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 SBC) 초대 총회장에 의해 설립된 교회가 새로운 차별금지 정책을 채택했다. 동성애자와 트렌스젠더, 동성결혼 커플을 교회의 회중으로 허용할 뿐 아니라, 사역자로도 임명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교회는 지난 1831년 초대 SBC 총회장인 윌리엄 블레인 존슨(William Bullein Johnson)에 의해 설립됐으며, 1999년 SBC에서 탈퇴했다. 현재는 협동침례교회(Cooperative Baptist Fellowship) 소속이다.

18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의 퍼스트뱁티스트처치(First Baptist Church)의 담임인 짐 댄트(Jim Dant)는, 최근 지역 언론 그린빌 온라인(Greenville Online)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 투표를 통해 성적 지향성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교회의 모든 사역에서 차별을 허용하지 않는 새로운 정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투표는 이 교회의 교인들이 “교회가 성소수자(LGBT) 문제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6개월에 걸친 논의 과정(discernment process)을 거친 후에 실시됐다. 댄트 목사는 “우리가 내린 결정은 차별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성적 지향성이나 성 정체성 때문에 차별하지 않겠다. 누구라도 우리의 교회에 오는 것을 환영하며, 그들이 믿는 바에 따라 살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댄트 목사는 교인들이 성적 지향성과 성 정체성과 관련한 교회의 정책에 대해 수 년 동안 비공식적으로 토론해 왔으며, 지난해 11월부터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후 200명의 교인들이 8개 그룹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지난 5월 성적 정체성이나 성 정체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겠다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주일예배에서 “선언문에 찬성하는 교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하자 다수의 교인들이 일어났고, 이후 일어나지 않은 교인들에게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 교회에 계속 출석하기를 원할 경우 자리에서 일어나 달라”고 했다. 그린빌 온라인에 따르면, 결국 모든 교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이 교회는 협동침례교회 소속인데, 이 교단에는 현재 2,000개가 넘는 교회들이 가입돼 있다. 이 교회들은 지난 1990년대 초 SBC에서 탈퇴한 후 이 교단에 가입했다.

그러나 이 교단은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아닌, 전통적인 결혼의 정의를 지지하고 있다. 동성애자들이나 동성결혼자들이 교회 내에서 공식적인 직분을 갖는 것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교회의 결정을 놓고 교단 내에서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이 교회의 결정과 관련, “교회가 죄를 용납한 것”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그래함 목사는 “실망스럽고 낙심된다. 하나님의 말씀에 의하면, 이는 죄를 용납하는 것”이라면서 이사야서 5장 20절의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흑암으로 광명을 삼으며 광명으로 흑암을 삼으며 쓴 것으로 단 것을 삼으며 단 것으로 쓴 것을 삼는 그들은 화 있을진저”라는 말씀을 인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