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명예교수(숭실대 행정학·선교신학).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는 지난 1~2주 동안 한국전쟁 이후 가장 긴박한 국가 위기를 경험했다. 내용인즉 북한 측이 우리 군사분계선에 몰래 침입해 목함 지뢰를 매설하여 우리 장병 두 명이 큰 부상을 입었고, 북한이 포사격 도발을 하자 우리 군은 즉각 대응사격을 했다. 이어 우리 군은 전방 휴전선 열한 곳에 대형 확성기를 설치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총공격을 준비함와 동시에, ‘8월 22일 오후 5시까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확성기를 포사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하면서 긴장이 최고조로 상승했다. 그리하여 한반도는 제2의 한국전쟁과 같은 일촉즉발의 위기에 돌입했다.

북한은 실제로 전시를 방불하게 하는 남침 군사 준비 태세를 보여 주었다. 예컨대 포병부대를 전진 배치하고, 전체의 70%에 해당하는 잠수함 약 50대를 발진시켰다. 더 나아가 기습특수부대의 공기 부양정을 침투시켜 전쟁 도발의 위기를 가중시켰다. 그리고 예비군 100만 명이 현역 근무를 지원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의 대응도 강경했다.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최초로 국지전에 대비한 한미 합동 군사작전을 실시해 유사시를 대비했다.

그러나 천만 다행이라할까. 판문점에서 양측 대표(남측은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보실장, 북측은 노동당 비서와 군정치국장)가 최후통첩 마감 전에 대화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그리고 무박 4일간 마라톤 대화를 통해 북한의 지뢰 도발 유감 표시와 재발 방지 약속을 이끌어 내고, 남측은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함으로써 일단 위기를 모면하는 결과를 도출했다. 참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간섭으로, 위기 상황이 새로운 대화와 민간인 교류 합의 등 평화의 국면으로 바뀌었다.

이제 우리는 적의 침투작전과 실체를 어느 정도 감지했고, 우리의 대응작전을 극대화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면 앞으로 국가 위기 때 우리에게는 어떤 대응 자세가 필요한가? 최고통치권자의 지혜와 리더십도, 효과적·군사적인 무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중요한 전략을 우리는 발견했다.

첫째, 우리가 위기를 대응하는 자세에 있어서,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강한 역사를 통해 승리하는 전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발견했다. 마치 이스라엘이 아말렉 군대와 싸울 때, 아론과 훌의 도움으로 모세가 손을 들면 이스라엘이 이기고 손을 내리면 아말렉이 이겼던 것처럼(출 17:11), 기도의 위력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늘 기도하지만, 이 중대한 위기를 맞아 기도원에서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를 하고 있었다. 아마 대한민국의 수많은 주의 종들이 산에서, 들에서, 골방에서, 교회에서, 직장에서 하나님께 간절하게 기도한 것으로 안다. 한국전쟁 당시, 국가가 적의 침략으로 부산과 낙동강 근처만 남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모든 교역자들과 교우들에게 특별기도를 요청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위기를 넘긴 일이 있지 아니한가?

둘째, 온 국민들의 일치단결과 투철한 국가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행히 이번 위기 극복 배후에는 국민들의 동요 없는, 안정된 국가 의식이 주효했다. 예컨대 예전처럼 필수품 사재기 같은 동요는 일체 없었지 않은가? 그런데 북한은 오히려 미디어를 동원해 없는 일을 조작했다. 심지어 외국으로 탈출하기 위한 사람들 때문에 남한의 비행기표 값이 10배로 폭등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전역까지 연기해 싸우겠다는 현역 장병이 무려 86명에 이르렀다. 이는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20대 청년 78%가 “유사시 참전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왔다.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모처럼 여·야 정치인들도 한목소리를 내면서 북한의 도발에 강경하게 대응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위기를 통해, 우리는 1967년 6월 5~10일 이스라엘의 6일 전쟁을 기억해야겠다. 400만 이스라엘이 1억 아랍을 상대로 6일 만에 승리를 거둘 당시, 군사력보다 철통같은 정신무장의 힘이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을 말이다. 전쟁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