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6장 청소년 상담의 방법(1)

청소년 상담은 상담의 일반적 요령에 준하여 행하면 되지만, 상담에 있어 특별히 청소년이란 정서적인 특성을 감안해 더 포용하고 용납하고 이해하고 수긍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상담자와 청소년 내담자 간 전달되는 의사표시는 대개 상호교환적이다. 특히 상담자는 청소년이 권위를 싫어한다는 점을 감안해, 친구처럼 부드럽게 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의 심리를 이해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효과가 높은데, 다음과 같은 형태로 진행할 수 있다.

1. 청소년 상담의 일반적 방법

청소년 상담은 그 목적이나 대상, 접근방법에서 여타의 상담영역과는 다른 특징을 지니며, 상담자의 역할 역시 다른 영역보다 광범위하고 활동적이다. 그렇다면, 청소년 상담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어떠한 것인가.

1) 상담자의 적극적 관심

청소년 상담에서는 상담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청소년은 빠르고 다양한 변화의 세계 속에 살고, 그들이 지각하는 세계는 성인과는 다른 면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을 갖고 있는 청소년은 지각세계에 대한 관심과 접근에서도 성인과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상담자에게는 오늘의 청소년들이 보이는 전체적인 흐름을 감지하고, 이를 예측하며 시기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한 능력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청소년상담의 주제로는 청소년의 생활실태, 가치관, 의식구조, 정신건강의 수준 등이나 청소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의 변화와 그 영향, 청소년의 미래의식 등이 포함된다. 상담자가 청소년들로부터 이런 점을 직접 감지하고 행하는 조사나 연구분석은 상담장면에서 얻은 자료보다 도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이나 예방차원의 상담활동에 더욱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상담자는 청소년 내담자에게 수행 피드백을 해 줄 필요가 있다. 이들에게는 수행 피드백이 적극적 관심의 하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학교에서 하는 수행 피드백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행 피드백은 교사가 청소년의 학업 수행에 등급을 정하고,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말해 주며, 청소년들의 수준을 급우들과 비교하는 형식으로 평가한다는 점에서다.

이 외에도 교사는 청소년들에게 차별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것, 교사가 청소년들에게 학업적으로 기대하는 것, 청소년에 대해 설정하는 기준, 청소년들을 교육적으로 분류하는 방식, 청소년에게 할당하는 학업과제의 난이도 차이 등과 같은 여러 가지 형태로 청소년을 미묘하게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학교의 방식과는 다르게 인간적으로 대해 주면서 가급적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행 피드백을 시도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

2) 가치지향적 상담의 문제

청소년상담에서는 일차적으로 가치의 문제가 중요시된다. 청소년은 인생의 방향을 올바로 잡아서 살아 나가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상담은 성장기의 청소년을 돕는다는 공통 목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가치지향적 특성이 중요시된다. 이것은 무엇이 바람직한 청소년인가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이는 청소년이 보다 다양화되면서도 정체성 문제 때문에 개인의 가치가 중심적이며, 소수의 집단의식을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에서다.

이러한 다양성 속에서 상담자는 청소년의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는 청소년을 이해하고, 그들이 삶의 중심으로 삼을 수 있는 가치, 바람직한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가치, 바람직한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청소년이 가져야 할 중요한 태도이다. 그러나 청소년은 아직 자아형성이 확고하지 않은 경우 그렇게 상응하는 가치관을 갖기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의 경우 일반적으로 삶의 목표가 확고하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상담자는 그들의 존재감을 긍정적으로 자극하여 중요한 삶의 목표를 갖고 살아나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만약 그들이 가치관을 올바르게 갖고 있다면, 상담자는 지체 없이 칭찬해 주어야 한다. 청소년에게는 존재의 가치감이 인정될 때 수행하는 일의 효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담자는 청소년들에게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수행이 향상되었다고 귀인(歸因)하기보다는 능력에 의해 학업수행이 향상되었다고 인정해줄 때, 존재 가치감과 성취도가 향상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청소년 상담의 기본적인 기술

청소년 상담에서는 일단 상담 관련 기본적 기술이 필요하다. 그것은 청소년을 대하는 상담자의 태도와도 관련된다. 그것은 청소년 상담 방법이 매우 다양한 것과 특히 청소년 상담이 매우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청소년상담의 기술(방법)과 관련하여 다음의 몇 가지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로 진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진지하게 관심을 보이는 상담자에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문제를 내놓는 점에서다. 그런 점에서 상담자가 청소년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쏟지 못하면, 곧 실망하게 된다. 이런 경우 내담자인 청소년은 자신의 얘기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다시 묻게 되면, 자신의 반응을 진지하게 나타내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상담자가 그들에게 보여주는 관심은 청소년 상담에서 매우 중요한 상담의 기술이다.

둘째로 격려를 해야 한다. 청소년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상담자가 청소년을 격려하면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상담자가 자신을 인정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상담자에게 먼저 접근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그들이 상담에서 상담자의 반응 뿐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얘기를 꺼낼지도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청소년 내담자를 지원하고 격려해야 한다. 상담자는 청소년에게 한두 마디의 감정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말로 분위기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침묵하면서 기다리는 인내를 발휘해야 한다. 청소년은 내면적인 문제를 가진 경우 쉽게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런 경우에 상담자는 말하기를 독촉하기보다는 침묵하면서 기다리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상담에 있어 서로 침묵하는 시간은 서로에게 존중감을 주는 점에서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청소년은 상담에 익숙지 않아서, 처음부터 자기의 근본 문제를 드러내지 못해 대개는 엉뚱한 문제로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침묵의 시간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며 정리하고, 더 능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따라서 상담자는 쉽게 결론을 내리거나, 문제의 본질을 성급하게 파헤치려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2. 상담의 효율적인 진행 요령

상담을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 상담자는 앞서 언급한 상담의 촉진적 관계 형성에 필요한 태도와 기술 외에도, 대화를 진행시키는데 필요한 상담기법들을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다양한 상담면접의 기법들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몇 가지 기법들을 소개한다.

1) 반영 활용하기

반영(反映)한다는 것은 내담자의 말이나 비언어적인 표현(예 자세, 몸짓, 어조, 눈빛)에서 나타나는 내담자의 기본적인 태도, 주요 감정, 심리 상태 등을 상담자가 말로 표현해 주는 시도를 의미한다. 상담을 시작할 때 흔히 내담자는 자신의 느낌의 소재를 애매하게 표현하고 느낌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내담자의 감정, 생각, 욕구, 행동을 반영하는 기법은 상담의 초기 단계에서 많이 사용된다.

반영기법을 사용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문구의 예는 다음과 같다. “그대는 ~라고 느끼는 것 같군요”, “그대는 ~하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그대는 ~라고 믿고 있는가 봅니다”, “그대에게는 ~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대에게는 ~처럼 보이는 것 같군요”.

반영은 상대방을 참작하거나 고려하는 태도이다. 상대방이 하는 태도나 말에 주의를 기울여서 그에 따른 대응을 한다는 점에서다. 이렇게 되면 상담자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 위주로 진행한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이때 내담자인 청소년이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상담에 순순히 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상담자가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가급적이면 내담자의 말에 이어나가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태도가 내담자의 반영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수용 활용하기

수용이란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런 수용은 상대방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담에서 수용은 “으음”이나 “예, 계속하십시오” 같이 짧은 문구로 표현되는 상담자의 반응이다. 이런 반응은 내담자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내담자의 말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상담자의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수용은 내담자의 말을 받아들이는 것, 그의 태도를 받아들이는 것, 내담자의 의견과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들 다양한 수용이 있다.

이런 과정에서 상담자는 이런 수용을 실행하여 내담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수용은 초기 단계에 해당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수용의 기법은 주로 상담의 초기 단계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내담자가 자신을 깊이 탐색하고 의미 있는 자료를 고통스럽게 진술하는 상담의 종반기에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수용은 더 알고 보면 내담자로 하여금 더 존재의 가치감을 더 높이게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있다. 상담자가 수용을 활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구조화를 활용하기

구조화(構造化)란 상담 과정의 본질, 제한조건 및 방향에 대하여 내담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상담자가 설명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다. 내담자는 상담에 임할 때 여러 가지 심리적으로 궁금한 적이 있다. 이런 경우 구조화는 내담자에게 심리적인 편안함을 제공하게 된다. 이런 구조화에서는 내담자가 갖는 문제란 대개 어떤 성격이며, 그것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 전반적인 것을 내담자에게 일러주어야 한다. 그러면 내담자는 심리적인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상담에 협조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다.

구조화에는 일반적 원칙이 있다. 그것은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로 상담자와 내담자가 서로 편안히 느끼도록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며, 둘째로 구조화는 적절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되 결코 내담자를 처벌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되고, 셋째로 면담시간 약속 및 내담자의 행동규범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화가 필요한 영역으로는 상담시간, 내담자 행동, 상담자 역할, 내담자 역할, 그리고 상담 과정 및 목표가 있다. 상담의 시작에서 상담자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확실히 정해두거나 언급해 두고, 내담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해 두어야 한다. 상담이 진행되는 도중에 다른 규칙을 끼워 넣는 방식이 되면, 내담자는 의심의 마음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4) 바꾸어 말하기 기법

바꾸어 말하기란 내담자가 말한 것을 상담자 자신의 말로 표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내담자는 자신이 말하는 것에 대해서 인식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바꾸어 말하기를 통하여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하는 방법과 태도를 이해하게 만들어 주는 측면이 있다. 내담자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상담자가 노력하고 있음을 알려주게 되고, 내담자가 한 말을 간략하게 반복함으로써 내담자의 생각을 구체화 시키며, 내담자가 말하고 있는 바를 상담자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과 관련하여 바꾸어 말하기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내담자: “나로서는 그 학생에 대한 판단을 잘 못하겠습니다. 어떤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생이다가 또 어떤 때는 형편없거든요”, 상담자: “그러니까 그 학생이 일관성이 없다는 얘기군요”.

바꾸어 말하기의 기법은 내담자에게 집중하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내담자는 상당하는 과정에서도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잘 듣고 있는지에 대해서 언제나 궁금한 편이다. 그래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신호를 간단하게 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하는 내담자는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바꾸어 말하기의 기법을 활용하면 그런 염려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내담자는 상담자가 자신의 말에 바꾸어 말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말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법은 청소년 내담자가 아니라 집중을 요하는 내담자의 성향에 부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점에서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요약의 방법 활용하기

요약의 방법이란 내담자가 표현한 말의 내용, 사실적인 정보, 감정, 의미를 한데 묶어 개략적 형태로 정리해서 표현하는 것이다. 또 내담자가 진술하는 말의 흐름을 요약한다는 것은 상담이 어디로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다. 상담자와 내담자가 대화를 열중하는 과정에서는 핵심을 놓치기 쉽다. 말하는 사람도 자신이 말하고 있으면서도 그 핵심을 의식하지 못하는 수가 있다. 그런 경우에 듣는 사람이 그것을 요약해 줄 때 곁길로 나가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말의 효과와 더불어 중요한 핵심이 파악하게 될 것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말의 내용, 말할 때의 감정, 그가 한 말의 목적, 시기, 효과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내담자는 상황에 따라서 말하는 것이 모두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별히 요약의 방법이 상담에 요긴하게 사용될 때가 있다. 매 회 상담이 시작되거나 끝나는 시점과 상담 시간 중 내담자가 산만하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 내담자가 어떤 주제에 대해 하고자 했던 말을 전부 한 것처럼 보일 때 등이다. 이런 요약의 방법은 말하는 것을 정리해 주고 말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상담의 기술이 아닐 수 없다.

6) 명료화 활용하기

명료화는 내담자의 말 중에서 모호한 점을 내담자가 확실히 알도록 해주는 것이다. 대화중에 내담자는 상담에서 그 동안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말을 토로하고자 한다. 이런 경우 대개 상담자가 자신의 말을 잘 수용한다고 판단될 때에 그런 현상이 더욱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은 대개 불만일 수 있고, 그 동안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이기도 하며 아니면 자신의 억울한 감정을 쏟아놓는 것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대개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우선적이 되는 편이다. 이런 경우에 상담자에게나 내담자 모두에게 명료화가 필요해진다.

명료화에 대한 일반적 지침은 다음과 같다. 내담자의 말이 모호하거나 잘 이해되지 않았음을 밝히고, 내담자 스스로 자기의 말을 재음미하거나, 구체적인 예를 들어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진술에 대한 상담자 자신의 반응을 나타냄으로써 내담자가 진술한 의미를 분명하게 한다. 상담자의 반응은 개인적인 반응이 되지 않도록 하며, 직면과 같이 직접적이고 강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명료화는 말하는 내담자뿐 아니라 그것을 듣는 상담자에게도 내담자의 말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 된다.

7) 해석과 직면 활용하기     

해석은 내담자로 하여금 자기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하도록 그의 생활경험과 행동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이다. 상담자가 어떤 이론적 입장을 취하든, 해석을 통해 내담자에게 새로운 관점과 시각을 제공하려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런 경우에 내담자는 자신의 말을 하면서도 그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들이 중요한 것을 지나치고 있다든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하게 붙들고 있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해석을 시도하여 그 중요성이나 진위여부를 내담자에게 알려줄 수 있다.

상담자가 해석을 잘 시도하면 내담자는 자신의 정리되지 않은 심리의 문제를 잘 파악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내담자는 어느 땐가 자신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상담자는 내담자가 새로운 관점과 시각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보고 자기가 처한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하며, 환경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상담에서 해석은 물론 직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직면은 내담자가 못 보고 지나쳐 내담자를 문제 상황에 그대로 있게 하는 불일치를 검토해 보도록 인도하는 기술이다. 직면은 자칫 내담자에게 지적당하고 비판을 받고 도전을 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만큼 직면에는 약간의 위험성이 따른다. 따라서 직면의 기술은 내담자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요구하는 편이다.

8) 질문 활용하기

질문은 상담 면접에서 다양한 기능을 갖는다. 질문은 내담자의 자기탐색과 이해를 돕는 유용한 기법이지만, 잘못 사용될 경우 질문은 오히려 내담자를 혼란시키거나 위축시키기도 한다. 질문의 효율적인 활동을 돕기 위해 질문의 몇 가지 유형과 그 의미를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로 개방적인 질문과 폐쇄적인 질문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화가 났나요?”와 같은 폐쇄적인 질문은 내담자에게 특정한 답변만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말을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와 같은 개방적인 질문은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반응을 되돌아보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폐쇄적인 질문을 오로지 명백한 사실만을 요구하지만 개방적인 질문은 내담자의 관점, 의견, 사고, 감정까지도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다.

둘째로 간접적인 질문과 직접적인 질문이다. 간접적인 질문은 그 끝에 물음표가 없는 서술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분명히 물어보는 것이고 내담자의 반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개 간접적인 질문은 묻는 이의 관심을 전달하면서도 질문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직접질문: 당신은 그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간접질문: 당신이 그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군요.

셋째로 이중적인 질문과 질문 공세이다. 2가지 질문을 동시에 포함하는 이중질문이나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 붓는 질문공세는 흔히 내담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상담자도 내담자의 반응이 어느 질문에 대한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게 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자기 탐색과 표현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상담자는 한 번에 한 가지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넷째로 ‘왜’라는 질문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왜’라는 질문을 할 때 내담자는 그것을 비난이나 추궁, 혹은 힐책의 말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왜’라는 질문은 상담자의 본래 의도와는 달리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을 방어하거나, 그 상황에서 회피하려 들거나, 혹은 공격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왜’라는 질문은 내담자에게 즉시 어떤 한 가지 답을 생각해 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