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참석자들. ⓒ좋은교사교육정책포럼 제공

쉼이있는교육이 29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 95%가 찬성하는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쉼이있는교육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 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새벽부터 심야까지 하는 것도 모자라 주말도 없이 ‘월화수목금금금’의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 성인들도 휴일에는 일을 쉬지만, 학생들의 공부는 쉼을 모른다. 쉼이 없는 공부는 학생들의 건강·정서·관계·창의성을 해치고, 정작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만드는 매우 큰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합리적인 사회라면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열 경쟁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공부를 시키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공부와 쉼의 균형을 회복하자는 것이고, 이를 위해 무한 경쟁을 유한 경쟁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마치 선거도 무한 경쟁적 상황이지만 시간이나 비용 등에 일정한 한도를 정해서 과열을 방지하는 것처럼, 현재의 입시도 무한 경쟁적 상황이지만 경쟁의 한도를 정하여 학생들을 과도한 경쟁의 폐해에서 보호하자”고 주장했다.

성명을 낭독한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당초 오늘 오후 2시 국회 제2소회의실에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이 공동으로 ‘학원휴일휴무제를 제안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지난 금요일 ‘당 지도부의 반대로 토론회 개최가 어렵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반대 의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토론회장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하며 추진 중이었는데, 이렇게 급작스럽게 토론회가 취소가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예정됐던 장은채(고3) 학생도 참여해 “학생은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라며 학원휴일휴무제 찬성 의견을 밝혔다.

성명서 낭독 후 8개 단체 회원들은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고통에 응답하여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즉각 추진하라”, “학원은 강사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 학원휴일휴무제에 적극 동참하라”,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학생들에게 밤에는 잠을 휴일에는 쉼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 참석자가 “학원은 학원휴일휴무제를 저지하지 마십시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좋은교사교육정책포럼 제공

당초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등학생의 10명 중 3명은 매주 일요일에도 학원에 다닌다 △서울 지역 학원의 30%, 대치동 지역 학원의 36%는 일요 영업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휴일휴무제에 대해 학부모 95%, 학생 85%가 찬성한다 △1990년대 학원 자율적으로 일요 휴무를 했던 역사가 있다 △학원휴일휴무제를 규정하는 학원법 12조 2항 신설을 제안한다는 등의 내용을 다룰 예정이었다. 서울의 경우 일요일에도 학원을 다닌다고 응답한 학생은 중학교 10.7%, 일반고 34.2%, 특목고·자사고 51.9%, 특성화고 10.9%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우 공동대표는 “심야나 일요일은 암묵적인 마지노선으로 존재하고 있었을 것이다. 1990년대에는 학원들이 자율적으로 일요일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던 역사도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이 선을 넘기 시작했다. 그들이 전체적인 불안감을 자극하고, 경쟁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이제는 일요 영업 자체를 아무도 저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 결과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더 힘들게 노력하지만 특별히 더 유리하지도 않은, 매우 비합리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학생들의 심리적 유익 △가정 문화의 회복 △놀 권리 확보를 위한 정부 대책 등을 들어 학원휴일휴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학원 영업의 자유보다 중요한 것이 공익적 가치(학생들의 건강, 안전, 학교교육의 충실화, 부차적으로 사교육비 절감 등)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판결의 내용 △학생의 선택의 자유 침해 △국민적 여론 등을 이유로 학원휴일휴무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학원휴일휴무제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학부모 95%의 찬성률에서 보듯이 확고하다. 곧 이 목소리는 국회와 정부를 향하여 메아리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이익단체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실한 고통에 응답하여 쉼이 있는 교육을 위한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쉼이있는교육은 무한입시경쟁으로 인해 새벽부터 심야까지 고된 삶을 사는 대한민국 다음 세대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쉼과 학습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 환경을 마련하려 노력하는 단체로서, 아이건강국민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서울YWCA,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청소년과놀이문화연구소, 좋은교사운동,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