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회복이 주요한 화두가 된 가운데, 최근 예수말씀선교회의 장영출 목사가 「복음의 본질과 생명의 영성」(나침반, 2015)을 출간했다. 장 목사는 한국교회의 회복은 성경 말씀에 근거한 복음의 본질을 각성할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복음의 본질은, 그리스도가 우리의 신앙적인 삶 가운데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다음은 장 목사와의 일문일답.

▲장영출 목사. ⓒ고영웅 기자

-최근에 목사님께서 출간하신 책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회복의 핵심적 방안을 지적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 신앙생활의 본질은 예수의 피를 마시고 예수의 살을 먹는 것입니다. 즉 예수를 먹는 것, 말씀을 먹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수많은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 떠났습니다. 특히 한국교회도 병 고침과 물질적인 복을 선호했기에 급성장할 수 있었는데, 만약 처음부터 복음의 이러한 본질을 알았으면 지금 같이 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좁은 길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사실 좁은 길, 좁은 문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육체적인 어려움이나 환경적인 고난 등을 이겨 나가는 것을 좁은 문이라고 칭하는데, 이는 좁은 문이 아닙니다. 좁은 문은 오직 예수입니다. 진짜 좁은 문은 핍박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이므로, 오직 예수를 포기하면 복음을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이 책을 쓰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저는 예수를 안 믿는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밀양이 고향인데, 어릴 때에도 예배당에 나간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산고등학교를 다닐 때 부흥예배에 갔다가 목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부터 교회에 열심히 다녔지요.
 
1958년에 공군사관학교 10기로 들어갔습니다. 그때도 계속 목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졸업하고도 전투기를 몰지 않는 병과에서 근무했습니다. 군인 신분으로서 사회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지요. 그래서 장로회신학대학을 가게 되었고, 군목으로 있다가 제대한 후 부흥집회를 다녔습니다. 일본, 미국, 캐나다, 동남아 등지에서 대중·전도집회 등을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마음속에 의문이 생겼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서 집회도 열심히 참석하고 봉사도 열심히 하는데,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확신이 없고, 근본적으로 삶의 변화가 없으며, 인격이 성장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지요. ‘산 기도’, ‘금식 기도’ 등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는데도 왜 변화가 안 되는가를 고민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로마서 8장 2절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깨달음이 왔습니다. 마음속의 숙제가 해결된 것입니다. 첫째는 교인들이 복음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각종 프로그램과 좋은 설교가 있지만, 복음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 많기 때문에 교인들이 복음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내 안에서 그리스도가 흘러 나와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답을 성경에서 찾아야 하는데 일반 이론이나 방법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으면 예수 그리스도가 이미 하신 일을 깨닫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흐르게 됩니다. 제 책의 주제는 바로 이러한 복음의 본질을 알려 주는 것입니다.”  

-현재 교회들이 그러한 복음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한 마디로 말하면, 많은 교회들이 그리스도가 하신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사람이 해야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에 관한 것은 복음이고 사람이 하는 일은 율법인데, 교회는 그리스도보다는 율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처럼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훌륭하지만, 내가 노력하는 것은 복음의 본질이 아닙니다. 노력은 훈련 과정에서 필요하지 최종 목적이 아닌 것이지요. 원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즉,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따라가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을 하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겸손하라고 하셨기에, 사람들은 겸손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겸손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주님을 묵상하면 주님이 흘러 나와 겸손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겸손한 것이 나의 의가 아니라 주님의 것이므로 자랑할 것이 없어집니다.

▲장영출 목사. ⓒ고영웅 기자

복음의 본질인 예수 그리스도를 붙잡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면, 그 결과로 삶이 변하게 됩니다. 생명이 자라나면 그 결과로 도덕과 사회의 개혁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거꾸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님의 순서는 생명이 먼저이고, 그 결과가 열매로 나타납니다. 즉, 내가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교회들이 초점을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라 신앙생활과 사회봉사에 맞추어서, 사람에게 의무를 지웁니다. 그러다 보니 삶도 신앙도 안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예수님과 나와의 관계가 먼저이고 행함이 그 뒤에 흘러 나오는 현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 순서가 잘못되면 인본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맞지만, 신앙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하시는 것입니다. 의무를 강조하면 그리스도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예수 생명에서 벗어나면 예수 종교가 되어 버리지요. 기독교의 독특성은 예수 그리스도이므로, 출발이 예수 그리스도여야 합니다. 인간의 의지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순서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특성은 사람을 개조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생명 교체가 우선입니다. 믿는 자에게 옛 사람은 이미 죽었습니다. 그 안에서 생명이 자라면 거룩한 삶이 흘러 나오고, 사회적으로 헌신하는 사람이 나오며, 부모 효도가 흘러 나옵니다.  

지금까지 한 말을 신학적으로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예수님이 날 위해 오셨고 날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까지만 가르칩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신 것이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나를 대신하여 사신다는 것입니다. 일치, 섬김, 통일, 하나됨이 모두 중요하지만, 이것들이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학문이나 종교와 차별성이 없는 것입니다.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복음적인 신앙생활은 내가 주님을 위하여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날 위해 사시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달으면 ‘되는 신앙’을 살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하려고 발버둥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궁극적으로는 되는 신앙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책의 핵심은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행위와 의지를 강조하시게 된 배경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개인의 노력에 의하여 구원을 받아낸다는 것이 복음의 본질과는 동떨어졌다는 것이지요? 목사님께서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기대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일반적으로 교인들은 죄사함이 은혜인 줄은 다 압니다. 그러나 성화, 곧 예수처럼 사는 것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율법적인 신앙입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노력은 해야 하나, 율법적으로 승화되려고가 아니라 그렇게 말씀하신 주님을 묵상하는 경건의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라고 말씀하신 주님과의 교제를 통하여 겸손이 흘러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과 교제하면 주님이 일하셔서 주님이 흘러 나옵니다. 진짜 겸손한 사람은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므로, 자신이 겸손한지 모릅니다. 의지적으로 겸손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시간을 보내고 교제하면 겸손이 흘러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교회 분쟁도 없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하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의무를 이행하는 곳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그리스도가 흘러 나오면 사랑이 흘러 나오는 것이니, 모든 일이 주님이 하신 일이고 이로 인해 사람의 의를 자랑할 일이 없어지고 분쟁이 없어집니다. 나아가 모든 것이 주님이 하신 일이 될 때, 목사는 진정한 종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갈 때에만 희망이 있습니다. 구원도 믿을 때에만 선물이 되듯이, 한국교회도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 전제될 때 희망이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인간적인 방법을 자꾸 강구하다 보면 주님이 손을 떼실 수도 있습니다. 성령이 일하지 않아도 교회는 잘 돌아갈 수 있는데, 이 말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서 주님을 묵상하고 주님과 교제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그리스도가 나의 삶에 흘러서 나타나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