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광복 70년, 분단 70년”

요즘 그 어디를 가도 그 어떤 지면에서도 자주 우리 눈에 띄는 문구입니다. 수많은 환난과 곤고로 이뤄진 역사의 능선을 걸으며 이제까지 살아온 민족입니다. 지구상의 대륙 한끝에 조그맣게 붙어 있으면서, 그나마 지금은 반쪽으로 명운을 이어가면서도, 그 자존감과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민족이요 백성입니다.

일본의 침략과 강압 속에서 해방과 광복의 기쁨을 이룬 지 70년임과 동시에, 분단된 조국의 아픔도 70년이 되는 복합된 정서를 가지고, 우리는 올해의 광복절을 맞이합니다. 숫자가 주는 의미는 언제나 새롭습니다. 70이라는 숫자에 다시 한 번 민족 광복의 의미와 기쁨, 그리고 아픔을 조명합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심으로 새로운 광복을 맞이하게 하셨던 이 대한민국이, 이제는 또다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새로운 통일시대를 준비하여,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던 새로운 통일조국의 시대를 맞이하기 기도합니다.

이제 우리는 나 하나를 넘어서는 믿음과 기도로 마음을 넓혀야 하며, 적어도 우리는 무엇으로 남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이 시대와 후대를 생각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그 기도의 장면은 우리의 골방일 뿐 아니라 우리 삶의 현장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제 믿음생활을 넘어서서 생활믿음을 가지고 우리 삶의 순간순간들을 넘어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민족과 조국이라는 것은 언제나 우리가 잘 먹고 잘살 때는 느껴지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고통과 우환을 당할 때는 그 무엇보다 그 실체가 확연히 느껴지는 실존입니다. 그러기에 그 누구도 이 민족과 조국, 그리고 나라와 백성이라는 단어를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믿음을 가졌다는 것은, 이 나라와 민족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해 나가라는 뜻입니다. 이 민족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도구로서, 주님 사랑의 실현처요 사랑의 실재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 민족을 위해 다시 눈물로 가슴을 저미는 기도를 해야 할 때입니다. 언제나 민족의 재앙은 하나님을 필요로 하지 않는 풍요와 배교, 그리고 편안함에서 왔습니다. 지금이 그러한 세대이고, 우리는 하나님이 없어도 사는 데 불편함이 없는 시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위기는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민족을 위해, 주님의 긍휼과 이 백성의 주를 향해 돌아섬을 위해 애타게 기도합시다. ‘광복과 분단’이라는 단어가 ‘광복과 은혜’, ‘광복과 회복’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