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집회에서 이승호 목사(맨 뒤)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비대위 제공

지난해 5월 22일 조직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과 직제협의회(이하 신앙과직제협) 1년째를 맞아, 지난 5월 22일 직제 일치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는 예장 통합 총회가 위치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영주 목사, 이하 NCCK)가 위치한 한국기독교회관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신앙과직제협 해산을 촉구하는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정한 목사, 이하 통합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신앙과직제협 참여 서명을 취소해야 하는 이유를 천명하고, 변질된 서구 신학을 맹종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NCCK는 1년 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와 함께 신앙과직제협을 결성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이에 대해 규탄하는 소리가 계속돼 왔다. 특히 신앙과직제협 결성 당시 참여한 예장 통합총회의 경우 당시 총회장이었던 김동엽 목사가 총회의 추인이나 허락 없이 대표로 서명하면서, 교단 목회자들이 신앙과직제협 참여 철회를 요구하며 반대운동을 펼쳐왔다.

통합 내 목회자들은 지속적으로 가톨릭과의 신앙과 직제 일치에 대해 반대했고, 총회장을 상대로 총회 행정소송도 제기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위 강도를 점점 높이면서, 통합총회를 향해 “신앙과직제협 결성을 주도한 NCCK를 개혁하지 못할 거라면, NCCK를 탈퇴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시위에서 성명서를 낭독한 이승호 목사(예승교회)는 “외부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성경을 중심 삼아 세워진 한국교회는, 타 대륙 기독교와 달리 제국주의의 산물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민족종교의 기반 위에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며 “지금까지 한국 기독교는 분명한 정체성을 유지해 왔는데, 가톨릭과의 신앙과직제협 결성으로 정체성이 흔들리는 결과를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1910년 정식으로 채택된 장로교 신경의 12신조 중 7조에 의하면 ‘하나님이 인류의 죄와 부패함과 죄의 형벌에서 구원하시고 영생을 주시고자 하셔서 무한하신 사랑으로 그의 영원하신 독생자 주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으니 그로만 하나님이 육신을 이루셨고 또 그로만 사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분명히 기록돼 있다”며 “그런데 변질된 서구신학을 맹종하는 일부 세력이 한국교회의 역사성과 전통을 무시한 채, ‘그리스도 외에도 구원이 있다’고 믿는 가톨릭과 신앙과직제위원회를 결성해 일치를 도모한다는 것은 몰역사적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 규탄했다.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비대위 제공

이날 시위를 주도한 예장 통합 비대위는 “통합총회가 가톨릭과의 신앙과 직제 일치를 추구하는 것은, 한국 장로교회를 타락한 길로 인도하는 것”이라며 “신앙과직제협 결성에 앞장선 전 총회장 김동엽 목사와 이를 방관한 총회 행정 담당자는 책임지는 차원에서 총회를 떠나야 하고, 이러한 행위를 용납하고 방관한 임원 이하 총대들도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장 김정한 목사는 시위를 마무리하면서 “통합총회는 변질된 서구신학을 맹종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하고, 한국 기독교와 가톨릭의 신앙과 직제가 어떻게 다른지 한국교회 앞에 소상히 밝혀 성도들의 혼란을 수습하고 신앙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며 “가톨릭과의 직제협 결성에 서명한 전 총회장 김동엽 목사의 서명 행위를 무효화하라”고 역설했다.

이날 집회 후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문서를 통합총회와 NCCK에 전달, 신앙과 직제 일치 시도 중단을 강력히 요청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NCCK는 지난 2013년 WCC 10차 부산총회 개최와 관련해 한국교회 여러 목회자들에게 지탄받은 데 이어, 가톨릭과의 신앙직제협 결성을 주도해 연이어 규탄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NCCK 회원교단 중 최대 규모인 예장 통합 목회자들이 NCCK 탈퇴까지 거론하면서 강력한 대응 움직임을 나타냈으니,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