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단을 대표하는 종교인들이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개신교와 가톨릭, 불교, 원불교, 천도교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2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영한 목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유관지 목사(기독교통일포럼 상임대표), 퇴휴 스님(실천승가회 상임대표), 지홍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 김홍진 신부(서울대교구 쑥고개성당 주임), 남효정 교무(원불교 마포교당), 고시형 사무총장(동학민족통일회), 이영우 신부(서울대교구 해방촌 주임)가 각 종단을 대표해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우리 종교인들은 최근 일련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남북 정부의 8.24 합의를 환영한다”며 “남북이 주체적으로 상호 협력해 화해와 평화, 통일의 길로 나아감으로써 분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박근혜 정부가 한 걸음 더 선도적으로 나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상호 신뢰를 위한 적대정책의 해소 없이, 남북관계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며 “먼저 남북 간 적대관계를 부추기고 심화시키는 각종 도발이나 상대방을 위협하는 군사훈련, 상호 비방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남북교류·협력을 막는 각종 경제 제재 조치도 풀어야 한다”고 했다.

“민간 교류를 허용하고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통일은 쌍방 정부 차원만의 과제가 아니”라며 “분단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남북의 국민이고, 그렇기에 통일을 추진해야 하는 주체,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도 궁극적으로 남북의 국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들은 “우리 종교인들이 그 동안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아 나라와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한 희생적인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음을 먼저 깊이 뉘우친다”며 “아울러 정치와 종교적 이념을 초월해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실현하는 데 합심하고 협력하며 신명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 선언에는 개신교 170명, 성공회 116명, 불교 257명, 천주교 107명, 원불교 111명, 천도교 129명 총 890명의 종교인들이 참가했다.

▲종교인들이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을 자르며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편 선언문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는 “이 선언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거름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앞으로 종교인들 역시 종교와 정신을 초월해 그와 같은 역할을 감당하자는 다짐에서 오늘 선언문을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

천도교 박남수 교령은 “통일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중요한 것이지, 누군가의 이해득실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며 “그래서 종교인들이 나섰다. 우리는 통일에 대한 그 어떤 득실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여기에 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 통일을 향해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종교인들은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을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