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퀴시 부부.
▲아내를 위해 조성한 거대한 해바라기 밭. ⓒ자퀴시 가족

암으로 사망한 아내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4.5마일(약 7.2km)에 달하는 해바라기길을 만든 남편이 있다.

미국 85번 고속도로를 타고 위스콘신주 오클레어(Eau Claire)를 지나다 보면, 길가에 심긴 거대한 노란 해바라기 물결을 보게 된다. 4.5마일에 달하는 이 해바라기길을 만든 이는, 돈 자퀴시(Don Jaquish)라는 남성.

해바라기는 얼마 전 별세한, 그의 아내 바베트(Babbette)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었다. 골수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으로 오랜 세월 투병해온 아내는, 지난해 11월 66세를 일기로 생을 마쳤다.

아내가 처음으로 암에 걸린 것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희망의 표시로 집 주변에 해바라기를 심었다.

자퀴시가 본격적으로 해바라기를 심기 시작한 것은 아내가 사망한 이후부터. 그리고 해바라기를 계속해서 심으면서, 해바라기 들판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딸인 제니퍼 화이트(Jennifer White)도 아버지와 함께 해바라기 심기에 나섰고, ‘바베트의 희망의 씨앗’(Babbette’s Seeds of Hope)이라는 회사도 만들었다. 이 회사는 해바라기를 판매해 암 환자와 가족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모금액은 가족들은 물론 병원, 연구소, 그리고 환자들을 위한 단체를 위해 사용된다.

바베트는 원래 투병 기간 동안 이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도 만들었다. 하지만 암이 계속 진행되면서, 병 치료에만 전념해야 했다.

긴 투병 기간 끝에 바베트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 40년이 넘게 농부로 일해온 남편은 아내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나섰다. 그는 딸을 찾아가 “바베트를 기념할 가장 좋은 방법을 안다”면서 “해바라기 회사를 만들고 해바라기를 심자”고 말했다. 그리고 이후 4년 동안 자퀴시는 해바라기를 심었다.

이웃들은 자퀴시의 뜻에 동참해 싼값에 밭을 임대해 줬고, 그 결과 길이 약 7.2km, 넓이 약 1.62㎢에 달하는 거대한 해바라기 밭이 만들어지게 됐다.

자퀴시는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아내를 사랑했다. 아내를 만난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사랑했다”며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혼해 함께 살았던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해바라기 밭에는 최근 해바라기가 만발해 장관을 이루고 있고, 다수의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딸 제니퍼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암 진단 이후 치료 비용, 계속된 여행, 임상실험 등으로 인해 극도의 심적 고통 속에 살아야 했다”면서 “이런 가운데 해바라기를 심고 판매해 환자 가족들과 연구소 등에 후원하자는 것은 어머니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어머니가 처음으로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녀는 “초기 치료가 잘되지 않았고, 의사는 짧으면 2주 길어야 2개월밖에 더 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하지만 어머니는 삶을 원했고, 싸우기 원했고, 하나님과 기도의 능력을 신뢰했고, 친구들과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9년을 더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는 투병 기간 동안 자신이 살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기도 덕분이라고 말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해바라기 모종에는, 앞에 바베트의 사진을 넣었다. 자퀴시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내는 평범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사진을 넣는 것을 원했을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아내는 매우 아름다웠다. 아내는 자신의 마음과 외모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퀴시 가족은 암 환자의 가족들이 결코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을 주는 일들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자퀴시는 “해바라기 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놀라웠다”며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암 치료법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래서 다른 가족들이 우리가 겪은 일을 겪지 않게 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제니퍼는 “희망을 버리지 말라. 기도할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 또 새로운 암 치료법도 나오고 있다. 희망을 가지라”고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