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사건이 발생했던 임마누엘아프리칸감리교회 전경.

지난달 1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오래된 흑인교회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후, 일주일 사이에 흑인교회 6곳에서 화재가 연속적으로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1일 테네시주 녹스빌의 칼리지힐 제7일안식일재림교회를 비롯해 조지아주 메이컨(23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워런빌(26일)의 흑인교회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샬럿의 경우 교회 본관이 전소되면서 25만 달러 이상의 재산 피해를 봤다.

미국 언론과 수사 기관들은 이번 화재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교회에서 발생했던 참사 이후 일주일 사이에 발생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참사를 일으킨 딜런 루프(21)가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했던 남부연합 13개 주의 깃발을 들고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남부연합기 퇴출운동이 정계를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일어났다.

결국 이로 인해 입지가 좁아진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교회에 일부러 불을 질러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증오 범죄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샬럿 소방 당국 관계자는 “브라이어크릭로드침례교회에 누군가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테네시주 깁슨카운티와 플로리다주 텔러해시의 흑인교회의 경우, 당국은 번개나 누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으며, 방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폴 브레슨 FBI 대변인은 “배후와 동기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이번 화재가 서로 연관돼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고자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단체인 남부빈민법센터(SPLC)는 “흑인 공동체의 상징이자 중심인 흑인교회를 겨냥한 백인 우월주의자의 습격이 남부에서 자주 발생했던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화재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면서 흑인 혐오에 따른 방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