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목사(분당중앙교회 담임).

사람을 대할 때, 도저히 넘어갈 수 없는 상당한 한계와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 사람은 그러한 한계 외에, 그 순간 나타나지 않은 또 다른 가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한계 때문에 사람을 버리면, 우리는 그가 가지고 있는 가능도 동시에 버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어떤 한 사람에게서 전혀 예상 못했던 다양한 면모들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어떤 특정된 사람에게 지나치게 기대해서도 안 되며, 실망되는 면모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해서 고정화시켜서도 안 됩니다. 

가야바의 뜰에서, 목숨 하나 부지하기 위해 주님을 부인하는 베드로의 누추한 모습을 보시면서, 주님께서는 그 순간에 베드로를 판단하고 결정해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베드로 안에 있는 또 다른, 주님을 사랑하는 열정과 진심을 동시에 보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살기 위해 버둥거리는 베드로 뿐 아니라, 초대교회를 세우는 베드로의 열심도 보셨습니다.

인생은 누구나 한계와 가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그것이 내게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질지라도, 그것은 내 한계의 부분일 뿐입니다. 내 가능의 부분으로 힘내고 진용을 갖추어 다시 도전하면, 전혀 뜻밖의 승리가 주어집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닙니다. 인생의 면모 역시 단면체가 아니라, 다양한 면모를 소유한 입체적 다면체입니다. 그러기에 지금 슬프게 느껴지고 가슴 아프게 느껴져도, 그것은 다만 내가 보고 있는 한 면입니다.

다시 마음의 발걸음을 옮겨 옆으로 돌아서거나 뒤로 돌아가면, 우리는 그 순간에 내 앞에 놓였던 삶과 상황의 전혀 다른 면을 보게 됩니다. 슬픔의 또 다른 면이 기쁨임을 그제서는 분명히 깨닫게 되고, 아픔의 또 다른 면이 성숙이고 성장이고 우리를 원하는 위치에 데려다 주는 날개임을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사람에 실망하거나 내 삶의 오늘에 실망하지 않기 바랍니다. 또한 나 자신과 나의 처해진 여건에 대해서도 실망하지 않기 바랍니다. 깊이 들여다 보면, 또 멀리 놓고 감상해 보면, 나 자신도 내 삶의 현재도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도 그 한계만 아니라 그의 또 다른 가능을 집중해 바라보면, 그 역시 사랑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