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교회 설립예배에 참석한 내외빈들. ⓒ강혜진 기자

서울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이 서울 노원구 104마을에 연탄교회를 세웠다.

1일 오전 설립예배에서 허기복 목사는 “중계본동 104마을은 1960년대 후반에 형성된 마을로, 현재 1천여 가구 가운데 600여 가구가 연탄으로 추운 겨울을 나고 있으며, 65세 이상의 노인이 70%가 넘는다”며 “지난 11년간 원주와 서울을 오가며 연탄은행 사역을 통해 연탄과 먹을거리를 드렸는데, 복음과 영적인 열매로 연탄교회를 설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104마을 어른들과 주민들이 주축이 되어 연탄은행을 넘어 연탄교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주님의 은총이자 기적”이라며 “교회라는 사랑방을 통해 어른신들 가까이서 기도도 해 드리고 성경 말씀도 전해 드릴 계획이다. 연탄교회가 사회적 약자와 이웃이 주축이 되는 공동체이자, 성장과 발전보다 성숙을 지향하는 교회였으면 한다”고 했다.

▲허기복 목사. ⓒ강혜진 기자

연탄교회는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예배,  금요일 오전 11시에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목요일에는 격주로 건강교실을 통해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과 진료도 실시한다. 이 밖에 104마을 사진 및 작품을 전시한 연탄 갤러리, 연탄 찍기와 달고나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추억공방을 운영 중이다.

연탄교회 가족들은 “구성원들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주님 외에 구원이 없고 성경은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고, 하나를 받으면 열을 환원하는 공동체가 될 것”과 “예산은 운영비 외에 선교·나눔·긴급구호·봉사 등에 아름답게 사용하며, 구성원들이 가난해도 당당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교회가 될 것”을 다짐했다.

▲연탄교회 설립예배. ⓒ강혜진 기자

이날 예배는 허기복 목사의 사회, 104마을 이승련 어르신의 기도, 한태경 간사(서울연탄은행)의 특별찬양, 한정배 목사(모도교회 담임)의 설교, 손봉호 교수(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의 축사, ‘연탄교회 가족들의 고백 선언’, 김동갑 어르신과 한창희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법인이사의 감사 인사, 조좌상(예장 통합 강원노회장)의 축도로 드렸다. 예배 이후 참석자들은 서울연탄은행과 추억공방 등을 둘러봤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한정배 목사는 “연탄교회의 새로운 시작이 작은 날갯짓이 되어, 오늘날 무너져 가는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교회가 섬김의 목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명을 감당한다면, 모두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손봉호 교수는 “만약 예수님께서 서울에 오신다면 좋은 차를 몰고 영접하러 오는 이들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실 만한 교회가 많지 않다”며 “한국교회의 체면을 세워 주는 연탄교회와 같은 교회들이 있어서 감사하고, 지금까지 이 교회를 세우느라 수고하신 많은 분들께 한편으로 부끄럽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우리 시민들의 마음이 성숙해지며, 국가 정책이 제대로 되어서, 현재 연탄은행의 도움을 받고 있는 분들이 자립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연탄은행은 2002년 밥상공동체가 원주에 처음 설립한 것으로, 전국 31개 지역에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서울연탄은행은 104마을을 비롯해 서울 25개구와 전국에 사랑의 연탄을 지원하며, 연탄 보일러·배출기 교체, 사랑의 집수리, 나들이와 건강 진료, 문화교육사업, 아동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향후 부산·포항·진주에도 연탄은행이 설립될 예정이다.

연탄교회 설립 기금은 104마을 주민, 코코호도 권기택 대표, 황선숙 권사, 소망교회 갈렙부, 젠건축사, 기윤실 좋은 교회상 상금으로 마련됐다.

▲추억공방에서 가래떡 굽기 행사도 진행됐다. ⓒ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