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목사(듣는마음심리상담센터 대표).

감기 걸려 본 사람은 누구나 단순히 육체적 증상만 나타나지 않는 것을 안다. 감기에 걸리면 열나고 기침, 콧물, 가래 등 여러 현상이 나타난다. 그뿐만 아니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식욕이 떨어진다. 정신을 온전히 집중할 수 없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감정도 예민해져서 짜증이 난다. 심한 감기에 걸리면 기도생활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

정신적 감기라고도 하는 우울증의 경우도 한 가지 측면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우울증은 삶의 영역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 삶이 처한 상황, 사고, 감정, 육체, 행동 등의 영역이 우울증과 관련돼 있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 육체적 상태와 영적인 상태는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가 처한 삶의 상황이 인간을 우울하게 만든다. 인생에 항상 행복한 순간이 지속될 수는 없다. 기쁘다가도 화나고 슬프다가도 웃음이 나오는 것이 인생이다. 변화무쌍한 인생의 여정 가운데서 뜻하지 않은 불행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인생의 제반사 가운데, 죽음, 해고, 가족·경제·인간관계 문제 등이 개인의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서 고요히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현재 겪고 있는 우울한 감정이, 내가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처한 삶의 상황에서 현재의 우울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추적해야 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연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강하다고 과신할 때가 있다. 우리에게 숨겨진 우울 속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연약한 자아를 연결시키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도 있다. 그러므로 우울증에서 헤어 나오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세우지 말고, 타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우울한 사람은 부정적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생각한다.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왜곡해서 본다. 인생사에서 일어나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바라볼 때,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자신의 불행한 생각을 고집하는 것이다. 우울에 벗어나가 위해서는 자신이 잘못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잘못된 생각을 현실에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

우울한 사고방식에서 우울한 감정이 생긴다. 항상 부정적인 상황과 문제를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암시는 자신을 절망에 빠뜨린다. 우리가 닥치는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 또한 달라진다. 감정이 흔들려 영혼이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

우울한 감정과 생각은 육체에 해를 끼친다. 수면 장애, 피로, 식욕 감퇴, 호흡 곤란, 죄책감 등에 시달린다. 신체적 영향으로 인하여 인간의 활동과 행위에도 부정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모임에도 가지 않고, 취미생활도 중단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기피한다. 심지어는 집 밖에 나가지 않거나, 술을 마시거나, 주변 사람들에게도 잘하지 못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는 말씀 속에서 우울한 것 자체도 선을 이루는 모든 것에 속한다는 것이다. 우울증은 하나님이 주시는 형벌이 아니다. 우울을 통하여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욥은 고통 중에 하나님께 자기 상태를 나타내었고, 다윗도 상한 심령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다. 예레미야도 자신의 슬픈 심정을 아뢰었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이 세워 놓은 것보다 더 좋은 계획을 준비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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