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밤늦게 아이를 전철역에서 기다릴 때가 있습니다. 보통 엄마가 나가는데 상황이 될 때, 그 수고를 덜어주고 싶어 제가 나갈 때가 간혹 있습니다. 결혼 전에 혹은 결혼 후에 아내를 전철역에서 기다리던 생각이 납니다.

늘어선 행렬은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자동차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남녀 상관없이 철제 난간을 훌쩍 넘어서 자신을 기다리는 차에 탑니다. 부모가 먼저 와 기다리든, 아이가 먼저 내려 기다리든, 그 만남의 순간은 따뜻함입니다.

기다림은 소중합니다. 기다릴 수 있다는 것도, 기다리면 만난다는 것도, 그 만남이 잠시라도 마음이 통하는 것도, 모두가 소중한 것이며 그 잠깐의 마음 나눔을 위해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몇 번 되지도 않지만, 아이를 기다리면서 지루하다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엄마가 조금 편할 것 같고 아이가 조금 고마워할 것 같다는 마음은, 기쁨 그 자체입니다.

탕자인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과연 기다리심이 지루하시겠는가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기다림은 지루하고, 곧 돌아올지 아는 마음은 지루함보다 기대일 것입니다. 

아버지를 버리고 떠날 때가 있습니다. 내 생각이 맞고, 내 주장이 맞고, 내 논리가 맞다 생각되어, 그 품을 떠날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기다릴 것이고, 자식은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은 결국 지구 한 바퀴를 돌아서 지치고 남루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잘못할 때가 있습니다. 잘못 생각하고, 잘못 판단하고, 잘못 계산하고, 잘못 결정하고, 잘못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가장 잘하는 것은 속히 돌아오는 것입니다. 창피해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고 싶지 않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면, 결국 지구 한 바퀴 돌아서 지쳐서 돌아오는 것밖에 없습니다.

탕자는 백 가지를 다 잘못했어도, 한 가지 잘한 것이 있고, 그것 덕분에 모든 것을 회복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를 알고, 그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우리 죄인은 하나님께 돌아와야 합니다. 더 방황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도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께 지금 속히 돌아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