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대통령. ⓒ지미카터센터 제공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가르치는 조지아주의 마라나타침례교회 주일 성경교실에 무려 700여 명이 몰려 들었다고 23일(현지시각)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카터는 최근 암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비좁은 장소 탓에 교회에서 460명에게 1차로, 인근 고등학교에서 나머지 사람들을 상대로 2차로 설교해야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사랑’을 주제로 한 설교를 통해 “우리는 지금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면을 공부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마태복음 5장의 구절을 읽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평소처럼 편안하게 미소를 지었으며, 교회를 찾아 온 사람들과 일일이 사진 촬영에 응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30여 년간 매주 이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쳐 왔는데, 평소에는 40여 명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사설을 통해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어 암투병 사실을 공개한 카터 전 대통령이, 품위 있는 전직 대통령의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그는 자신의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에모리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지역 교회에서 설교를 하는 것은 물론 땅콩 재배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침착하고 차분하게, 또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나에게 어떤 일어나더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 문제와 다른 국제적 도전 과제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견해로 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조차도 그의 명예로운 삶과 그가 만들어 놓은 전직 대통령상(像)을 칭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호화로운 기념도서관을 짓거나 연설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지 않고, 실질적이면서도 시민 정신에 기반한 캠페인을 벌여 나갔다”며 “특히 민주주의를 해외에 전파하고 저개발국 질병 퇴치에 노력해 생명들을 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WP는 “카터 전 대통령은 이번 암치료 과정을 통해서도 ‘조용한 용기’의 모델을 보여 줬으며, 이는 현재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며 “그는 여전히 11월 네팔에 가서 국제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벌이고 부인과 함께 낚시를 더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