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역사신학/성령운동연구가).

매사에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가정이 되도록 훈련해야 한다.

크리스천 가정을 향한 주님의 가장 큰 소원이 있다면, 그것은 거듭난 가족들이 성령과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그분께 복종에 힘쓰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14). 그러므로 순간마다 지성과 감성과 의지 등 영혼의 모든 기능을 통해 성령과 인격적으로 교제하고, 또 매사에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삶이 곧 진정으로 예수 믿는 삶의 실체인 것이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른다고는 하지만, 크리스천이 평소에 지니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욕망을 따르게 될 때도 많다. 그런가 하면 일순간의 감정이나 생각을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성령의 인도하심이란 것이 반드시 자기 영혼 속의 충동만을 통해서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가장 영적인 사람은 또한 가장 상식적이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잘 분별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성령께서 주시는 지식의 말씀은 어떤 사람이 인간적인 방법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성령께서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이것은 치유가 필요한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만 사용된다. 고린도전서 12장에 언급된 것으로, 성령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또 하나의 방법은 지혜의 말씀이다. 지혜의 말씀은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님이 주시는 지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은 그 상황의 의미와 원인과 궁극적인 목적을 아는 것이다. 때때로 지혜의 말씀은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하며, 궁극적인 실재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가정 속에서 주님의 뜻을 발견하기 원할 때에는, 언제나 가족들이 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해 볼 필요가 있다. 가족 중 어느 한 사람이 기도 중에 특정한 일에 대해 받은 바 충동이 매우 크다고 할 때, 가족 중 다른 한 사람이 거기에 대한 분명한 일치된 확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결정을 강행해야 할 이유는 없다는 말이다. 그것이 진정한 성령의 인도하심이라면, 기도하는 남편이나 아내나 자녀들이 같은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정 속에서의 영성훈련(spiritual discipline)이란 성령께서 가정 속에서 그들을 변화시키시고 새 창조의 역사를 행하실 수 있도록 성령께 각자 자신을 드리는 훈련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 가는 삶의 과정이 복음적 영성의 핵심이기 때문에, 영성훈련을 통해 크리스천 가정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되며, 성령의 지도를 받게 되며, 그리고 신앙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보여주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 가정이 하나님의 삶을 이 세상에서 실천하는 일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는 영성의 삶을 훈련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성령은 인간을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며, 하나님의 형상을 본받아 성장하게도 하시며,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라 크리스천의 삶을 살게 하는 능력을 주신다.

성령께 온전히 헌신하는 가정이 되도록 연단되어야 한다

크리스천 가정에 그리스도께 대한 온전한 헌신이 필수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온전한 헌신이 곧 그리스도의 온전한 통치를 가정 속에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 대한 온전한 헌신에는 현재 자기의 전 존재,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미래에 있을 어떤 존재까지 모두를 포기하고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 포함된다.

명심해야 될 점은 전적인 의탁은 곧 우리 의지의 행사라는 사실이다. 우리의 감정은 이에 저항할 것이지만, 그러나 하나님의 방법이 최선의 길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무엇이 되든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 가운데서 그의 방법을 이루시도록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시 37:5)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한다. 어떤 크리스천이 곤경에 처하여 그리스도 안에서의 자신의 무력한 처지를 알게 되어 하나님께 완전히 순복한다면, 그때 성령께서 그에게 그리스도를 나타내심으로서 즉시 그것은 그의 체험 속에서 실체가 된다(Charles R. Solomon, 「영적 치유의 핵심」).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면, 의도적으로 죄를 범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경험한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좇아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갈 5:16). 그러나 아무리 거룩함의 완전을 이룬 자라 할지라도, 경험상 육체의 욕심이 완전히 사라져서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그런 단계는 결코 없다. 다만 성령의 능력에 의해 진압될 수 있을 뿐이다. 왜냐하면 지속적으로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대항하며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 옛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멸하여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노릇하지 아니하려 함이니”(롬 6:6)라는 표현은 성결한 능력의 근본적인 현주소를 정확히 기술한 것이지만, 경험적으로는 우리의 자유의지가 지속적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지 못할 때가 많으므로, 이럴 때는 ‘죄를 죽이신’ 성령의 능력이 우리 영혼 속에서 구현되지 못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