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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인가 주문인가

정요석 | 세움북스 | 292쪽 | 13,000원

기도에 대한 책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눈을 감고(또는 감지 않더라도) 하나님께 자신의 사정을 아뢰기만 하면 된다는’ 기도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사실 기도의 어려움은 그 행위 자체보다, 우리의 영역이 아닌 ‘응답’의 유무와 그 판별의 난해함에 있을 것이다. ‘응답’은, 곧 우리가 했던 ‘기도’라는 행위가 적절했는지를 가리는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벽기도와 금식기도, 철야기도, 심지어 ‘일천번제’ 등 갖가지 기도의 형태들도, ‘회개와 감사’라는 기본적 신앙행위를 제외하면 결국 ‘응답’을 향한 다양한 시도들일 것이다. 더구나 우리는 많은 신앙의 선배들에게서 ‘응답 없음이라는 응답’에 대한 체험과 간증을 듣기도 한다.

‘기도의 오해를 바로잡는 16가지 주제’를 담은 책 <기도인가 주문인가>는, 그래서인지 ‘응답’에 관심이 많다. 총 4부로 구성된 책에서 응답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1부 ‘이방인의 기도’를 제외하면 모두 제목에 ‘응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고, 이 ‘이방인의 기도’에서도 ‘하나님의 속성과 기도 응답’,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시는 기도 응답’, ‘수준에 맞는 기도 응답’ 등 응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기도의 남용과 오용, 그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참된 기도가 무엇인지, 우리가 하나님의 영원하심과 무한하심을 알 때 우리의 기도가 어떻게 바뀌는지, 자신의 독생자를 내어 주면서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자기중심적 기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성장시키시는지, 부족한 사람의 기도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중보를 인하여 하나님께 전달되는 것을 살폈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영원성을 알 때 기도하면서 조바심을 나타내지 않게 되는 것처럼, 하나님의 속성을 알아갈수록 우리의 기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요셉의 기도와 그 응답으로서의 ‘형통한 삶’을 통해, 저자는 “진정한 기도는 자신의 수준과 욕구에 따라 무엇을 달라고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체에 대한 믿음으로 현재를 감사하게 감당할 힘을 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가 기도할 때 무엇보다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생각과 길은 사람의 생각의 길과는 다르다는 것’이므로, 하나님의 생각과 길을 우리에게 맞추는 기도를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수준에 맞게 응답하신다는 사실도 빼놓지 않는다. “우리가 처음 신앙생활을 할 때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격려하시기 위해 우리 수준에 맞게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 그러나 하나님께서 언제까지 이런 기도에 응답하시겠습니까? 신앙이 약할 때는 이러한 기도 응답을 통하여 신앙생활에 더욱 열심을 내겠지만, 오래도록 신앙생활을 한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의 필요와 욕구만 구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바가 아닙니다.”

성도라면, 신자라면 ‘일반인도 아는 새옹지마도 모른 채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고, 하나님의 응답이나 뜻이나 복을 흑백논리처럼 생각해서도 안 된다. “당장은 사람의 눈에 좋게 보여 하나님의 복 같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난감한 상황으로 진행되기도 하는 것이 인간사이므로, 당장 좋으면 하나님의 뜻이고 나쁜 일이 생기면 사탄의 술책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저자는 이외에도 ‘우회하며 세심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어디에서 기도에 응답하시는가?’, ‘영험한 기도자가 따로 있나?’, ‘효력 있는 기도의 근원’ 등 기도에 대해, 기도가 잘 안 되면 품게 되는 여러 의문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 있다. 기도에 대한 16가지 주제들을 살피면서, 개인이나 소그룹을 위한 ‘더 깊은 묵상과 나눔을 위한 성경공부’ 질문지를 통해 복습과 실전 기도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