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길어진 낮과 더위 때문에 평소보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 사이에서 숙취 해소를 위해 오디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이와 함께 면역력 강화 효능을 유명한 홍삼에도 숙취 해소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오디와 홍삼이 숙취 해소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뽕나무의 열매인 오디는 맛이 달고 레티놀, 아연, 엽산, 안토시아닌 등 다양한 영양분이 풍부해 간식거리로 인기가 많다. 오디 먹는 법에는 오디 잼, 오디 효소, 냉동 오디, 오디주 등이 있고, 생으로 먹기도 한다. 취향에 맞는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오디의 효능은 피부미용, 변비 해소, 시력 개선 등이 있고 특히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좋다. 이 때문에 숙취 해소를 위해 오디를 냉동했다가 요구르트 등과 함께 갈아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오디를 포함한 대부분 과일은 제철이 아닐 때는 맛과 영양소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여름이 아닐 때는 오디의 온전한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계절이 관계없이 일정한 효능을 내는 홍삼을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애초에 홍삼은 인삼의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오디보다 저장성이 좋다. 게다가 홍삼은 5,000여 편이 넘는 다양한 논문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는데, 그중 홍삼의 숙취 해소 효능을 증명한 논문도 있다.

전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인 김성수 박사는 임상시험을 통해 홍삼의 효능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알코올 농도 25%인 소주 360mL와 회 150g을 35분 동안 먹게 했다. 차이점은 한 그룹에 마신 소주에는 10mL의 홍삼 엑기스가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후 소주를 모두 마신 시점부터 30분, 60분, 120분에 참여자들의 혈액을 채취해 혈중알코올농도와 알코올분해효소를 측정했다.

▲홍삼을 복용한 그룹은 미복용 그룹과 비교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확연히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 김성수 ‘알콜해독, 지질대사와 피로회복에 미치는 효과’ 논문 중 데이터 차트화

그 결과 홍삼을 복용한 그룹이 덜 취하고 빨리 깨는 것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소주만 마신 그룹(이하 대조군)의 30분 후 혈중알코올농도는 123.57mg/dl이었지만, 홍삼을 섞어 마신 그룹(이하 실험군)은 109.54mg/dl로 14.03mg/dl이나 낮았다. 단순 계산하면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12% 덜 취한 것이다. 60분, 90분에도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낮은 혈중알코올농도를 보였다.

또한,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분해하는 효소인 ADH의 활성 정도는 대조군이 1.18 mg/dl, 실험군이 1.63 mg/dl로 38%나 차이 났다. ADH가 높을수록 알코올이 더 빨리 분해되고 숙취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매우 큰 차이다.

홍삼이 면역력 강화 효능 외에도 숙취 해소 효능까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알려지며 숙취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홍삼 구매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품에 따라 나타나는 효능이 달라 구매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홍삼 엑기스는 홍삼을 물에 달여 만든다. 이는 물로 홍삼의 영양분을 추출하는 방식인데 홍삼의 영양분 중 이 방식으로 추출할 수 있는 양은 47.8%에 불과하다. 물에 녹지 않아 추출되지 않는 나머지 52.2%의 불용성 영양분은 달여낸 홍삼 찌꺼기와 함께 버려진다.

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전체식 홍삼’이다. 전체식은 식물의 껍질, 뿌리까지 모두 먹는 방식이다. 전체식 홍삼은 홍삼을 홍삼 농축액에 통째로 갈아 넣는 방식으로 이를 달성했다. 홍삼이 분말의 형태로 모두 홍삼 농축액에 들어가기 때문에 물에 달여서는 추출되지 않는 52.2%의 불용성 영양분도 대부분 흡수할 수 있어 더 뛰어난 효능을 기대할 수 있다.

오디는 다양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단맛이 나는 과일이지만, 홍삼은 오디와 달리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래서 가볍게 맛을 즐기고 가벼운 효능을 원한다면 오디를, 맛이 쓰더라도 뛰어난 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홍삼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