. 이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사 개념은 내사 조직으로부터 나오는 이차적인 파생물로 간주되는 투사와 함께 강박적 과정의 중심적인 차원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환자에게 강박적 구성은 투사체계를 지지하고 명료화한다고 보아야할지 모른다.

내사 개념은 원래 자기애적인 동일시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론에 기초한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개념을 우울증에 대한 분석에서 최초로 도입했으며, 이후의 초자아형성 과정을 설명할 때 내재화의 본질적 기제로서 적용했다. 그러면 이런 내사 기제는 상실된 대상관계의 내재화를 통한 대상의 심리내적인 보존을 의미한다. 실제로 강박증 환자는 ‘부모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계율이나 법칙, 그리고 규칙 등을 진정한 자신의 삶의 태도나 방법으로 수용하여 준수하려는 특성이 강하다.

내사는 대상의 내재화가 자아와 대상 사이의 모든 구분을 없애버리는 정신병적인 증상과, 자아와 대상 사이의 구분을 유지하며, 대상의 분리됨과 개별성을 인정하는 보다 분화된 동일시 사이에서 중간 영역을 형성하는 특성이 있다. 이때 내사는 그 대상이 환자의 내면세계에서 한 부분이 되는 내재화가 이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내사된 대상은 환자에게 내재화된 대상 파생물의 내용과 환자의 자기감 사이에 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하여, 환자 안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고 항상 객체화될 수 있는 잠재성을 보유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생각하면, 환자의 내사는 대상의 분리됨을 받아들이거나 견디지 못하는 무능력을 반영하며, 분리 혹은 버림받음에 대한 위협을 회피하는 수단인 방어기제가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환자의 내사는 대개 아동기에 부모의 성격 조직에 의하여 제공된 요소들이 내재화되면서 그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내사조직은 양쪽 부모의 성격 유형이 결합된 요소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내사도 부정적인 내사도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부정적 내사가 심한 경우에는 ‘병리적 내사’로 간주한다. 병리적 내사는 여러 병리적 요소가 작용하는 가정 환경에서, 그리고 환자의 부모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제 환자의 내사는 해소되어야 할 요인이자 증상이다. 실제로 이런 내사는 환자에게 공격성과 자기애라는 양극의 양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공격성은 환자의 피해의식의 형태로 표현되는 반면, 자기애적 요소는 우월감 대열등감으로서 표현된다. 환자는 이 둘 중에 어느 하나를 중심으로 해서, 혹은 이 둘이 혼합된 내재적 요소를 중심으로 해서, 자신의 자기감을 구조화한다. 그러면 자기애적 내사로 인해 환자는 자신을 우월하고 특별하며, 특권을 가지고 있고, 완벽하며, 자격이 있는 위대한 사람으로 보려고 한다. 반면 열등감 내사의 측면은 스스로를 열등하고 무가치하며, 부끄럽고 비굴한 사람으로 보려고 한다.

이런 내사는 우울증 환자와 편집증, 그리고 강박증 환에게서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로 인해 환자는 피해의식 및 열등감 내사의 측면을 갖고 살아간다. 이는 그들이 스스로에 대한 내면 경험이 지닌 공격적이고 자기애적인 측면을 억압하거나 거부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이때 강박증 환자에게서 피해의식 내사는 환자의 내면적이며 주관적인 의식의 영역을 지배하는 경향이 있는 한편, 공격적 측면은 적대적이며 파괴적인 가해자 형태로서 외부로 투사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치료자는 이들의 주관적인 열등감 혹은 피해의식과 같은 내사적인 요소를 알아차리고, 이를 자각하게 만들어 해소하도록 도와야 한다.

3) 부정성 해소와 긍정성 증가

청소년 강박증 환자의 치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이 없다는 문제이다. 이것은 모든 강박증 환자가 자기고 있는 보편적 문제이며, 임상에서 주로 강박적 표현을 표출하는 환자에게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강박증 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본래 자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여 자신감이 갖지 못하는 특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에 이때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는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의미 있는 치료 작업을 가로막는 장애를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이런 것은 그들이 자신을 억지로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해도 내면에서는 그다지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서 드러난다. 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에 대하여 우월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경이 쓰이며 불안해 한다.

그들의 불안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에게 ‘이것 아니면 저것’ 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나 사고의 경직성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더 원인적인 것을 들라면 아마도 그들의 부정성에 기인한다. 그들의 부정성이 미래의 불안을 유발하고 신경증적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들이 내면에 가지고 있는 부정성은 긍정적으로 바꾸는 문제가 될 것이다. 그들에게 긍정성의 증가는 불안을 해소하고 어떤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게 만드는 유연성을 산출한다는 점에서다.

이런 경우 치료자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임상에서 그들의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바꾸는 문제가 그다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한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그것은 그들의 부정성을 단순히 긍정성으로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들에게 객관성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객관성은 긍정성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산출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그들에게는 내면에 부정성이 높지만 그 부정성은 알고 보면 지나친 주관성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런 문제는 강박증 환자들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신적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긍정성을 위한 객관성의 증가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여기에는 치료자의 무던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다. 이를 위해서는 치료자가 먼저 그들의 부정성의 정체를 올바로 알아야 하고 객관성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 삶에서 자신의 방법대로 굳어진 사고나 삶의 태도 등이 거의 부정성에 기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긍정성으로 이해하는 과정에서 봉착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자신의 방법이 옳다고 믿고 행동하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의 방법이 옳다고 확신하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현실적으로 맞아 들어가지 않을 때에는 확신이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논리적 위주의 삶을 산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부정성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주관성에 의해서 행동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치료자는 그들에게 객관성의 증가를 시도해야 하는 구체적으로 구분해 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그들이 어떤 것에 능력이 없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능력이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하고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들은 점차로 객관적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긍정성이 증가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긍정성이 증가되면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가 유연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4) 자율성의 강화와 증가

청소년 강박증은 수동성이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 그들은 규율을 잘 따르고 질서를 잘 지키는 문제는 이러한 수동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스스로 나서서 하는 일보다는 시키는 일을 잘하려고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시키는 일을 잘하려고 하는 심리적 근저에는 보다 인정을 받고자 하는 심리도 함께 갖고 있다. 그러니까 그들은 더욱 인정을 받고자 누가 보지 않아도 규율을 잘 지키고 시키는 일을 잘 하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일단 자율성의 문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자율성은 무엇엔가 기대거나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특성이다. 여기에는 능동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건강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고 있다. 실제로 그들은 주어진 규율이나 질서를 지키는 것에는 모범적이지만 스스로 어떤 일을 처리해 나가는 데에는 상당히 수동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들의 능동성과 아울러 자율성의 결여라고 보아야 한다. 그들에게 자율성의 결여는 일종의 강박증의 방어기능이라고 볼 수 있는 강박적 방어의 경직성인 것이다.

치료 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강박적 방어의 경직성을 다룰 때에는 자율성이 부족하고 쉽게 퇴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때때로 그렇게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러한 방어가 강하고 겉으로 보기에 침투하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은 취약감이 근저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자율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들의 자율성의 결여는 치료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초점이 된다. 심지어 그들은 임상적 상황에서 경직되고 위협을 느끼는 거짓된 자율감을 유지하거나 드러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때 치료자는 자율성의 결여를 해소하여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율성의 강화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투사적 방어이다. 투사적 방어는 그들에게 이제까지 해오던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고 고집하게 만들어 그들의 행동을 개선하는 것을 뒤로 미루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이런 것을 다르게 ‘고착’이라는 것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실제로 고착은 대체로 강박적 구성이 어느 정도 발달되었고 어느 정도 확고한가의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런 강박적 구성이 현실의 실패에 특징지어지거나 또는 정신병의 다른 징후를 부차적으로 수반한다 해서 치료적 개입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가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거기에는 치료적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치료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치료자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정신병적 신념이 치료를 통해 어느 날 갑자기 변화하는 것을 보고 놀랄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그들의 자율성은 투사적 방어의 해체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자율성이 증가되거나 강화되면 그들이 내면에 갖고 있는 투사적 방어도 해소되는 결과를 산출하게 된다는 점에서다. 물론 치료자가 투사적 방어를 다루기 위해서는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투사적 방어가 그들에게 다양한 정도의 부인 혹은 현실검증의 실패를 수반할 때, 치료적 맥락에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5) 자기애의 강화를 통한 확신감의 증가

강박증은 자기애가 약한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약한 자기애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것, 즉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은 그들이 지식위주의 삶을 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내면의 허약성으로 인해 불안하고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그들이 어떤 분야에서는 남다른 지식을 갖고 있음에도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어떤 분야에 지식이 많다면 다른 사람보다도 더 많은 자신감과 확신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들의 자신감의 약화, 즉 확신감의 결여는 내면의 허약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이들의 내면의 허약함은 일단 자기애의 약함으로 보아야 한다.

자기애의 허약을 말하자면 내면이 강하지 못함을 말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발전시키지 못한 결과가 자아의 위축을 초래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자신의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보다는 타인, 즉 부모나 권위자의 말을 순순히 따른 데서 연유된 것이다. 이로 인해 그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자기애가 유약하거나 허약하다는 결과로 확신감을 갖지 못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에 어렵겠지만 부모의 말보다는 자신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이 자기애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산출한다는 역설이 존재한다.

2. 강박증의 사례와 상담치료

내담자는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내담자는 1학년 때부터 최근까지 자기 반에서 2등을 줄곧 유지해 왔으며, 최고는 전교 16등으로 자기 반에서 일등을 한 경력이 있다. 그 때가 2학년 1학기 때의 성적이었으나 2학년 2학기 때 기말고사 결과 성적이 전교에서 86등으로 떨어졌고 학급 동료들에게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내담자는 이상한 생각이 머리 속에 자꾸 떠올라서 의지로 억제할 수 없으며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 이런 내담자의 증상은 강박증으로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이상한 행동을 알고 아들의 치료를 의뢰하게 되었다. 내담자는 1주일에 2회씩 상담 치료로 1년간 치료를 받아 증세가 깨끗하게 사라진 경우이다.

1) 치료를 위한 기초과정

내담자의 성격은 내성적이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으며 대인관계가 좀 미숙하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서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적극 동참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는 대개 주로 내신 성적에 관련된 봉사활동을 같이 해야 할 경우이거나 친구가 필요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이 설 때이다. 학교성적에 상당히 관심이 많고, 전교 10등 내외, 반에서는 1-2등을 하고 있다. 마음은 상당히 여리고 예민하며, 때로는 방어적인 행동을 하며, 친구들과는 거의 싸우는 일은 없고, 비교적 모범생으로 불리우고 있다.

내담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긴장하면, 눈을 깜박이던지, 코를 킁킁거리든지, 훌쩍이는 버릇이 있다. 그가 관심을 가질 때에는 상황을 편하게 해주면 없어지곤 하는 틱-현상이 있었다. 그는 가끔씩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왠지 불안하다는 말을 종종 했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스스로 공부에 관심을 가지며, 기대이상으로 잘 하고 있다.

부모는 비교적 공부에는 잔소리를 안 하는 편인데, 본인이 성적이 떨어지면 불안해하고 긴장을 하는 편이다. 부모는 공부보다 아이의 사회성이 걱정이 되어 항상 친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보니 2학년 때는 친구에 관심을 가지고 종종 어울리며 노는 것도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보니 공부에 지장이 많다고 하며 3학년 때는 친구보다도 공부만 하려고 한다.

내담자는 학원은 안 다니고 주로 혼자 공부하는 편인데 수학만큼은 1학년 때부터, 이틀에 1시간씩 2년간 지도를 받았다. 그런데 지도교사가 강박적인 성격으로 수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지나친 과제를 부과해 언제부터인가 그는 지도교사에 대해 짜증을 내고 부담을 느끼는 듯 했다. 부모는 그의 의사를 존중하여 수학과목의 과외를 끊었는데, 막상 끊고 보니 걱정되는 증세가 발견됐다. 책을 읽다가도 단어 하나 하나의 뜻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며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는 이제 책을 읽는 시간에 비해 책장은 거의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의문이 생기면 아무 종이에나 단어를 끄적거린다.

내담자에게는 의문사항이 아주 기본적인 단어나 수학에 관한 것이다. 예를 들면, 너와 네의 차이점, 앞과 뒤의 차이점, 계곡, 골짜기, 능선, 산허리의 차이점, 왜 10이 2의 다섯 배냐 등 본인이 사전을 찾아보는 것도 아니고 아빠나 제게 질문을 한다. 대답을 해주지 않고 찾아보라고 하면 찾지는 않고, 그냥 지내다가 또 다른 내용을 적는다.

내담자는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에 공부와 관련되지 않은 의문이 떠오르면 그 생각 때문에 수업 내용에 집중이 안 된다. 심지어 친구들과 어울리다가도 문득 의문이 생기면, 메모를 못해 불안하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집중이 안 된다. 요즘엔 공부는 거의 안하는 편이고 집에 오면 TV보고, 놀고 자유롭게 보내는 편인데 잠자리에 들면, 꼭 책을 펴놓거나 공부는 안하면서 메모를 한다.

내담자는 6세 될 때까지 부모가 직장에 나가는 관계로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할머니는 막내인데 큰집에 아들이 없다 보니 정성을 들여 낳은 첫 손주이기에 정말 애정이 깊었다. 밤에 잘 때 서로 데리고 자려 한다든지, 외출 시에 서로 아이를 품에 안고 가려고 한다든지 등으로 나타났다. 나중엔 너무 지쳐 제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6개월간 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이다. 그 무렵 신경이 예민한 어머니는 지금도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아이를 심하게 처벌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어머니는 명상, 단전호흡, 전문상담교육과정 등의 무던한 노력으로 심리적 문제를 상당히 극복하였다. 어머니는 아아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고, 아들은 남편보다는 감정적으로 어머니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이 아들은 초등 6학년인 남동생이 1명 있다.

2) 진단을 위한 분석

내담자의 강박증은 머리에 쓸데없는 생각들이 침투해 들어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세차’와 ‘새 차’의 차이점, ‘원’과 ‘구’의 차이점, 왜 3+5=8이 되는가 등이었다. 떠오르는 생각을 억압하지 말고 떠오를 때마다 노트에 적어서 치료자에게 가져와 보라고 했더니 약 48개 정도를 노트에 적어왔다. 보통 하루에 48개 정도가 머리에 떠오르고, 이런 생각 때문에 공부에 집중이 안 되고 공부에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생각은 끊임없이 머리에 침투에서 마음의 집중을 흐려 놓는다. 떠오르는 생각들이 언제나 같은 생각들이 반복되고 있고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서 의문스러운 것이 새롭게 등장한다.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내담자의 과제 해결 시간도 줄어들어서 점점 초조하게 되고 있다.

상담치료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수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내담자에게 머리에 생각을 억제하라고 해서는 해결될 수 없다. 심한 억압 때문에 생긴 문제임을 모르고서는 해결할 수 없다. 내담자는 불안 때문에 시간에 쫓기게 된 것이다. 과제물들이 제 시간에 해결이 안 되고 계속 밀리고 학급에 석차는 계속해서 떨어질수록 내담자는 이것을 만회하려고 강박적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부모님은 내담자의 행동을 억제하라고 하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을 하지 말라고 억압하고 있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평소의 성적을 회복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강박증은 일종의 불안증이자 신경증에 속한다. 내 의지로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의지 때문에 강압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내담자는 일상의 조절력을 잃어 조정당한다. 이러한 강박증 환자들의 특징은 완벽주의적이고 기계처럼 실수 없이 빈틈없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자기주장이 없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계획하지 못하고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의 의지에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편이다.

사람의 마음은 기계처럼 실수 없이 정확하게 하려 할수록 사람은 더욱 실수를 조심하게 되고, 더욱 긴장하고 항상 빈틈없이 하게 된다.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고 하고 자신의 결함을 감추려고 하기에 자신의 단점을 모욕으로 수치심으로 부끄러움으로 생각하고 억압하기에 생긴다.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감추려고 해도, 자신으로부터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단점을 떼어내 없애려고 하지만 자신의 무의식 속에 숨어 버리고 자신의 의지의 힘으로 억압해서 누르고 있어야 하기에 일하는데 그 만큼 에너지가 감소하게 된다. 이때 눌려 있던 결점들은 자아(ego)의 힘이 강할 때는 별 문제가 없으나 자아의 힘이 약화되면 뚫고 나온다. 무의식의 힘이 의식보다 크다는 점에서 생각하면 유사한 자극에 힘을 얻어 방어막을 뚫고 의식 속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이 내담자에게는 강박증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이런 증상은 눌러도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이 떠오르게 된다. 최근에 많은 학자들의 실험이 프로이드의 억압 이론을 입증하였다. 억압하면 의식적으로 잊어버리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늘 그 생각이 떠오르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기 때문에 잊어버린 것이 아니고 오히려 비슷한 자극에 예민하게 되고 그 결과 끊임없이 그 생각에 집착하게 된다. 그 때문에 그 생각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고 반복해서 그 생각을 강화시키는 꼴이다. 이는 억압하면 할수록 더욱 강박적이 된다는 이유이다.

3) 치료 과정

내담자는 그해 겨울 방학 때 스스로 공부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15일 동안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상하게도 자꾸 이상한 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라서 지울 수가 없다. 계속 이상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기 시작했기에 내담자는 아무리 머리를 흔들고 생각을 지우려고 했지만 지울 수가 없다. 내담자의 이러한 행동은 확대되어 잠자리에 들어서도 잠이 잘 오지 않고 누워서 책을 보겠다고 펴 놓고 있지만, 공부를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주의집중이 되지 않고 산만하게 되어갔다. 증상의 치료에서 다음과 같은 과정이 진행됐다.

첫째로 내담자에 대한 심리분석이 시작되었다. 내담자는 장남이었고 3살 아래 남동생이 있었다. 남동생은 별 문제가 없었다. 아버지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전공과 무관하게 백화점에서 포장하는 일을 경영하고 어머니는 중학교 교사였다. 내담자는 어머니가 직장 생활로 친할머니 밑에서 성장하였고 할머니와 과도한 밀착 관계로 어머니가 아들과 소외감을 느껴 아들을 놓고 할머니와 갈등을 유발하다 정신과를 6개월 동안 찾은 적이 있었다.

내담자는 지금 현재에 특별한 과외 활동은 하지 않고 있지만, 어머니가 권유해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다니고 있는 속독 학원과 인근에서 수학 개인 교수를 받고 있었다. 다른 과외는 본인이 별로 원하지 않아서 특별히 다니고 있는 과외는 없었다. 내담자의 하루 일과를 분석해 본 결과 내담자는 학교 공부를 마치면 곧장 집으로 와서 그 날의 과제물을 챙기고 복습을 하고 저녁 때 내일 있을 학과목 예습을 하고 있는 평범한 모습이다.

내담자는 속독학원에 대해서도 어머니가 다니라고 해서 약 1년 6개월 정도 다니고 있으나 특별한 효과는 없었고 앞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계속해서 다니고 있다. 수학과외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강압적이고 성적이 오르지 않자 과제물이 많아지고 처벌적이어서 다니고 싶지 않은 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어머니의 친한 친구가 수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로 내담자에게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을 억제하지 말고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다. 내담자는 친구가 없다. 초등학교 때 자신의 친구를 집에 초대한 것이 없고 친구의 집에 가 본 적이 없다. 지금도 1학년 때의 몇몇 친구 이외에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내담자는 친구가 왜 필요한가? 공부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친구 사귀는 시간에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될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하지 말 것과 사람은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고 그 단점을 받아들이고 수정해 나가는 것이 건강한 사람임을 인식시켰다. 친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친구에게 자신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게 했다.

내담자는 자신의 비밀을 친구들이 알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이러한 내담자의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자신의 문제점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이야기하게 했다. 수학 과외를 그만두게 하고 속독 읽기 훈련을 그만두게 했다. 속독 읽기 훈련이 내담자에게는 오히려 긴장을 증가 시키고 주의, 집중을 높이는 것이 아니고 그 반대라는 것을 이야기 하고 어머니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하였다.

자신의 마음에 억압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수록 몸에 쌓인 긴장은 풀어지게 되어 있다. 이런 경우에 감정의 방출은 몸의 긴장을 풀어지게 하고 불안이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으로 문제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면 잘못이기에 상담치료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의 하루 일과를 다시 조정하게 하였다.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억압하지 말고 그대로 무시하고 내 버려두라고 했다. 누르면 더욱 더 심해진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사람의 마음은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인식시켰는데, 이는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모두 다 암기해서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식시켰다.

분석 과정에서 내담자는 한번 배운 것을 암기하지 못하거나 머리에 넣지 못하면 ‘자신이 무능하기 때문이 아닌가? 왜 배운 것을 까먹는가?’를 걱정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했다. 한번 배운 것을 다 아는 사람은 없기에 배운 것이 그 다음에 생각이 나지 않으면 편안하게 또 다시 그것을 배우면 되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과거에 배운 것을 다 아는지 물어보게 했다. 부모님의 답변도 치료자와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고 모르는 것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게 되었다.

셋째로 일상의 생활에서 감각을 회복하게 했다. 하루 일과를 너무 빡빡하게 짜지 말고 느슨하게 해서 조금씩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치료 5개월 후에 내담자는 3학년 중간고사에서 평소의 실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반에서 2등이고 전교에서 35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내담자의 자신감은 점점 더해 가던 그 해 여름 방학에 스스로 방학 계획을 세우게 하고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는 시간을 갖게 했다. 친구들과 낚시도 가고 친구들과 캠프에 가서 어떻게 어울리는가를 배우게 했다. 친구에게 이러 저러한 말을 스스로 하면서 친구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게 했다. 친구들을 생일날 초대하고 친구들과 일상의 온갖 이야기들을 털어놓게 하였다. 공부보다도 친구들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게 하였다. 학급 동료들에게 친밀하게 대하고 친구들의 소중함을 알 게 하였다. 내담자는 사춘기 중반기에 들어가 있으므로 사춘기의 특징인 친구들과의 관계 문제에 지금까지 등한시 한 것이 밝혀졌다.

4) 치료의 종결

내담자의 부모님은 아직도 야외 가족 나들이가 초등학교 시절처럼 한 가족이 어울려 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내담자에게 이제 가족들과의 관계를 느슨하게 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게 했다. 부모님에게 자신의 의사를 자유스럽게 표현하게 하는 훈련을 강화시켰다. 이때 하기 싫은 일은 아니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하도록 했다.

1학기 기말 고사에서 내담자는 2등으로 1 등과 불과 몇 점 차이로 따라잡을 수 있게 되었다. 여름 방학을 계획한 대로 알차게 보내게 되었고 자신감이 한층 높아졌다.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철저하게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고 교과서에 없는 내용을 강의하는 선생님의 과목을 고등학교 참고서를 사서 그 부분만 공부하게 하였다. 이때 내담자는 2학기 중간고사에서 1등으로 전교 석차 18등까지 올라갔다.

청소년 강박증의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과정이 다르다. 증상이 심각하며 물론 더 많은 시간들을 필요로 한다. 이 내담자는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정도에 해당한 편이지만, 아직도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더 자기를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동료들과의 관계도 증진시켜야 한다. 강박증은 사회성에 문제를 나타내며 지나치게 일에 매달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을 중요시하여 사람에게 소홀하거나 인간관계를 등한시하면 스스로 외톨이가 된다. 이런 외톨이의 상태로 그대로 왕따형으로 이어진다.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하기에 홀로 사는 것처럼 만들어 가는 자신의 삶의 형태는 또다시 강박적인 증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제 내담자는 이런 증상에서 상당히 회복된 것이다. 물론 내담자의 증상이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초기에 해당한다는 점도 치료의 결과를 밝게 만들었다. 내담자의 어머니는 걱정이 되지 않고 내담자도 머리에서 이상한 생각들은 사라졌다고 기뻐하고 있다. 이로써 내담자의 어머니는 치료종결을 요청하였다. 앞으로 1년 후에 내담자의 문제를 다시 확인해 보기로 하고 치료를 종결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