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선지자 요나는 니느웨에 가서 “회개하라”고 외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 하여, 다시스로 가는 배에 올라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부여받은 사명을 자신의 의지대로 실행하려다 큰 낭패를 당합니다. 자신 때문에 다른 이웃은 물론, 민족에게 크나큰 위협을 줍니다. 요나는 하나님에 대한 불순종과 선지자로서 믿음을 저버리는 이율배반적 행위를 통해, 믿음을 행동으로 실증해 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에 반해 다윗은 어떠합니까. 아버지인 이새의 막내아들로, 베들레헴에서 대신 목동 일을 맡았습니다. 나이 어린 다윗은 이스라엘과 블레셋이 전쟁으로 대치하고 있는 시기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전장에 있던 형들을 찾게 됩니다. 마침 ‘할례받지 못한 블레셋 군대 장수’에게서 모욕적 언사를 듣게 됩니다.

다윗은 사울 왕에게 “자신이 나가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저 장수를 쓰러뜨리겠다”고 말합니다. 사울 왕은 처음엔 “나이가 어리다”며 말렸지만, 허락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습니다. 다윗은 곧바로 나서 적들을 향해 외칩니다.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나아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 이름으로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나가노라(삼상 17:45)!” 그렇게 외치며 적장인 거구 골리앗을 물맷돌로 단번에 쓰러뜨립니다.

소년 다윗은 어른들도 감히 나서지 못하는 때, 적장을 향해 돌진하였습니다. 다윗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자신과 함께 하신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위대한 왕으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형들을 따라 양을 치면서도, 다윗은 사명을 소홀히 하지 않고 충성스럽게 하나님을 의지하여 추위, 더위와 싸웠습니다. 심지어 양을 위협하는 포식자들과 목숨을 건 싸움을 감내하며, 목동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다윗의 확고한 믿음이,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놀라운 역사가 되었음을 배우게 됩니다.

마가복음 4장 35-41절에는 제자들의 믿음이 부족하여 주님께 책망을 받게 되는 사건이 나옵니다. 주님께서는 거센 폭풍과 풍랑 앞에 두려움으로 잔뜩 겁을 먹은 제자들을 책망하시고, 믿음 부족함을 한탄하셨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에 떠는 것은 비단 당시 제자들 뿐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하면 자연스레 겁을 먹거나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됩니다. 중병에 걸렸거나 사업이 안 되어 불안에 떠는 등, 인간적으로 감내하기 힘든 사건 앞에 우리는 심한 좌절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특히 우리가 탄 인생의 배는 언제나 순풍에 돛을 단 듯 멋진 항로만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심한 풍랑과 폭풍을 만나기도 하며, 때로는 암초를 만나 좌초될 때도 있고, 조난을 당하여 표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인생을 고해라고도 하고, 생활의 역경을 풍파로 표현하며, 온갖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세파를 헤쳐 나가는 인생이라고 합니다. 육신의 사정을 위협하는 세상의 풍파, 재물이나 권세의 풍파, 건강이나 명예의 풍파,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영생의 풍파 등, 여러 풍파를 만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인생살이인 것입니다.

이러한 제자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배를 호수 건너편으로 저어 가도록 명령하십니다. 그리고는 거센 풍랑을 만드셔서, 제자들에게 ‘풍랑의 맛’을 보게 하심으로 심한 두려움과 낭패를 당하게 하십니다. “큰 광풍이 일어나며 물결이 배에 부딪쳐 들어와 배에 가득하게 되었더라 예수께서는 고물에서 베개를 베고 주무시더니 제자들이 깨우며 이르되 선생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것을 돌보지 아니하시나이까 하니(막 4:38-39)”.

인간이란 존재는, 한계 상황에 직면해야 비로소 주님을 찾습니다. 제자들도 파선될 죽음의 문턱에 가서야, 바로 곁에 계시던 예수님을 찾게 된 것입니다. 육신으로 건강하고, 사업이 잘되고, 무슨 일이든 술술 잘 풀리면, 하나님을 찾지 않고 외면합니다. 심한 병으로 죽음에 직면했을 때, 경제적으로 심한 압박을 받거나 위급할 때,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을 만났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고 자신의 원하는 바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에게는 최악의 사태이지만, 정작 주님께서는 “왜 두려워하느냐?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하겠느냐?” 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견디기 어려운 시련의 풍파를 만날 때 주님이 멀리 계신 것이 아니라, 바로 제자들이 탄 배 안에 함께 계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행히 제자들은 죽음의 위험에 처했을 때, 주님을 찾았습니다.

나아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믿음의 식구들은 위험에 처해 있을 때만 주님을 찾을 게 아니라, 늘 주님을 내 안에 모시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삶 속에 주님을 신뢰하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리고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셨던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이제 안일하고 나태했던 믿음을 물리고, 다시금 새로운 변화의 배를 타고 주님과 함께 항해하며, 복음을 위해 오늘도 이웃을 사랑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참 크리스천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이효준 장로(부산 덕천교회,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