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실행위 모습. ⓒ류재광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이하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원회가 류광수 목사(예장 개혁)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고 다시 결의했다. 한기총은 9일 오전 8시와 10시 각각 임원회와 실행위를 비공개로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이날 이단검증특별위원회(위원장 오관석 목사, 이하 검증특위)는 류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없다는 기존 결의를 재론하지 않되 각 교단의 결의는 존중하기로 했다고 보고했고, 임원회와 실행위는 이를 그대로 받았다.

검증특위에 따르면, 당초 이 위원회가 위촉한 전문위원들은 류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있어 보인다”, “이단이라고 볼 수 없다”, “예의주시해야 한다” 등의 엇갈린 주장을 내놓으며 근본적으로는 소속 교단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음을 밝혔고, 앞으로 한기총에서 이단 해제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면서 “(기존의 이단성 없음 결의를) 원인무효라고 하면 좋겠지만, 류광수 목사 검증의 건에 대하여 재론하지 않기로 하며, 각 교단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검증특위는 이대위와의 연석회의 끝에 “(류광수 목사의) 기독론이나 구원론 등의 신학 근본 사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교회론에 있어서 약간의 이견이 있었으나, 이단성을 논할 정도는 아니”라며 “(기존 결의를) 재심할 만한 추가 자료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증특위는 또 한기총 신규 가입 교단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하되, 이단 문제는 각 교단의 검증 결과를 존중하며 한국교회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류광수 목사와 함께 검증특위에서 논의됐던 故 박윤식 목사(평강제일교회) 건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의에 대해 그 동안 한기총의 이단 해제를 비판해 왔던 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길자연 목사는 교단의 입장을 내세워 검증특위 자문위원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덕남 총무는 교계의 긍정적 반응을 기대하며 “본회 이영훈 대표회장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양병희 대표회장이 빠르면 8월 초 중대 발표를 할 것이라 예상된다”고 했다.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는 또 얼마 전 임원회 결의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을 제기한 인사들에 대해서는 자격정지와 제명을, 그들이 속한 교단들에 대해서는 행정보류를 결의했다. 특히 직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의 경우 3차 투표 끝에 제명을 결의했다. 반면 조창희 목사(예장) 소속 교단의 경우 임원들이 참여하지 않은 관계로 행정보류에서 제외됐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예장 개혁정통 김인식 목사와 예장 개혁 서금석 목사에 대해서는 자격정지를 해제했다.

한기총에 대해 행정보류 중이던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이날 곽도희 총회장이 복귀를 선언했다. 역시 기침 소속인 윤덕남 총무는 “현재 이 외에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와 2~3개 장로교단이 복귀를 위해 물밑 논의 중”이라며 “9월 각 교단의 정기총회 이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기총 임원회와 실행위는 정관운영세칙개정위원회(위원장 이강평 목사)의 보고를 받아 정관·운영세칙·선거관리규정도 개정했다. 그 주요 내용은 △대표회장 임기를 “2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에서 “1년이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단, 대표회장 임기가 끝난 뒤(교회 은퇴자 포함)에는 피선거권이 제한된다(몇 년 뒤 재출마 불가)”로 △총무를 사무총장으로 △선거관리위원장을 ‘직전 대표회장’에서 ‘대표회장이 임명한 자’로 변경한 것이다. 이 중 대표회장 임기와 사무총장 직제 등 정관에 속한 내용은 총회까지 통과돼야 확정된다.

실사위원회(위원장 정학채 목사)는 회원단체 가입을 신청한 (사)범죄예방운동본부(대표 강영선 목사), (사)민족복음화운동본부(대표 이태희 목사), (사)국민희망실천연대(대표 이태근 목사)와, 교단 분립 청원 요청을 한 예장 합동중앙 유희열 총회장 측(은평구 불광동 소재)의 실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는 실행위원회에서 통과돼 이들 교단과 단체의 가입이 확정됐다.

임원 보선의 건으로 명예회장에 이종복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 김용도 목사(기독교한국침례회 증경총회장), 이태희 목사(민족복음화운동본부 총재)가, 공동회장에 이태근 목사(국민희망실천연대 대표), 강영선 목사(한국범죄예방운동본부 총재), 김영남 목사(민족복음화운동본부 대표회장), 공동부회장에 한상훈 목사(예장 개혁 총회장), 정바울 목사(기하성 연합총회 총회장), 김운복 목사(예장 개혁 부총회장), 최명우 목사(기하성 여의도순복음 부총회장), 고충진 목사(기하성 여의도순복음 부총회장), 교정선교위원장 겸 부총무에 최길학 목사(기하성 여의도순복음 부총회장)가 각각 임명됐다. 또한 윤덕남 목사에 대한 총무 인준의 건이 통과됐다.

한편 이영훈 목사는 이날 임원회와 실행위 개회예배 설교에서 마태복음 21장 12~17절을 본문으로 예수님의 성전 정화에 대해 전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가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된 것은 분열, 교권주의, 물질만능주의, 세속주의 때문”이라며 “한기총은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이를 환골탈태하고 개혁하며 연합과 일치에 최선을 다해 영적 지도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