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특히 장로교회의 부흥과 성장이라는 ‘빛’ 이면에는 분열이라는 ‘어둠’이 있었다. 선교 130여 년의 역사 동안 한국교회는 안타깝게도 많은 분열을 겪었고, 이는 큰 아픔과 문제들을 야기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 같은 역사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통합 시도도 꾸준히 계속돼 왔다. 특히 올해 총회에서는 예장 고신과 고려, 대신과 백석, 개신과 개혁(송천동측) 일부가 교단 통합(합동)을 선언했는데, 그 과정과 결과는 서로 달랐다.

▲고신 신상현 총회장(왼쪽)과 고려 원현호 총회장(오른쪽)이 선물과 꽃다발을 주고받은 뒤 총대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예장 고신과 고려는 15일 오후 각각 고신대 천안캠퍼스와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제65회 총회를 개회해 양측 통합추진위원회의 통합 합의문을 가결했고, 이어 16일 오전 고신측의 총회 장소에서 약 40년 만의 통합을 선언했다.

신사참배와 공산주의에 맞선 순교신앙을 한 뿌리로 가진 예장 고신과 고려는 안타깝게도 1976년 제26회 총회 시 ‘신자 간의 사회법정 소송에 대한 이견’으로 분열됐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성도 간의 사회법정 소송은 불가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이뤄 최근 통합 합의가 이뤄졌다.

양측은 통합 과정에서 세심하고 겸손하게 서로와 각자의 구성원들을 배려해, 그야말로 교단 통합의 정석과 모범을 보였다. 특히 고신측은 목회자 은급(연금)제도 혜택 및 계속 수학의 기회 등을 동등하게 제공하기로 하는 대승적 자세를 보였고, 고려측은 통합 논의 도중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면서 아름다운 결과를 이끌어 냈다.

▲(왼쪽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장종현 목사(백석)와 전광훈 목사(대신)가 손을 맞잡고 들어 올리자, 임원들과 총대들이 박수를 보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앞서 예장 대신과 백석은 14일 수원과학대학 신텍스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통합 총회’를 열고, 통합총회장에 장종현 목사를 추대했다. 통합된 교단의 명칭은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로 하고, 주요 임원들은 양측이 나눠 맡았으며, 다음 회기부터는 백석-대신 측에서 차례로 1년씩 총회장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대신 내에서 백석과의 통합에 반대하던 이들이 같은 날 경기도 광명 함께하는교회에서 ‘대신 제50회 총회 속회’를 열고, 통합에 합류한 이들을 이탈측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총회장에 박종근 목사(모자이크교회)를 선출하는 등 별도의 행보를 가고 있어 진통과 갈등이 예상된다.

예장 개신측은 개혁 송천동측 일부와 22일 오후 서울 종암중앙교회에서 합동총회를 개최했다. 당초 올해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 개혁 송천동측·개신측·종로측이 3자 간 합동을 추진했었다. 그런데 송천동측 내에서 합의 내용이 지나치게 개신측의 입장을 반영했다는 반발이 일어 실행위를 열고 합동 추진 중단을 선언했는데, 합동 찬성 측이 실행위 결의가 불법적이었다고 주장하며 개신측과 양자 간 합동을 강행한 것이다.

한편 고신측과 합신측은 지난 몇 년 동안 통합을 추진해 왔으나 특별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때문에 양측은 통합보다는 교류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