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태 목사(성천교회 담임).

운전이나 여행을 할 때 필수품은 지도이다. 지도를 보면서 ‘가야 할 길’을 찾는다. 예전에는 낯선 지역을 여행하거나 운전하려면 미리 지도를 보고 연구한다. 갈 길을 미리 숙지하고 메모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참 편리해졌다. 내비게이션이 있어 처음 가는 길도 걱정을 하지 않는다.

믿음의 삶이란 무엇일까? 해답을 경험이나 상식이 아닌 성경에서 찾는 삶이다. 결국 성도는 ‘바이블 로드맵(Bible Road Map)’을 들고 여행하는 사람이다. 성경이 가리키는 곳을 향해 가고, 성경이 제시하는 대로 살아간다. 삶의 지침은 바로 성경이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그러나 기독교 가치관은 위의 것을 바라보고 하늘나라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라고 말한다. 이 땅을 떠날 준비를 하며 살라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배워서 남 주냐?”고 말한다. 열심히 공부하면 그게 다 자신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니,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기독교 가치관은 한 차원 높다. “배워서 남 주라”고 가르친다. 나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 배우라고 말한다.

이건 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왜 돈을 버는가? 자신의 배만을 불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돈을 갖고 힘을 구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돈으로 하늘나라를 위해 투자하고, 선한 일에 사용하기 위해 번다. 돈을 보는 목적도 버는 과정도 다르다.

흔히들 말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그러나 성경은 세상에 거짓말, 모함, 험담이 허다하다고 경고한다. 우리 주변에서는 아니 땐 굴뚝이 연기가 나는 일이 허다하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은 기준점을 사회적인 통념이나 상식에 맞추지 말고, 성경에 맞추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많은 신앙인들은 ‘내가 복음’에 충실하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방법이 중요하다. 내 기질과 감정에 충실하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지나치게 의존한다. 그래서 사사 시대처럼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삿 21:25)’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니 주일이면 성경책 끼고 교회 가는 것 외에 신앙인과 비신앙인이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차별화되지 않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세상은 한심스럽게 생각한다.

알고 있는가? 교회가 세상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세상이 교회를 한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교회도 세상을 걱정하지만, 세상도 교회를 엄청 걱정하고 있음을.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요즘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 사람 앞에 서면 골리앗처럼 당당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주눅이 들고 위축되어 뒤로 물러나고 도피한다.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 사회이다. 다수결의 원칙이 통용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구원으로 나아가는 길은 넓은 길이 아니라 좁은 길이라고 말씀하신다. 많은 사람들이 간다 해서 그게 다 옳은 건 아니다. 다수가 진리는 아니다. 하나님은 다수라고 기뻐하시지만은 않으신다.

출애굽 당시 다수는 광야에서 멸망했다(고전 10:5). 모세가 가나안 땅을 정탐하기 위해 12명의 정탐꾼을 보냈다. 돌아온 두 명의 정탐꾼은 사실을 말했지만, 믿음의 말을 했다. 열 정탐꾼 역시 사실을 말했으나, 믿음의 시각으로 해석하지 못했다. 분명히 열 정탐꾼이 다수였다. 백성들까지 동요시켜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었으니, 흐름은 정해졌다. 그러나 그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은 아니었다.

대세를 거스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세를 따른다. 편한 길을 가려면 흐름을 따르는 게 좋다. 흐름을 역행하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그래서 사람들은 진리를 알면서도 적당하게 사람들이 걸어가는 편한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제자의 삶은 성경에 기초해야 한다. 사람들이 어느 쪽으로 가든, 흐름이 어떠하냐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을 따라 가야 한다. 장애물을 뛰어넘기 버거울 수도 있다. 그러나 공의로우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가야 한다.

바이블 로드맵을 따라 기본기를 점검할 때, 작은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나 신앙은 작은 것 때문에 무너지는 일이 많기 때문에. 미국 과학전문잡지인 라이브사이언스에 바다, 육지, 하늘 등 지구상의 생물 중에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생물 ‘top 10’을 발표했다.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생물은 모기다. 모기는 연간 200만 명의 사람을 죽게 만든다. 말리리아와 같은 질병을 일으켜 사람을 괴롭힌다.

2위는 코브라와 같은 ‘독뱀’이다. 매년 5만 명 이상의 사람을 죽인다. 3위는 60명의 사람을 한꺼번에 죽일 수 있는 독을 가진 박스 ‘해파리’이다. 그 뒤를 이어 북극곰, 독 개구리, 백상어, 코끼리, 아프리카 물소 등이다. 인류에게 가장 위험한 생물은 공룡이나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진 맹수들이 아니다. 모기와 같은 아주 작은 생물이다.

바이블 로드맵에 따라 믿음의 길을 걸어갈 때, 작은 것을 점검해야 한다. 생각도, 감정도, 행동도 모두 성경에 기초해야 한다. ‘이것 쯤이야’라고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적당하게 얼버무리려 해서는 안 된다. 대충 타협해서도 안 된다. 그랬다가는 믿음의 길에서 낭패를 당할 수밖에 없다. 작은 것부터 점검해야 한다. 어렵더라도 바이블 로드맵을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