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서울신학대학교 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소장 최인식 박사, GIFT) 주최 제3회 사중복음국제학술제가 10월 1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신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성령세례(Baptism of the Holy Spirit)’를 주제로 진행됐다.

학술제에서는 배본철 박사(성결대)가 ‘심슨과 한국성결교회의 성령세례’를 제목으로, 세계 선교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C&MA총회 창시자 A. B. 심슨(Albert Benjamin Simpson, 1843-1919)의 성령론이 한국성결교회의 성령세례 교리와 이론에 어떠한 미쳤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심슨의 사상은 한국성결교회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일반적으로 인정받는다”며 “‘사중복음(The Fourfold Gospel)’이라는 용어를 신학적으로 정리하고 최초로 사용한 인물도 심슨이고, 한국성결교회에 심슨의 성결운동은 웨슬리안 성결운동과 함께 성결교회 신학에 큰 영향을 줬다”고 전제했다.

배 박사는 “심슨은 ‘성령세례’라는 용어를 즐겨 사용하면서, 이를 단지 거듭난 신자 속에 성령께서 자동적으로 거하시는 게 아니라 신자가 온전한 헌신을 통해 성령을 특별히 영접해야 함을 강조했다”며 “그는 성령세례의 핵심이 ‘그리스도의 전인적 통치’, ‘성화된 신자 속 그리스도의 온전한 내주’이고, 누구든 성령세례를 통해 성결을 체험한 후에도 다시 성결의 은혜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심슨의 성령세례론은 죄성의 정화 차원이나 성결이 신자의 영혼 속에 이뤄진 어떤 구체적 상태로 보는 19세기 미국 복음주의의 산물인 ‘근대 웨슬리언 성령운동’과 다소 차이가 있다”며 “그의 성령세례는 내주하는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과 복종의 삶을 통해 그분이 준비하신 성결의 은혜를 적용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또 “무디나 토레이 등의 ‘능력 부여’ 관점의 성령세례론보다는 좀 더 기독론에 근접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본철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배본철 박사는 “한국성결교회는 웨슬리언-성결 그룹의 전통을 지닌 동양선교회(OMS) 활동과 관련되는데, 이를 창립하고 한국에 영향을 미친 카우만(Charles E. Cawman)과 길보른(Ernest E. Kilbourne) 등은 1894년 시카고 무디성서교회에서 주강사로 말씀을 전한 심슨에게 큰 감화를 받았다”며 “그래서인지 심슨은 웨슬리언-성결 그룹에 속한 인물이 아님에도, 성결교회 대표 정기간행물인 ‘활천’지에 그의 성령론이 여러 차례 게재됐다”고 전했다.

배 박사는 “이후 1961년 WCC와 NAE 사이의 갈등으로 한국성결교회는 내분이 생겨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예성)로 분열됐고, 예성은 1973년 ‘예지예정론’ 논쟁으로 예성 주류와 예성 혁신(연합) 측으로 나뉘었다”며 “이 예성(혁신) 측에서 심슨이 창설한 C&MA(Christian & Missionary Alliance)와 교류하고 제휴하면서 심슨의 글들은 예성(혁신)측에서 더욱 친숙하게 다뤄졌다”고 했다. 1988년 분리된 예성 양측은 다시 통합하게 되고, 예성과 C&MA는 공식 자매결연한다.

이후에는 심슨과 한국성결교회 성령세례론을 비교 평가하면서 “심슨과 한국성결교회는 신학적으로 개혁주의와 웨슬리언주의로 대조할 수 있다”며 “성령론적으로도 심슨의 성령론은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에, 성결교회의 성령론은 근대 웨슬리언 성결운동의 조류에 각각 속해 있는 등 차이가 있지만, 그동안 심슨의 성령론이 한국성결교회에 매우 친숙하게 소개된 점은 흥미롭다”고 소개했다.

배본철 박사는 “심슨의 성령세례론은 한국성결교회가 전통적으로 순간적 성결만을 강조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지속적 성결’의 교훈을 주고 있다”며 “심슨은 지속적 성결의 길, 그것은 지속적인 그리스도의 인격적 통치와 충만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심슨이 한국성결교회에 전한 성령론의 교훈은 성령의 지속적 성화와 기독론 중심의 성령론으로, 이 두 가지 요소가 한국성결교회 성결론에 전혀 부재하진 않았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심슨의 요소들을 여과 없이 수용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웨슬리언적 정체성이 칼빈-청교도적 개혁주의 전통에 흡수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그러므로 성결교회는 기왕에 심슨에게서 제기된 이 두 요소들을 오히려 웨슬리에게서 불러내 적용시키는 것이, 교단이 바람직한 신학적 정체성을 위해 요청되는 일”이라고 제언했다. 이후 황덕형 박사(서울신대)가 논찬했다.

▲로렌스 우드 박사(오른쪽)가 첫 번째로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 외에도 학술제에서는 로렌스 우드 박사(Lawrence W. Wood, 애즈베리신학대)가 ‘존 웨슬리와 존 플레처의 성령세례’, 오성욱 박사가 ‘만국성결교회 냅과 갓비의 성령세례’를 각각 발표했다. 논찬은 윌리엄 퓨린턴 박사(William T. Purinton)와 박명수 박사(이상 서울신대)가 각각 맡았다.

연구소장 최인식 박사는 “중생·성결·신유·재림의 사중복음은 웨슬리언 전통에 입각한 교단의 전도표제이자 한국교회를 살리는 강력한 복음의 메시지가 되어 왔다”며 “19세기 부흥운동의 유산이자 20세기 오순절 운동(Pentecostalism)의 신학적 축을 형성하는 이 사중복음은 수많은 상황 신학이 직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어, 지쳐 있는 21세기 지구촌 기독교가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할 만한 고전적이며 본질적인 주제”라고 학술제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